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내겐 너무 예쁜 당신

임기종 2024. 11. 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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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젊은 말콤은 애인인 바브와 61백 피트나 되는 발루파스 산꼭대기에서 폭설을 만났다. 산장에서 밤을 새우고 눈 쌓인 미끄러운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어미 곰의 공격을 받았다. 은빛 털을 가진 굉장히 큰 곰이 바브를 덮쳤다. 순간 말콤은 바브를 밀쳐 눈 덮인 냇가 쪽으로 쓰러지게 하고 곰과 결투를 벌였다. 말콤은 곰의 앞발 공격 한 대에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드니 10 피트나 떨어진 곳에 바브가 내동댕이쳐진 것을 알았다. 곰은 얼굴을 땅쪽으로 돌린 채 눈 위에 죽은 듯 넘어져 있는 바브의 등을 물려는 찰나였다. 말콤은 지체할 수 없었다. 무서워할 겨를도 없이 허리띠에서 사냥용 칼을 빼들고 곰에게 달려들어 육중한 곰의 등에 매달려 목 부근에 칼을 박았다. 곰은 신음소리를 내며 말콤을 땅에 떨어뜨리고 얼굴을 발로 마구 긁어댔다. 말콤의 머리털은 가발처럼 홀랑 벗겨졌고 마지막 힘을 다해 곰의 코를 때리면서 의식을 잃었다. 바브의 필사적인 탈출로 병원에 옮겨진 뒤에야 의식을 되찾은 말콤은 중대한 수술과 함께 20여 번의 성형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루는 간호사가 붕대를 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 보았다. 팔의 근육을 떼어내 코를 만들고 다리에서 벗겨낸 피부로 얼굴을 덮은 자신의 얼굴을 보자 미칠 것 같았다. 그 날 이후 말콤은 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사랑하는 바브가 매일같이 전해 오는 편지에도 답장하지 않았다. 사고가 난지 6개월만에 말콤은 바브를 찾아갔다. 흉터투성이 얼굴에 팔은 깁스를 했고 온몸은 바싹 여윈 말콤을 바브는 여전히 변함없는 사랑으로 맞아 주었습니다. 결국 말콤은 바브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했다.

말콤에 관한 기사는 캐나다 전역에 퍼졌고 캐나다를 방문한 엘리자벳 여왕은 '용기의 별'이란 훈장을 수여했다. 사람들이 바브에게 자기를 살려 준 의무감 때문에 결혼했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고 전부터 그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것입니다. 외모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무슨 소용이 있어요. 흉터가 사람 됨됨이까지 바꾸는 것은 결코 아니니까요.“

 

외모가 훌륭하다고 사람을 칭찬하지 말고 외모가 볼품없다고 경멸하지 말아라. (구약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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