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에서 길상사에서 대원각 탈피하여 길상사 되었는데 골짜기 흐르는 물 오늘도 그대로다 인정(人情)만 수시로 변해 얘기꺼리 만들고. 무소유 외치시던 그 스님 잠이 들어 들꽃 핀 화단 속에 명패하나 남겼더라 헛되고 헛되더구나 인생무상(人生無常)하더라. 현대시조 05:49:06
속담 속담 개천에서 용 난다고? 천만에 말씀이야 요즘은 오염돼서 미꾸리도 못살아 정치판 둘러보니까 그게 맞는 말이야. 초록은 동색이고 그물에 그 나물들 어쩌다 튀었다고 그게 용인 줄 아나 세상도 보는 눈 있어 그리 쉽게 보지 마. 현대시조 05:05:09
반구정(伴鷗亭) 반구정(伴鷗亭) 인적 드문 강가에 정자하나 지어 놓고 갈매기 벗을 삼아 노후를 보내리라 황희의 소박한 꿈이 화려하게 보인다. 임진강 내려 보며 시 한수 읊노라니 시름은 멀어지고 욕심도 사라진다 평생에 꾸던 꿈들이 언덕위에 서렸다. ------- 반구정: 세종 때 정승 황희(1363∼1452)가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친구 삼아 여생을 보내던 곳. 문산 부근 임진강가에 있다. 현대시조 2024.04.19
오일장 2 오일장 2 푸새거리 한주먹 행길 가에 펼쳐 놓고 표정 없는 얼굴로 쪼그리고 앉은 촌로 양지(陽地)녘 가장자리가 비좁아 힘이 든다. 상추에 쑥이 조금 다 팔아도 일이만원 손 뜸한 장마당이 지루해 지는 오후 시간을 파는 것일까 목숨 줄 잇는 걸까. 현대시조 2024.04.17
목련꽃 지다 목련꽃 지다 = 화엽불상견 (花葉不相見) 아직도 골 깊은데 결국은 못 이룬 꿈 새물내 풍기던 옷 가만히 벗어 놓고 서룬 맘 홀로 삭이며 님의 뜻을 따릅니다. 언제나 만나질까 기약도 없는 이별 허공에 흘린 눈물 땅위를 적시나니 세월 길 가시는 길에 지르 밟으시오서. 현대시조 2024.04.15
오일장 오일장 투박한 뚝배기에 설설 끓는 순대국 콤콤한 새우젓으로 감칠맛을 더하니. 비계가 절반이라도 알 듯 말듯 정겨움 막걸리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 키고 막 된장 찍은 고추 안주로 그만이다 하늘이 내린 술잔위로 시름 한 점 떠갈 때. 현대시조 2024.04.13
산다는 게 산다는 게 누구는 고대광실(高大廣室) 호의호식(好衣好食) 한대도 사는 게 별거 없어 세끼 밥 먹는 거여 주머니 없는 수의(壽衣)를 입을 때면 알게 돼. 지금에 만족하면 칼날도 넓어 뵈고 없구나 생각하면 만평(萬平)집이 좁은 법 사는 게 별거 없어요 모두 그리 살거든. 살면서 어려움이 없는 사람 어딨나 뭐든지 걱정하나 달고 사는 게 삶이야 숨 멈출 때가 된다면 또 혹시 모르지만. 현대시조 2024.04.10
오동도의 봄 오동도의 봄 행여나 길 잃을까 하얀 등대 세우고 신우대 동백꽃이 섬에 가득 반긴다 갯바위 파도소리가 입 모아 합창하고. 하늘로 올라갔나 용굴이 스산한데 동백꽃 낙화되어 점점이 쓸쓸하고 갯바위 여기저기에 석화 꽃이 피었다. 현대시조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