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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창이 뜸을 가다

매창이 뜸을 가다 이화우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아직도 못 잊어서 눈(目)물 짓고 계시는지초라한 봉분(封墳) 아래로 반쯤 녹은 눈(雪)물이. 지금도 그대론가 사무친 그리움이첫눈이 녹은 물에 젖어있는 매창의 묘길손이 돌아본 자리 겨울바람 차갑다. 황진이(黃眞伊) 묘를 찾은 임제(林悌)가 그랬듯이매창(梅窓)의 제단위에 술이나 한잔 올릴까아서라, 님 향한 마음만 남겨두고 떠나리.----아~ 이매창(李梅窓) 명예는 남의 것이 부귀도 싫소이다나이는 숫자러라 님 사랑 오직 그뿐이화우(梨花雨) 뿌려지던 날 그림이 그려진다. 사랑이 어떻더뇨 길더뇨 자르더뇨지순(至純)한 이 사랑을 차지한 이 부럽소유희경(劉希慶) 이름 석자에 이화우(梨花雨)가 내린다. 거문고 비껴 안고 님 그리던 시간에일각(一角)이 여삼추(如三秋..

현대시조 2026.10.16

모두 다 지나간다

모두 다 지나간다. 비우고 보라한다 버리며 살라한다가지려 애를 쓰니 편한 날 있겠냐며지금에 만족하지 못하면 항상 아플 거란다. 바람이 부는 대로 구름이 가는대로팔 벌려 막지 말고 가만히 두라한다힘든 일 마주치거든 뒷짐 지고 보라한다. 몇해 전 고민하던 그 일은 어찌 됐나숨막혀 죽을 듯이 간절했던 걱정도시간이 해결하더라 모두 지나 가더라.

현대시조 2026.10.15

강가의 찻집

강가의 찻집 가끔은 강가 찻집 그 자리에 앉아서사각 진 구획 속에 펼쳐진 그림 보며따뜻한 커피 한잔을 말없이 마셨었다. 그림은 계절마다 정성껏 바뀌었고사람은 그대론데 말은 점점 없어지고찻잔에 어리는 김이 대신 말을 했었지. 묵묵히 바라보던 봄여름 가을겨울언젠가 액자 속에 사람이 지워진 날차갑게 식은 커피 잔에서 그 김마저 사라졌다.

현대시조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