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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기, 좀 모자라는 어떤 선비 하나가 집안은 넉넉한지라 돈으로 벼슬을 사서 안동부사가 되었다. 그러나 도임하던 날부터 어리석음을 드러내어 아전들의 놀림감이되고 말았다. 어느날 사또가 저녁을 먹고 동헌 뜰을 거닐고 있었는데 마침 때가 삼월 초순인지라 등불조차 희미하므로 부사는 혼자말로 " 우리 고향에는 달도 밝아 놀기도 좋더니만 이곳 안동엔 어찌 달도 없는고? "하거늘 이때 한 아전이 근처에 있다가 뛰어나오며" 왜 여기에도 있기야 합지요. "" 그럼 어디에 있길래 안 보이느냐? "" 사와야 합니다. 괘 비싸긴 합니다만...."" 얼마나 주면 살 수 있을까? "" 작은달, 큰달이 있는데, 작은 달 값은 오백 냥이요. 큰 달 값은 천 냥입니다. "" 그럼 천 냥은 지금 없으니 오백냥으로 작은 달을 사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