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5 5

오동도

오동도 울창(鬱蒼)한 신우대와 하늘 가린 동백 숲낙화(落花)에 묻힌 미로(迷路) 구비마다 숨기고봄날의 여수바다를 벅수처럼 지켜 섰다. 겨울이 깊어가는 스무살 그쯤인가등대 밑 작은 다방 난로 가에 앉아서또래의 레지 인생사를 듣기도 했었는데. 희미한 그림들을 더듬어 추억(追憶)하니아련한 그리움은 파도에 스러지고비릿한 바닷물 냄새만 코끝에서 맴돈다.------------.오동도(梧桐島):전남 여수에 있는 섬.섬 전체가 동백나무, 신우대 등 상록수로 덮여 울창한 숲을 이룸.해안은 기암절벽. 1968년 한려 해상 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벅수: 마을 어귀나 다리 또는 길가에 수호신으로 세운 사람 모양의 형상..레지: 레이디의 변형. 다방 종업원을 그렇게 불렀음.

현대시조 2025.05.05

오로지 너밖에 없도다

옛날에 부부가 무슨 일로 서로 싸우다가 여자가 두들겨 맞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저녁도 짓지 않고 풀어진 머리로 부뚜막에 누워서 신음하였다. 그 남편도 또한 몹시 화가 나서 다시 말하지 않고 물러가 윗녘 구석에서 잤다. 이날 밤중에 남편이 잠이 깨어 본 즉 그 여편네가 아직도 골이 나서 누워 있는지라, 그 지아비가 도리어 측은한 생각이 없지 않아 색욕으로 가까이 하고자 하나 가히 뜻을 표하지 않고 이어 자는 척 하품하면서 몸을 굴리다가 그 한 팔로써 그 아내의 가슴 위에 얹었더니 그 손을 잡아 던지며 하는 말이, "이 손은 나를 때린 손이라, 내 어찌 가까이 하리오?" 이 말에 그 남편이 웃으며 얼마 후에 이제는 발을 여편네의 엉덩이 위에 슬쩍 올려놓은 즉 여편네가 그 발을 잡아 던지며, "..

해학과 재치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