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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비가 서울에 올라와 사동에다 하숙을 정하기로 했겠다. 그런데, 시골 사람이 서울에 가면 무엇이든지 절반씩 에누리를 해야만 속지 않는다는 말을 귀가 아프게 들었던지라. 이 어리석은 선비가 겉으로 약은 체하느라고 먼저 주인장에게 수작을 걸어 말하기를
“주인장은 성씨가 뉘시오?”
“난, 한 서방이외다.”
“한 서방이라. 그럼, 우리네 셈으론 반 서방이구먼. 거 성씨 한번 기묘하다. 그래 이 동네는 무슨 동네라 하오?”
“사동이라 하오.”
“사동? 그러면 이동인 게로고.”
들으면 들을수록 이 시골 선비의 얘기가 이상한지라 이번엔 주인이 물었다.
“그럼, 선비는 어디 사시오? 그리고 성씨는 어찌 되시오.”
“나 사는 데가 어디냐고요? 사천 사오, 그리고 남이 날 부르기는 십이 서방이라 하지요.”
“사천이라면 경상도 사천 말이요? 그런데 십이 서방이란 것도 있나?”
“내가 살기는 경기도 이천 땅에 사오. 그리고 내 성은 에누리를 빼고 말하면 육 서방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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