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265

만대리 가는 길

만대리 가는 길 '엄니이 무겁지유~ 얼른 얼른 앉으시유~' '아부지, 신수가 훤헌디~ 존데 가는 개비유' 만대리 가는 버스에는 안내양이 있더라. 배낭의 스틱 보고 '워디 낚시 가시 유? 소싯적 괴기 둬 바께스는 일도 아녔는디' 촌로(村老)의 호기(豪氣) 속에서 소주 내가 동했다. 고추 자루 들고 타는 노 할매를 보더니 머리 허연 영감들이 후다닥 일어선다 만대리 가는 버스에는 정(情)도 함께 타더라. * 만대리: 충남 태안군 만대리 (2013. 3. 9 쓴 글을 조금 고쳤습니다)

현대시조 2024.04.03

나이드니

나이드니 세상이 달라 보여 가슴벅찬 일이 많아 숨 쉬고 사는 것도 두발로 걷는 것도 모두가 감사하더이 돌아보니 고맙고. 나이를 먹는 것이 나쁜 것만 아니야 젊어서 못 본 것이 이제야 보이거든 세상은 만만하지도 어렵지도 않다는 게. 만고의 진리조차 가만히 깨닫게 돼 생각으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노력을 하지 않고선 가질 생각 말라는 것.

현대시조 2024.03.31

못 잊어 - 김소월(金素月) (시조로 쓰다)

못 잊어 - 김소월(金素月)​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떠면 생각이 떠지나요?" --------------- 못 잊어 (시조) 그리워 못 잊어서 가슴 아픈 나에게 한세상 숨죽이고 그런대로 살라시네 살다가 살다가 보면 잊힐 날 있다면서. 그래도 못 잊는데 나는 어찌 하라고 그런대로 세월만 보내라 하시네요 더러는 잊혀질 날이 언젠가 있다면서. 누가 뭐라해도 여전한 마음이라 살뜰히 애타도록 잊을 수가 없는데 생각을 어찌 해야만 떨칠 수가 있나요.

현대시조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