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259

못 잊어 - 김소월(金素月) (시조로 쓰다)

못 잊어 - 김소월(金素月)​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떠면 생각이 떠지나요?" --------------- 못 잊어 (시조) 그리워 못 잊어서 가슴 아픈 나에게 한세상 숨죽이고 그런대로 살라시네 살다가 살다가 보면 잊힐 날 있다면서. 그래도 못 잊는데 나는 어찌 하라고 그런대로 세월만 보내라 하시네요 더러는 잊혀질 날이 언젠가 있다면서. 누가 뭐라해도 여전한 마음이라 살뜰히 애타도록 잊을 수가 없는데 생각을 어찌 해야만 떨칠 수가 있나요.

현대시조 2024.03.27

초혼(招魂) - 김소월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초혼(招魂) -시조 산산히 부서져서 흩어진 이름이여 부르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가슴에 맺힌 한마디 끝내 못한 이름이여. 사랑..

현대시조 2024.03.25

가는 길 - 김소월(金素月)

가는 길 - 김소월(金素月)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가는 길 (시조) 그립다 말을 하니 할수록 더 그리워 그냥 갈까 하다가 한번 더 돌아보고 무심한 저산 까마귀 해저문다 보챕니다. 냇가에 흐른 물은 정도 없이 떠납니다 내 마음 모르는 체 제갈 길 서두르고 잠시도 멈추지 않고 쉬임없이 흐릅니다.

현대시조 202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