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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숨은 벽
백운대 끼고 돌아 인수봉 어디쯤에
부끄러워 숨은 듯한 바위가 있다기에
중력을 거스르면서 산에 올랐더니라.
멀리서 보기에는 돌덩이일 뿐인데
줄을 선 사람들이 땀 흘려 올라가고
계곡수 힘에 겨운지 깊은 숨을 토하더라.
올라선 백운대 옆 하늘 끝이 여긴가
눈앞에 구름이니 이승이 발아래라
신선이 이랬으려나 없는 수염 훑는다.
산길을 걷다보니 인수봉 우뚝하고
조화 속 숨은 벽은 아예 숨어 버렸다
도선사 범종소리가 색즉시공(色卽是空) 이르고.
무엇을 보기위해 절벽을 찾았을까
나서지 않으려고 숨어버린 비경에
가득한 욕심을 잘라 남겨두고 왔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