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천상병을 그리다

임기종 2023. 11. 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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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을 그리다

 

오래전 인사동의 ‘그림마당 민’에서

초라한 늙은이의 위세가 당당했다

‘새벽에 시 두편 썼어’ 호기롭던 그날에.

 

반 접힌 홑바지에 하얀색 고무신이

세상사 나 몰라라 천진한 아름다움

어른을 곁에서 봤다 천성속의 어린애.

 

막걸리 한잔이면 세상물욕 다지고

숨 쉬는 이 순간이 소풍 온 나날이라

세상은 웃음이라며 허허롭던 그 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