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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강화 훈련과정을 막 끝낸 사내는 그의 실력을 발휘해보고 싶은 생각으로 들떠있었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아내에게 한 달에 한 번씩인 장보는 일을 자기가 퇴근길에 하겠다고 했다.
아내가 또박또박 적어놓은 67개 품목의 쇼핑리스트를 살펴본 그는 보란 듯이 그것을 찢어버리고는 그 품목들을 줄줄 외는 것이었다. 그날 집에 돌아온 그는 아내가
"장 봐왔어요?"
하고 묻는 소리를 듣자 그만 어안이 벙벙해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장보는 일을 까마득히 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