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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부부는 할 일이 없어 방안에서 뒤척이자니 자꾸 그 생각이 났다.하지만 아홉살 만복이가 놀러 나가지도 않고 두 눈을 말똥하게 뜨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는데 쫓아낼 궁리를 하던 아버지가 심부름을 보내고 그 짓을 하려고"얘야, 저 건넛마을 천씨 집에 가서 장도리 좀 빌려 오너라"비는 오는데 심부름을 가라니 심드렁해진 아들이 눈치만 보고 있자."야, 이놈아! 빨리 안가고 뭐해!" 하고 강제로 내몰고는 급하게 합궁을 시도하여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에헴" 하며 아들놈 목소리가 들리는 거라 화가 난 아버지가"야, 이놈아! 심부름 안 가고 거기서 뭘 하느냐?"그러자 아들놈이 콧방귀를 귀며"쳇, 아부지만 하나? 비오는데 건넛마을 천씨 집에선 그 짓 안하나?"

해학과 재치 00:20:52

두물머리(兩水里)

두물머리(兩水里) 머나먼 천리 길을 갈래로 나뉘어서그리움 간직한 채 하염없이 흐르더니양수리, 여기서 만나 황포돛배 띄웠네. 하나가 둘이 되고 나뉘어 셋 되는데이곳에 다다르면 둘이서 하나되네양수리, 그 일 기리어 느티나무 심었고. 상봉(相逢)에 반긴 눈물 행여 누가 볼세라산 그림자 끌어와 살며시 가리우니양수리, 이곳엔 지금 석양빛이 머무네.

현대시조 00:12:31

십상시(十常侍)

십상시(十常侍) 중국의 후한(後漢)말기 환관(宦官) 10여명이임금을 허새비 삼아 놀이판 펼쳤으니난세(亂世)의 정치 혼란이 4백년을 넘겼다. 천0과 법4에다 너블섬의 떼 간신들손바닥 비벼대며 아양 떠는 내시 패십상시(十常侍) 노는 자리에 저 혼자 왕(王)이더라. 모르고 그런 걸까 알면서 일조(一助)했나대명천지 밝은 날 눈은 왜 감고 사나역사에 찍힌 오점(汚點)들 이제 어찌 하려나. ------- . 십상시(十常侍) : 중국후한(後漢) 말기,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정치를 행한 환관 집단. 영제 및 하진 일파와 함께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던 후한 말기를 아예 개판 5분 전으로 만들어버린 인물들. 이들의 영향력은 굉장해서 400년 이상 중국이 난세를 겪도록 만들었다. . 너블 섬: 넓은 섬(=여의도)

현대시조 2025.04.23

업혀 온 사위

어느 한 마을에 자식들과 함께 사는 홀아비가 있었다.큰딸이 이팔청춘을 넘긴 나이라 밥을 짓는데는 걱정이 없었다.그러나 불편한(?)일이 많아 과부를 하나 업어올 작심을 하였다.그때 아랫마을에 젊은 과부가 하나 살고 있었는데 도처에서 과부 업어 간다는 소문을 듣곤 밤이면 식칼을 베개 밑에다 놓고 자다가 남자들이 들어오면 칼을 휘둘렀고, 때로는 고추 주머니를 해놓고 들어오는 놈의 면상을 때리면 눈도 뜰수 없고 재채기만 하면서 되돌아간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렇듯 방비는 하였으나 매일같이 할 수가 없어 머지않아 업혀 갈 것만 같았다. 과부본가에는 스무살이 되었으나 가정이 구차하다 보니 장가를 들지 못한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과부는 남동생을 집에 데려다가 자기 의복을 입히고 머리도 꼭같이 단장시키..

해학과 재치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