2022/05 19

달밤에(梅蘭菊竹)

달밤에(梅蘭菊竹) 梅 검버섯 덕지덕지 긴 세월 찌든 고목 희미한 그림자가 달빛에 어른댄다 이 향내 없었더라면 봄을 그냥 놓칠 뻔. 蘭 고요도 숨을 죽인 어스름 삼경(三更)쯤에 한지를 바른 창에 덧그려진 수묵화 지나다 멈춘 바람이 가늘게 흐느낀다. 菊 봄여름 지낸 후라 서늘한 바람결에 있는 듯 없는 듯이 묵묵히 이룬 자태 고고한 기품 흘리며 가을밤이 깊었다. 竹 새벽녘 들려오는 귀뚜리 울음소리 가녀린 그믐달이 눈썹마냥 고운데 창밖에 어른거리는 청죽의 잔 그림자.

현대시조 2022.05.22

여수를 그리다

여수를 그리다 종고산 진남관이 장군도 마주하고 장엄한 돌산대교 아우라로 펼친 곳 물 맑은 여수 밤바다 갯내음이 그립다. 오동도 기암괴석 동백꽃 신우대로 미로를 닮은 숲길 연인들 찾아들면 봄볕도 새색시같이 갯바위에 앉는다. 돌산도 끝머리에 고즈넉한 향일암 바위굴 틈을 지나 법당 앞 올라서니 청아한 독경소리가 어둠을 밀어내고. 충무공 지키고 선 아담한 자산공원 종포항 바다 위에 하늘 나는 케이블카 추억의 순간순간이 그림으로 걸린다.

현대시조 2022.05.20

숲 속의 주인공

아메리카대륙 남미에 서식하는 '부시 마스터'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독사입니다. 특히 '부시 마스터'가 숲을 기어 다닐 때면 오색찬란한 빛을 갖고 있는데 햇빛이 반사되면 그 모습이 환상적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이 뱀을 보고 학자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뱀은 없을 것이라 말하며 '숲 속의 주인공'이라는 별칭도 붙였습니다. 그러나 이 뱀은 물리면 10분 안에 숨을 거둘 정도로 위험한 맹독을 가진 독사입니다. 심지어 모든 독사의 독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럽다고 악명이 높은데 죽기까지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가진 '부시 마스터' 어쩌면 세상 유혹도 이와 비슷합니다.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조금씩 빠져들다 보면 그 끝은 파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글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