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61

사군자(四君子)

사군자(四君子) 梅 검버섯 덕지덕지 찌들은 가지에서 소롯히 피어오른 그 정성 지극하다 연륜도 이와 같아야 귀히 여김 받으리. 蘭 예리한 검기 끝에 떨림이 흐느낀다 접근을 허락 않고 흐르는 고고함에 숨마저 멈추어지는 고요 속의 그림자. 菊 한곳에 모인 정기 해와 달 이루더니 사방에 흩어지며 빛을 내는 아우라 속되지 않은 기품에 깊어가는 가을 밤. 竹 지조를 굽히느니 차라리 부러지리 보고도 못 다본 것 세상의 흐름이니 일체가 색즉시공(色卽是空)에 공즉시색(空卽是色)이더라.

현대시조 2023.01.30

동심초

동심초 자주 듣는 가곡으로 손꼽은 곡이 바로 ‘동심초’입니다.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며 가장 많이 사랑받는 가곡으로도 손꼽히는 이 ‘동심초’는 매우 서정적시인데 이곡의 가사의 탄생은 무려 12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시를 제일 처음 쓴 시인은 바로 중국 당나라의 시인이자 기녀였던 ‘설도’입니다. ‘설도 (薛濤, 슈에타오, 768?-832)’는 8세부터 시를 지을 정도로 매우 총명한 아이였으나 14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궁핍해진 삶을 견디지 못하고 16세에 기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아 ‘악기 (樂妓)’, 즉 수청을 드는 것이 아닌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고급 기생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설도는 500여수의 시와 ‘금강집 (錦江集)’이라는 5권의 문집을 남긴 것으로 ..

좋은글 2023.01.29

기생 황진이(黃眞伊)

기생 황진이(黃眞伊) ‘흙속에 저 바람 속에’ 라는 책에서 이어령 교수는 우리 민족의 근본 성정을 ‘은근과 끈기’라 했다. 오천년 역사 속에서 그 은근과 끈기는 남자보다 여성에서 흔히 보여 왔던 것이 분명하다. 오래전 사대부집 여성들은 규방 깊숙이 갇혀 종족 보존의 도구역할만 강요당했을 뿐 여자로서 본능과 감정의 발산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다. 몇 개의 문(門)을 통과해야만 생활거처가 나오는 양반들의 가옥구조, 99칸 아니면 조금 못되는 집안에 숨어 사는 사람은 대가집 여성들이었다. 반면에 양반 남자들은 사랑채라는 문간방에 거처를 정하고 바깥출입 또한 자유로웠으며 섹스에도 활발했다. 그러나 같은 여성이지만 기방에 적을 둔 여자 즉 기생은 양반대가집 부인들에 비하면 다소 감정 표출..

현대시조 2023.01.29

고사성어와 시조 18

공중누각(空中樓閣) 空:빌 공. 中:가운데 중. 樓:다랄 루. 閣:누각 각. 공중에 떠 있는 누각, 蜃氣樓(신기루)란 뜻. 내용이 없는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론(議論).진실성이나 현실성이 없는 일. 허무하게 사라지는 근거 없는 가공의 사물을 묘사한다. 誇大妄想(과대망상)이라고도 한다. 夢溪筆談(몽계필담)에 나오는 말이다. 송나라 학자 沈括(심괄)이 저술한 박물지 몽계필담夢溪筆談에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登州(등주)는 사면이 바다에 임하여 봄과 여름철에는 저 멀리 하늘가에 城市樓臺(성시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고장 사람들은 이것을 海市(해시)라고 이른다”. 훗날 淸나라의 학자 翟灝(적호)는 그의 저서 통속편 通俗篇에서 심괄의 글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지금 언행이 허구에 찬 사람을 일..

한자(漢字) 2023.01.28

서귀포 이중섭 거리

서귀포 이중섭 거리 어렵던 그 시절에 일년 쯤 살았던가 탯자리 아님에도 명소가 되었으니 예술은 가고난 뒤에 흔적으로 남더라. 사람이 산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왔다가 돌아가면 잊힘이 당연한데 아직도 기억 속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는 건. 그림에 빠져 살아 언제나 배고픈 곳 네 개가 전부여도 감당하지 못한 그 입 저 건너 섶. 문.새 섬에서 무얼 찾아 헤맸나.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음)

현대시조 202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