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兩水里) 두물머리(兩水里) 머나먼 천리 길을 갈래로 나뉘어서그리움 간직한 채 하염없이 흐르더니양수리, 여기서 만나 황포돛배 띄웠네. 하나가 둘이 되고 나뉘어 셋 되는데이곳에 다다르면 둘이서 하나되네양수리, 그 일 기리어 느티나무 심었고. 상봉(相逢)에 반긴 눈물 행여 누가 볼세라산 그림자 끌어와 살며시 가리우니양수리, 이곳엔 지금 석양빛이 머무네. 현대시조 00:12:31
십상시(十常侍) 십상시(十常侍) 중국의 후한(後漢)말기 환관(宦官) 10여명이임금을 허새비 삼아 놀이판 펼쳤으니난세(亂世)의 정치 혼란이 4백년을 넘겼다. 천0과 법4에다 너블섬의 떼 간신들손바닥 비벼대며 아양 떠는 내시 패십상시(十常侍) 노는 자리에 저 혼자 왕(王)이더라. 모르고 그런 걸까 알면서 일조(一助)했나대명천지 밝은 날 눈은 왜 감고 사나역사에 찍힌 오점(汚點)들 이제 어찌 하려나. ------- . 십상시(十常侍) : 중국후한(後漢) 말기,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정치를 행한 환관 집단. 영제 및 하진 일파와 함께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던 후한 말기를 아예 개판 5분 전으로 만들어버린 인물들. 이들의 영향력은 굉장해서 400년 이상 중국이 난세를 겪도록 만들었다. . 너블 섬: 넓은 섬(=여의도) 현대시조 2025.04.23
아~ 시조여 아~ 시조여 끝없이 머나먼 길 겁 없이 나선 길에어디가 시경(詩境)일까 감도 없는 막막함조급한 마음 다그치며 긴 밤을 지새운다. 열 번을 잘랐다가 또 다시 이어 봐도무성한 쭉정이만 생산하는 모자람답답해 막힌 가슴을 두드리다 지샌다 현대시조 2025.04.22
벚꽃 지다 벚꽃 지다 한겨울 모진 추위 뼈로 남은 가지에소롯이 솟아올라 누리를 밝히더니어느새 꽃비가 되어 잔영(殘影)으로 머문다. 백년도 어려운데 천년을 살려 하나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이라(權不十年 花無十日紅)시방(時方)이 지금(地金)인 것을 촌음약세(寸陰若歲) 하시게. 지금(地金):제품으로 만들거나 세공하지 않은 황금.촌음약세(寸陰若歲):아주 짧은 시간도 일 년 같다는 뜻. 무엇을 간절히 바라고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 현대시조 2025.04.21
벚꽃 벚꽃 그렇게 참고 있던 대지가 폭발했다굵다란 대롱 끝을 땅속에 깊이 묻고한순간 뿜어 버렸다 온 누리가 빛이다. 저리도 가쁜 숨을 겨우내 참았으리솟구친 땅 기운이 허공을 메우더니눈앞에 일렁거린다 온 사방이 꽃이다. 현대시조 2025.04.19
수락산 수락산 화강암 바닥 깔고 좌선(坐禪)을 하다 보니 금류동(金流洞) 옥류동(玉流洞)이 하늘 받쳐 서있고은선동(隱仙洞) 골짜기 속으로 신선이 숨어든다. 내원암(內院庵) 법당 뒤의 미륵불이 설(說)하니 순조임금 점지하신 영지(靈地)가 여기이고폭포수 낙화(落花)로 지니 저기가 수락(水落)이라. 현대시조 2025.04.17
편지 편지 봄행여나 늦어질까 목련화 등을 켜고급하게 한길가에 개나리도 보냈어길가가 환히 밝았네 어서 빨리 오시게. 여름붓끝을 고른 후에 진심(盡心) 듬뿍 묻히고구름에 띄운 글이 속내가 절절(切切)하다눈감고 글을 새기다 아지랑이 아지랑이. 가을하고픈 말 하 많아서 하늘만 바라보며속내를 다 밝히면 마음을 여시려나낙엽에 사연을 적어 바람결에 날린다. 겨울호젓한 마음으로 비워둔 흰 공간에점점이 찍혀버린 눈물흔적 아쉬워흰 눈이 다시 내리길 오늘도 꿈을 꾼다. 속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정 현대시조 2025.04.15
어무니, 애가 타는 그 이름 어무니, 애가 타는 그 이름 불같은 남편성질 참고산지 육십년어려운 살림에도 한없는 자식걱정어무니 젊은 시절을 어찌 그리 살았소. 매 한번 든 적 없이 자식만 바라보다큰 아들 군대 갈 때 삼년을 냉방(冷房)살이어무니 생각을 하면 눈물이 앞섭니다. 세월 지나 나이드니 왜 이리 서럽나요잘한 일 흐릿하고 잘못만 또렷하니어무니 이름 부르며 가슴으로 웁니다. 외진 산 언덕배기 두 분을 모셔두고가끔씩 찾아뵈니 그게 무슨 자식(子息)이오다시금 옆에 계시면 이 후회는 안하리다. 냉방살이: 최전방 추운지역에서 군 생활하는 아들 때문에 불안 땐 골방에서 3년을 지내셨다. 현대시조 2025.04.13
선인장의 꿈 선인장의 꿈 고르고 고른 곳이 하필이면 모래밭메마른 땅이라서 살려 애를 썼더이다각박한 이승이라도 저승보다 낫기에. 펼치면 빠질세라 두 주먹 움켜쥐고용쓰며 살았지만 골 깊은 손금 몇개오늘도 가시 끝마다 꿈을 키워 봅니다. 현대시조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