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음모가 얼어붙어
임기종
2025. 6. 1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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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풍헌(洪風憲)의 처가 음모(陰毛)가 많았더니 추운 겨울밤에 얼음 위에서 오줌을 누는데 터럭이 얼음에 얼어붙어서 떨어지지 않아 일어날 수 없는지라 큰 소리로 부르짖었더니 풍헌이 놀라 머리를 낮추어 입김으로 불어 얼어붙은 음모를 녹이려 하는데 날씨가 하도 추워 풍헌의 수염마저 그만 땅에 얼어붙어 풍헌도 일어나지 못하게 된지라 풍헌의 입이 그 처의 음문(陰門)과 서로 향하여 엎드려 있었다. 날이 새어 이웃집 김약정(金約正)이 문밖에 찾아오거늘,
“관청 일이 비록 무거우나 나는 해동하기 전에는 출입키 어려우니, 그대는 이 뜻으로 관가에 고하여 나의 소임을 갈게 하라. 명춘 이후로는 권농(勸農)을 하시더라도, 내 마땅히 따라가리라”
하고 풍헌이 말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