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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肉談). 재상의 재치

옛날에 한 재상이 소년 시절부터 양물이 왜소하고 짧아서 여남은 살 어린애의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부인이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남자의 양물은 사람마다 모두 이렇게 작은가보다.'하루는 임금이 거동하신다 하므로 그 행차를 구경하려고 길가의 정자에 올라가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젊고 건장한 군졸 한 사람이 바로 정자 아래서 오줌을 누는데 얼핏 눈에 띄어 자세히 바라보니 오줌 줄기가 굵을 뿐 아니라 그 양물 또한 크고 굳세게 보였다. 부인은 이상하게 생각되어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오늘 아주 우스운 일을 한 가지 보았습니다. 여자인 몸으로서 말씀드리기 무척 곤란한데"재상이 억지로 묻자 부인이 말했다. "오늘 우연히 한 군졸이 오줌 누는 것을 보았는데 양물이 길고 크더군요."그러자 재..

해학과 재치 00:31:37

육담(肉談). 딸이란 게

한 시골 선비가 하나밖에 없는 딸을 몹시 애지중지하며 길렀다. 딸이 자라자 몇십 리나 떨어진 건너 마을로 시집을 보내고는 아비는 딸을 잊지 못해 종종 걸어서 딸에게 찾아갔다. 그런데 딸네의 살림살이는 제법 가멸졌으나 몇십 리를 땀 흘리며 걸어온 늙은 아비를 맞고서도 쓴 술 한 잔과 찬밥 한 그릇도 차려주지 않은 채 그대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내가 저를 얼마나 귀여워하고 사랑했는데 멀리서 딸을 보고자 찾아온 아비에게 물 한 모금도 대접하지 않다니 어찌 이렇게 무정하단 말이냐. 내가 일부러 죽었다고 부고를 보내면 과연 와서 슬퍼하는가 하지 않은가를 한번 시험해 봐야겠다."그리고 어느 날 아내와 그 일을 약속하고 부고를 보낸 후에 홑이불을 덮고 죽은 사람 시늉을 했다. 그러자 과연 딸이 달려와서 시체를 얼..

해학과 재치 2025.01.30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그리도 어려웠나 짧은 말 한마디가입안에 맴돌아도 내뱉지 못한 용기미안해, 그 말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다. 살갑게 대해줄 걸 언제나 웃으면서어제를 생각하면 후회스런 일들뿐사랑해, 그 말 못한 게 지금되어 아쉽다. 내 탓 내 탓이오 그러면 됐을 것을알량한 자존심에 돌아섰던 지난날용서해, 그 말 한마디 머릿속에 맴돈다.

현대시조 2025.01.29

육담(肉談). 배앓이에는

한 시골 부인이 머슴의 물건이 웅장함을 본 뒤로 그 맛을 좀 보려고 항상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한 꾀를 내어 별안간 배를 움켜쥐고 죽는다고 소리쳤다. 머슴은 이미 그녀의 소행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태연히 물었다. "마님께선 어디가 편찮으신가요?""내 배는 냉복(冷腹)이라 배앓이가 심하네.""그러세요? 소인이 듣기에는 그 병은 뜨거운 배를 서로 닿게 하면 곧 낫는다고 하던데요?" "그럼 큰일이구나. 주인이 출타중이니 어찌하면 되느냐. 아무래도 이대로 두면 죽을 것만 같으니 네 배를 잠시 빌리는 게 어떻겠느냐?""주인마님의 청을 소인이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주종 간에 체면이 있으니 분별이 있어야지요. 그러하니 나뭇잎으로 그곳을 가리고 배를 맞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부인은 그..

해학과 재치 202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