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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살아가다 보면...

며칠 전,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던 중자동 재생으로 이어지던 노래 한 곡을 듣게 되었습니다.바로 노라조의 '형'이라는 노래였습니다.예전에도 스쳐 지나가듯 들었지만,그날따라 처음 듣는 노래처럼 가사가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삶이란 시련과 같은 말이야고개 좀 들고 어깨 펴 짜샤형도 그랬단다죽고 싶었지만 견뎌 보니괜찮더라맘껏 울어라억지로 버텨라내일은 내일의해가 뜰 테니바람이 널 흔들고소나기 널 적셔도살아야 갚지 않겠니더 울어라젊은 인생아져도 괜찮아넘어지면 어때살다 보면살아가다 보면웃고 떠들며 이날을넌 추억할 테니세상에 혼자라 느낄 테지그 마음 형도 다 알아 짜샤사람을 믿었고 사람을 잃어버린 자어찌 너뿐이랴맘껏 울어라억지로 버텨라내일은 내일의해가 뜰 테니더 울어라젊..

좋은글 09:33:40

신랑, 이제야 제대로 구멍을 찾았도다. (郎復得穴)

어떤 어리석은 신랑이 아내를 맞이하였다. 처가에서 첫날밤을 맞아 신부가 방으로 들어오자 캄캄한 방에서 신부의 몸을 더듬어 만지면서 가슴을 등으로 알고, 두 유방을 혹으로 알고, 또 엉덩이를 만져보면서 구멍이 없다고 하는 등 크게 화를 내더니 그날 밤으로 집으로 돌아갔다.신부의 집에서는 크게 놀라 그 연유를 딸에게 묻자 그 딸이 시문(詩文)을 알아 웃으면서 시를 써서 읊었다. 첫날 밤 촛불 끄고 향기가 사라져 가는데, (花房燭滅篆香消) 우습다, 바보같은 낭군 달아났네. (堪笑癡郞底事逃) 참맛이야 당연히 앞을 따라 얻는 것인데, (眞境宜從山面得) 산등만 찾고 헛되이 땀만 흘리다니..... (枉尋山背太煩勞) 신부의 집에서 이 시를 신랑의 아버지에게 보내자, 신랑 아비가 짐작되는 바가 있어 아들을 보고는 "..

해학과 재치 02:03:10

염려 마시오. (勿憂)

어떤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그는 기생집 출입을 몹시 즐겼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질투가 극악한 아내 때문에 걱정이었다. 어느 날 벼슬아치는 자라 목 하나를 소매 안에 숨기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예상대로 아내는 또 강짜를 부리기 시작하니, 벼슬아치는 일부러 크게 화를 내면서,"모름지기 남자가 아내로부터 투기를 당하게 되는 것은 모두 가랑이 사이의 이 물건 때문이다. 이것이 없다면 투기를 당하지도 않겠지" 하고는 작은칼을 꺼내어 그 물건을 베는 척 하고는 자라목을 꺼내어 마당으로 던져 버렸다. 이에 놀란 아내가, "내 아무리 질투가 심하다고 하여도 이게 무슨 일인가요 ?" 하며 통곡하였다. 그때 마침 유모가 뜰을 지나면서 벼슬아치가 던진 그 물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크게 염려하지 말아요. 던져진 물건은 눈..

해학과 재치 2025.07.13

시인을 만나다

시인을 만나다 오래전 인사동의 그림 마당 민에서어눌한 행색의 노인 한분을 만났다천상(天上)의 시인이셨던 천상병 그분이다. 막걸리 한잔이면 그만이던 삶을 살다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끝낸 후에하늘로 돌아가서는 아름다웠다 하리라던. 같이 온 여인네가 시인에게 물었다오늘은 시를 몇 편이나 쓰셨어요새벽에 두 편 썼거든 그만하면 됐지 뭐. 천 번을 갈(磨)아야만 글 같은 글되는데시인은 천재더라 새벽에 이미 두편세상에 욕심없으니 저리 여유롭나 보다. 매사가 욕심으로 이뤄질 것 같으면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마음이 조급한 탓에 생각으로 책을 쓰다.----------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

현대시조 2025.07.12

본즉 별것 아니더라. (吾已見之不足也)

어떤 서울 나그네가 먼 길을 가다가 하루 저녁에는 어느 산골 마을에서 투숙하게 되었다. 그 집 여주인을 보니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다. 마침 남자 주인은 밖에 나가고 없었으니 나그네는 그 여인을 안아주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래서 방 구조를 살펴보니 아래 위 방 두칸에 중방(中防)만 있을 뿐 벽은 없었다. 밤이 되어 여주인이 중방 옆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된 윗방의 나그네는 지금의 형편으로 는 형세가 매우 좋다고 생각하면서 좀 더 밤이 깊어지면 한번 범해보리라 작정해 놓고 잠깐 잔다는 것이 깊은 잠이 들었다. 그 동안에 남자 주인이 밖에서 돌아와서 그의 처를 아랫목에 눕게 하고 자기는 중방 옆에서 잤다. 나그네가 잠이 깬 후 그 동안의 남자 주인의 거동을 알지 못하고 있어서, 아직도 여자 주인이 그 ..

해학과 재치 2025.07.12

당연함에 대한 소중함

두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한 그루는 키도 크고 나뭇잎도 무성했지만그 옆에 있는 나무는 키도 작고 가지도나약해서 불평이 많았습니다."저 큰 나무 때문에 햇빛을 못 받아서나는 제대로 자라지 않는 거야.저 나무가 없었다면 나도 멋지게 자랄 수 있을 텐데...정말 나에게 피해만 주는군!"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이 그곳을 지나갔습니다.작은 나무는 나무꾼에게 도끼로 큰 나무를잘라 없애 달라고 했습니다.작은 나무의 소원대로큰 나무가 나무꾼의 도끼에 찍혀 넘어지자,작은 나무는 매우 기뻐했습니다.이제 멋지게 자랄 수 있겠다고 환호했습니다.그런데 얼마 후, 작은 나무가 쓰러져버렸습니다.그늘이 되어 주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던 큰 나무가 없어지자뜨거운 햇볕과 세찬 바람을 견디지 못한작은 나무는 쓰러져버린 것입니다.사람들은..

좋은글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