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챌린지 10

육담(肉談) . 꺽은 자 잘못이 아니라, 심은 자가 잘못이오

과거를 눈앞에 둔 어느 건장한 선비가 낮술에 얼큰히 취한 채 장안(長安)의 커다란 기와집 앞을 지나는데 갑자기 담 안에서 흰 광목자락이 날라온다. 호기심이 발동해 술기운에 담을 넘으니 곱상하게 생긴 계집종이 집안으로 인도한다.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자 아랫목에 비단금침이 깔려있고 윗목에는 기름진 안주가 차려진 주안상이 놓여 있다. 그 옆에는 미모의 중년여인이 수줍음을 머금은 채 눈을 아래로 깔고 앉아 있다. 놀라운 상황에 당황한 선비는 이미 오른 술기운에 때 아닌 대접을 받자 될 대로 되라면서 술을 연거푸 몇 잔 들이키고 여인에게 수작을 건다. 그러자 이 여인이 말한다. "저는 권세 있는 내시의 처로 살림살이 풍족해 어느 하나 어려움이 없으나 단 한가지 이 세상 모든 남녀가 누리는 운우지정(雲雨之情)..

해학과 재치 2024.11.27

톤레 삽 호수

톤레 삽 호수 건기엔 제주도 우기엔 경상도 만한 수평선이 보이는 짜지 않는 바다에 국적도 없는 이들이 모여살고 있었다. 엄청난 수산자원 물아래 감춰두고맹그로브 숲으로 울을 쳐 놓은 곳에1달러 외치는 손(手)들이 깡통 배를 타더라. 인구가 천팔백만 넓은 땅 큰 호수에전기를 수입하는 궁핍한 살림살이어쩌다 이렇게 됐나 돌아보게 되더라.

현대시조 2024.11.22

행운은 누릴 자의 몫

유명한 지휘자인 토스카니니는 원래 다른 사람들보다 촉망받는 첼로 연주자였다. 그의 긴 손가락은 첼로 연주에 적합했지만 심한 근시였던 토스카니니는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의 눈은 연주회에서 악보를 볼 수 없을 정도여서 악보를 모두 외워야만 했기 때문이다. 한번은 뉴욕에서의 공연 일정이 잡혀 단원 모두가 몹시 분주하게 연습에 몰두했다. 무척 중요한 공연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같이 이번에도 토스카니니는 악보를 모두 외웠다. 그런데 연주회를 이틀 앞두고 지휘자가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새로운 지휘자를 구할 처지가 아니었다. 연주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 속에 담고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연주 단장은 토스카니니를 불렀다. 당시 19세였던 토스카니니에게 지휘를 맡기기로 결정한 ..

좋은글 2024.11.21

육담(肉談). 뭣도 모른 놈이

어느 시골에 중년 과부가 살았다. 그 과부는 꽃같이 아름답고 피부는 눈같이 희었다. 살기는 어렵지 않으나 자녀도 없이 떠꺼머리 총각 한 놈을 머슴으로 데리고 있었다. 그 총각은 워낙 천생이 우둔하고 어리숙한 놈으로 이 과부 집에는 가장 적격인 머슴이다. 어느 날, 과부가 우연히 보니 자기 방 한 모퉁이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쥐 한마리가 들락날락한다. 이튿날 밤, 과부가 그 쥐를 잡으려고 치마를 들고 앉아 뜨거운 물을 구멍에 쏟았다. 그러자 쥐가 견디지 못해 뛰쳐나오다 문득 한 구멍을 발견하고 뛰어 들어 갔는데 그곳은 과부의 옥문(玉門)이었다. 쥐는 그 속이 좁고 어두워 동서의 방향을 찾을 수 없다. 더 깊은 곳을 찾아 머리를 빙빙 돌리자 과부가 쾌감을 느껴 미친 듯 양다리를 비빈다. 오랫동안 그러니 이젠..

해학과 재치 2024.11.21

역경 지수가 승패를 좌우한다

유리창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깨져 버리고진흙은 바닥에 달라붙어 버립니다.그러나 공은 탄력 있게 튀어 올라더 높이 날아갑니다.마치 떨어져도 다시 튀어 오르는 공과 같이,절망과 실패를 극복해 내는 힘을'회복탄력성'이라고 합니다.그리고 영어 단어 중 'resilience'는(충격·부상 등에서의) 회복력, 복원력, 탄력을 뜻하는데회복력, 복원력, 탄력 모두 원래 모습으로돌아가려는 힘입니다.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위대한 인물 중역경과 시련이 없었던 인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아니 어쩌면, 위인이라고 불리는 사람일수록그 어떤 이들보다 괴로운 실패와역경의 시간을 지났습니다.산악인의 진가는 야산에서가 아니라험한 산을 오를 때 나타납니다.뱃사공의 진가는 잔잔할 때가 아니라풍랑이 불어닥칠 때 나타납니다.인생의 성패를..

좋은글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