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48

아~ 8.18

아~ 8.18 허리가 잘린 아픔 골골이 맺힌 그 곳 시야를 방해하던 미루나무 베던 그날 북괴의 도끼에 맞아 처참하게 죽은 젊음. 분노는 화산처럼 아직도 들끓는데 진정을 무시하고 설쳐대는 아귀 떼 평화는 힘이 있어야 지켜낼 수 있단다. ( 76. 8. 18 판문점에서 관측 시야를 방해하던 미루나무를 제거하던 미군과 우리 군인들에게 북한군이 도끼로 만행을 저질러 미군 장교 2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쳤음. 당시 전쟁 즉발 분위기였는데 김일성이 사과하여 무마 됨)

현대시조 2022.08.17

0원의 가치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진품을 발굴해 감정가를 확인하는 'KBS TV쇼 진품명품'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8월 11일 방송에는 1944년 전후 작성된 회고록 한 점이 출품되었습니다. 이 회고록은 제대로 된 원고지가 아닌 세금계산서 같은 용지에 당시 상황이 일기처럼 적혀있었습니다. 얼핏 초라해 보이는 이 회고록을 출품한 사람은 회고록 주인의 증손자였고, 그는 희망 감정가로 10만 815원을 적어서 내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감정가는 모두를 더욱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0원' 전광판에 나온 '0'이라는 글씨는 회고록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감정가를 보고 당황해했으나 그 가운데 한 감정 전문가가 결연하게 말했습니다. "이 기록이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나라..

좋은글 2022.08.15

산사에서

산사에서 산그늘 찾아들어 좌선하는 연못에 돌탑이 내려놓은 이끼 낀 탑 그림자 숨죽여 바라다보니 수면위의 산을 탄다. 온종일 쏘다니던 동자승은 잠들고 부연(附椽)끝 풍경(風磬)소리 떨림이 멈춰서면 서산을 넘던 노을은 잠자리를 채비한다. 효자(孝子)된 싸리가지 노승의 등을 긁고 잦아진 기침소리 문풍지를 흔들면 산사(山寺)도 어둠을 베고 산이 되어 눕는다. (전에 쓴 글을 조금 고쳤습니다)

현대시조 2022.08.13

피카소의 황소머리

20세기 현대 미술을 거론할 때마다 어김없이 언급되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추상화 '우는 여인'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남긴 천재 예술가입니다. 그의 작품 중 '황소 머리'가 탄생하게 된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피카소는 파리의 길거리에 버려진 지 오래된 듯한 낡은 자전거를 발견했습니다. 유심히 자전거를 바라보던 그는 곧장 작업실로 가져가 자전거의 안장과 핸들을 떼어내곤 안장 위에 핸들을 거꾸로 붙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형물에 청동을 입히자 갸름한 안장은 황소의 얼굴처럼, 길고 구부러진 핸들은 황소의 뿔처럼 착각할 정도로 보였습니다. 피카소는 이 조형물을 완성한 후 '황소 머리'라는 이름을 붙이며 매우 흡족했습니다. 이후 '황소 머리'는 피카소의 예술성과 독..

좋은글 2022.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