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편지

임기종 2023. 11. 1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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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지체될까 목련화로 등을 켜고

급하게 서둘러서 개나리도 보냈어

행길이 환히 밝았네 저기 금방 오나봐.

 

여름

 

붓끝을 고른후에 진심(盡心) 듬뿍 묻히고

바람결에 글을 쓰니 속내가 절절(切切)하다

눈감고 읽는 글 위에 어리는 아지랑이.

 

가을

 

하고픈 말 하 많아서 하늘만 바라본다

속내를 다 밝히면 마음을 여시려나

낙엽에 일일이 적어 바람결에 날리자.

  

겨울

 

나 혼자 써 내려온 순백의 공간 위에

점점이 찍혀버린 지울 수 없는 흔적

흰 눈이 다시 내리길 또 한번 꿈을 꾼다.

 

속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정이나 일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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