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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면자건(唾面自乾)

임기종 2025. 8. 1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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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름대로 품위있는 삶을 위해 희생하고 이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남이 어려움을 줄 때에,
끝까지 참고 견디지 못합니다.

옛 말에 '얼굴에 침을 뱉으면 닦지 말고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얼굴에 침을 뱉을 때에 참고 닦는 것 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더러 있지만,
마를 때까지 참는 것은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는 어렵습니다.
'아이를 보아 줄 때는 아기 엄마가 올 때까지 보아 주어야 한다.' 말이 있습니다.

한번 깊이 생각 해 볼 일입니다
중국 당나라의 관리 '누사덕'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찌 처신 할 셈이냐?'라고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 고 당부했다.

‘타면자건(唾面自乾)’에 얽힌 고사이다.
※《唾: 침 타》

누사덕의 지혜를 오늘날 가장 완벽하게 실천한 지도자가 있으니 그는 바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대국민 직접 소통에 나선 오바마의 개인 트위터 계정에는 모욕적인 악플이 범람했다.
심지어 ‘검은 원숭이’, ‘원숭이 우리로 돌아가라’는 흑인 비하 댓글도 있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자신을 겨냥한 저급한 비방을 여태껏 지우지 않았다고 한다.
‘사이버 침唾 ’이 SNS에서 그냥 마르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바마의 이 놀라운 포용정치가 다시 빛을 발한 것이다.
그는 백인 청년의 총기 난사로 숨진 흑인 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추모사를 읽던 오바마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다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 (놀라운 은총)’를 부르기 시작했다.
반주도 없었다. 영결식장을 가득 채운 6,000여명의 참석자들은 피부색에 관계없이 모두 일어나 찬송가를 함께 따라 불렀다.
어떤 흑인 여성은 오바마를 손짓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연설도중 희생자 9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그들이 신의 은총을 받았다” 고 말했다.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의 박수소리가 아메리카 전역에 울려 퍼졌다.
포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인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내의 참을 인(忍)은 심장(心)에 칼날(刃)이 박힌 모습을 본뜬 글자다.
즉, 칼날로 심장을 후비는 고통을 참아내는 것이 바로 인내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 가자면 누구나 가슴에 칼날하나 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느냐,
못 참느냐,
거기서 삶이 결판난다.

누사덕, 오바마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사가 다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나의 눈으로만 보지 않고, 때로는 남의 눈으로도 볼 수 있다면,
꽃보다 아름다운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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