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라트 만지는 인도에서 가장 가난해 전체인구의 60%가 절대빈곤층인 비하르州의 시골마을 가흘로우르에 사는 수드라 계급의 촌로이다. 그가 사는 가흘로우르마을은 광활하다 못해 질릴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힌두스탄 평원에서 드물게도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오랫동안 외부와 왕래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생년월일조차 알지 못하는 그는, 아마도 그가 스물 몇살쯤 되었을 1960년, 아내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무섭게 피를 흘렸지만 마을엔 치료할 약이 없었고, 병원에 가려면 읍내까지 나가야 되는데, 가장 가까운 읍내에 가려 해도 산을 돌아 88Km를 걸어야 했다. 피 흘리는 환자를 둘러메고 산을 둘러 갈 장사도 일손도 없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 속에서 남을 위해 하루의 생업을 포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의 아내는 죽었다. 남은 건 일곱살된 아들과 세살된 딸이었다. 그는 그 때를 회상하며,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고 했다. 그저 길이 없어서 그랬다는 생각뿐이었다. 읍내로만 갔으면 죽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만 들었다. 어찌 어찌 장례를 치르고 나서 그는 정을 들고 산의 바위를 쪼기 시작했다.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는 산 허리를 잘라 길을 만들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미친 짓이라 눈총만 주었다. 그러나 그는 하루 일을 마치고 매일 두 세시간 정도씩 어린애 손목만한 정 하나와 어른 주먹만한 망치 하나를 들고 20여년 동안 마을을 둘러싼 바위산을 뚫어, 1982년 마침내 마을과 읍내를 연결하는 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가 만든 길은 총길이 915미터, 평균 너비 2.3미터에 이르렀고, 최고 9미터 깊이까지 바위를 파냈다. (한겨레21. 199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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