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104

누비다

누비다 본뜻: 천을 두 겹으로 포개어 안팎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솜을 두어 가로 세로로 줄이 지게 박은 것을 가리킨다 바뀐 뜻: 천을 누비질하듯 사람이 이리저리 거침없이 쏘다니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예" -옥이 엄마는 새벽부터 밤중까지 시장 바닥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다 -너는 나이도 어린애가 겁도 없이 밤거리를 누비고 다니냐? 그러다가 크게 봉변이라도 당하려면 어쩌려구 그러냐? 눈시울 본뜻: 시울은 원래 고깃배 가장자리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길게 타원형으로 찢어진 배의 가장자리 모양이 눈과 입 모양을 연상시켜 '눈시울' '입시울'이라 한 것이다 바뀐 뜻: '눈 시울'은 눈 가장자리를 따라 속눈썹이 난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흔히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표현을 쓰는데, 감정이 북받쳐 울음이 나오..

우리말 2023.09.24

넓이뛰기

넓이뛰기 본뜻: '넓이'라는 말은 면적이나 평면의 크기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말 그대로 제대로 된 넓이뛰기를 하려면 동서남북 사방에서 한 번씩 뛰어서 그 면적을 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통용되어 왔던 넓이뛰기는 얼마만큼 멀리 뛰었는가 하는 거리를 재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정확한 용어를 쓰려면 멀리뛰기라고 해야 한다 요즘에는 운동계에서도 넓이뛰기 대신에 멀리뛰기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뀐 뜻: 사전에서는 넓이뛰기를 '폭이 넓게 뛰기를 겨루는 경기'라고 정의하고 있으나 그 정의 자체가 잘못된 것임은 위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러므로 운동경기에서 '넓이뛰기'란 성립되지 않는 용어라 하겠다 "예" -철수야, 너 이번 체력장에서 넓이뛰기 기록이 몇 미터 나왔니? -몇 미터는 길이지 넓이가 아니잖..

우리말 2023.09.23

내숭스럽다

내숭스럽다 본뜻: 원래는 '내흉스럽다'라는 한자어에서 나온 말로서 글자 그대로 속이 음흉하다는 뜻이다 바뀐 뜻: 온유하고 얌전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딴 생각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예" -그 아이는 평소엔 육회도 잘 먹고 보신탕도 잘 먹더니 오늘 회식에선 웬 내숭이니? -오동나무집 세째딸은 겉보기와는 달리 얼마나 내숭스러운지 모른 다오 넋두리 본뜻: 본래는 무당이 죽은 이를 대신하여 하는 말이었다. 무당이 푸닥거리를 할 때 죽은 이의 혼을 불러내어 그의 하소연을 받아 얘기함으로써 죽은 이의 한을 풀어내는 의식을 '넋두리'라 한다 바뀐 뜻: 오늘날에 와서는 불평이나 불만을 늘어놓고 하소연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예" -그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넋두리를 늘어놓는데 아주 질색하겠어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

우리말 2023.09.20

나리

나리 본뜻: 옛날에 왕자를 높여 부르던 말이 '나리'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정3품 이하의 당하관을 높여 부르는 말로 정착되었다 이것을 보면 옛날에도 직함이나 호칭 인플레가 있었던 것 같다 바뀐 뜻: 오늘날에는 주로 일정한 관직 이상에 있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로 쓰고 있으나, 때로는 지위가 높은 사람을 비아냥거리는 말로 쓰기도 한다. 흔히들 '나으리'로 쓰고 있으나 틀린 말이다 "예" -군수 나리 모시러 가야지 -웬일이냐? 면장 나리가 예까지 다 행차를 하시고 남세스럽다 본뜻: 남의 웃음거리가 될 만하다는 뜻을 가진 '남우세스럽다'가 줄어서 된 말이다 뀐 뜻: 남의 조롱이나 비웃음을 받을 만하다는 뜻이다 흔히 쓰는 '남사스럽다'나 '남새스럽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예" -다 큰 처녀가 남세스럽지도 않나..

우리말 2023.09.17

구년묵이

구년묵이(구닥다리) 본뜻: 흔히 오래 묵은 물건을 구닥다리라고 부르는데 '구닥다리'라는 말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여러 해 묵은 물건'이나 '어떤 일에 오래 종사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이 낡은 것이 된 사람' 등을 얕잡아 이르는 말은 '구년묵이'다 바뀐 뜻: '구년묵이'라는 표준어보다 '구닥다리'라는 비표준어를 훨씬 많이 쓰고 있지만 '구닥다리'는 비표준어이므로 글이나 말 중에 쓰지 않도록 한다 "예" -그 구년묵이 장롱 좀 이제 그만 치우고 새것으로 하나 장만하지 그래 -그 교수님 강의를 들어보면 대번에 구년묵이라는 게 표시가 난다니까 10년 전 노트나 지금 노트나 내용이 다를 게 없으니 말이야 꼬투리 본뜻: 콩, 팥, 완두 등 콩과 식물의 씨가 들어 있는 껍질을 가리킨다 바뀐 뜻:..

우리말 2023.09.16

곤죽

곤죽 본뜻: 곤죽은 본래 곯아서 썩은 죽처럼 상하거나 풀어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바뀐 뜻: 사람이나 물건이 엉망이 되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태거나, 혹은 몸이 상하거나 늘어져서 까라진 상태를 말한다 "예" -몇 날 며칠을 잠을 안 자고 일을 하더니 몸이 곤죽이 되었구나 -말리려고 널어 논 쑥을 비를 한번 맞혔더니 곤죽이 되어 버렸네 괄괄하다 본뜻: 이불 호청이나 옷 등에 풀을 먹일 때 풀기가 너무 세서 빳빳하게 된 상태를 '괄괄하다'고 한다 바뀐 뜻: 풀기가 빳빳한 것같이 급하고 억센 성품이나, 목소리가 크고 거센 것을 이르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예" -영희는 그 괄괄한 성미만 좀 가라앉히면 좋을 텐데 -어제 왔던 목소리 괄괄한 그 기자, 완전히 여장부 감이던데 그래

우리말 2023.09.14

고수레

고수레 본뜻: 옛날 단군 시대에 고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처럼 그 당시 사람들에게 불을 얻는 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음식을 해 먹을 때마다 그를 생각하고 '고시네'를 부르며 그에게 음식을 바친 것이 '고수레'의 유래이다 그것이 '고시레' '고수레' 등으로 널리 쓰이다가 '고수레'가 표준어로 굳어졌다 바뀐 뜻: 음식을 먹거나 무당이 푸닥거리를 할 때, 혹은 고사를 지낼 때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며 외치는 소리다 주로 떡을 떼어서 던진다거나 술을 뿌리며 외치기도 한다 "예" -고사 지낼 때 시루떡 던지면서 하는 말이 '고시레'가 맞아, '고수레'가 맞아? -명색이 산신제를 지낸다면서 고수레를 ..

우리말 2023.09.10

게거품

게거품 본뜻: 게는 갑자기 환경이 바뀌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는 입에서 뽀글뽀글 거품을 뿜어내는 생태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갑자기 흥분하거나 격렬하게 싸울 때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바뀐 뜻: 사람들이 피로하거나 흥분했을 때 나오는 거품 같은 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흔히 쓰기로는 궁지에 몰리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행동을 '게거품을 물고 덤벼들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예" -좀전에 그 아이가 넘어지면서 게거품을 흘리는 거 보니까 간질병인 것 같던데 -아까 그 아줌마 게거품을 물고 덤벼드는데 정말 못 당하였더라 고명딸 본뜻: 고명은 음식의 모양과 맛을 내기 위해서 음식 위에 뿌리는 양념을 가리키는 말로서, 고명딸이라 함은 아들만 있는 집에 고명처..

우리말 2023.09.09

겻불

겻불 본뜻: 쌀겨나 보릿겨처럼 곡식의 겨를 태우는 불을 가리키는 말인데, 겨를 태우는 불은 뭉근하게 타오르기 때문에 불기운이 신통치가 않다 바뀐 뜻: '겻불'을 불 쬐는 사람 곁에서 쬐는 '곁불'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말의 실제 뜻은 겨를 태우는 뭉근하고 힘없는 불을 가리키는 말로서, 신통치 않거나 시원치 않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예"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 -추울 땐 겻불이라도 어딘데 그걸 마다해? 그깟 체면이 뭔데 거기에 목숨을 거냐? 괴발개발(개발새발) 본뜻: 흔히 제멋대로 모양 없이 써 놓은 글씨를 '글씨가 개발새발이다', '개발쇠발 썼구나'라고들 한다 글씨 모양이 사람이 쓴 것이 아니라 흡사 글자를 모르는 개나 새, 혹은 소가 쓴 것과 같다고 해서 그렇게 말..

우리말 2023.09.08

순 우리말

개개다(개기다) 본뜻: 어떤 것이 맞닿아서 해지거나 닳는 것을 가리킨다 바뀐 뜻: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이 달라붙어 이쪽에 손해를 끼치거나 성가시게 하는 것을 뜻하다 누군가가 달라붙어서 귀찮게 구는 것을 흔히 '개긴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개개다'를 잘못 쓴 예다 "예" -야, 그 사람은 왜 그렇게 허구한 날 너한테 와서 개개니? -개개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건 아무나 하는 줄 아니? 개차반 본뜻: 차반은 본래 맛있게 잘 차린 음식이나 반찬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차반이란 개가 먹을 음식, 즉 똥을 점잖게 비유한 말이다 바뀐 뜻: 행세를 마구 하는 사람이나 성격이 나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 -그 사람 술먹고 나니까 완전히 개차반이더구만 -건너 마을 김 총각은 개차반인 그 행실을 고쳐야 ..

우리말 2023.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