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 2 비목 2 어무니 보고 싶소 별일은 없으지라 아무도 찾지 않는 풀숲에 홀로 누워 먼 하늘 가슴에 품고 고향생각 합니다. 이대로 못 간다면 답답해 못 살 것소 아무리 소리쳐도 왜 이리 휑하대요 어무니 불쌍한 울 엄마 나는 어찌 하나요. 봉분도 없는 곳에 꽂혀진 막대하나 오로지 조국위해 한목숨 바친 그곳 산자는 알아야 한다 이 자리를 지킨 사연. ※50년 전 근무했던 최전방 고지를 회상하며 22. 6. 25 현대시조 2022.06.25
늙은 체 하기 늙은 체 하기 내 나이 얼마인데 버릇없는 놈들이 늙었다 무시하냐 너희들은 안 늙냐 소통을 못하는 영감 죽을 날만 꼽는다. 세상이 나를 몰라 내가 누군 줄 알아 예전엔 잘 나갔어 입 벌리면 그 말씀 늙으니 불쌍한 것은 그러다가 죽는 것. 달고 산 나이타령 늙은이들 주제어 늙었어 늙었다고 누워서 세뇌하다 무자격 의사도 된다 사망진단 내리는. 현대시조 2022.06.22
무(無) 무(無) 조금만 비운다면 무겁지 않을텐데 모자란 걸 모르니 어깨가 무너진다 아무도 관심 없는 걸 지키려니 힘들고. 화가고 시인이면 세상이 그냥 알까 글 같지 않은 글을 읽을까 걱정하며 생각에 지친 순간들 한숨만 깊어 간다. 현대시조 2022.06.18
달팽이 달팽이 제 딴엔 힘겹도록 밤낮을 걸었는데 뒤돌아 바라보니 아직도 꼬리 거기 그래도 후회는 안 해 꿈이 앞에 있거든. 희망을 포기하면 여기가 끝일거야 바라면 이뤄진대 언젠간 갈 수 있어 그래서 걷는 거란다 아직 꿈을 꾸기에. 현대시조 2022.06.16
봉숭아 꽃 물들이기 봉숭아 꽃 물들이기 새빨간 꽃잎 몇 개 남 몰래 훔친 죄로 손가락 끝을 묶어 한 열흘 지냈더니 주홍빛 전과(前過) 하나가 선명하게 남았다. 현대시조 2022.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