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북한산 숨은 벽

임기종 2025. 5. 20. 01:21
728x90

북한산 숨은 벽

 

백운대 끼고 돌아 인수봉 어디쯤에

부끄러워 숨은 듯한 바위가 있다기에

중력을 거스르면서 산에 올랐더니라.

 

멀리서 보기에는 돌덩이일 뿐인데

줄을 선 사람들이 땀 흘려 올라가고

계곡수 힘에 겨운지 깊은 숨을 토하더라.

 

올라선 백운대 옆 하늘 끝이 여긴가

눈앞에 구름이니 이승이 발아래라

신선이 이랬으려나 없는 수염 훑는다.

 

산길을 걷다보니 인수봉 우뚝하고

조화 속 숨은 벽은 아예 숨어 버렸다

도선사 범종소리가 색즉시공(色卽是空이르고.

 

무엇을 보기위해 절벽을 찾았을까

나서지 않으려고 숨어버린 비경에

가득한 욕심을 잘라 남겨두고 왔니라.

 

'현대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의 착시(錯視)  (0) 2025.05.22
화석정(花石亭)  (0) 2025.05.21
아~ 5.18  (0) 2025.05.18
님을 위한 행진곡  (0) 2025.05.18
불청객  (0)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