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붓대를 잡고 보니

임기종 2025. 12. 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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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대를 잡고 보니

 

시간이 삼경인데 만 갈래로 지운 시름

무서리 울음 쌓는 귀뚜리도 서글프고

가다가 막힌 물길은 흐를 줄을 몰라라.

 

바람도 없는 하늘 헛 빗질하는 대밭

부연끝 풍경소리 저도 잠이 들었나

눈썹달 시린 달빛만 사위(四圍)에 내려 앉네.

 

이리도 아린 시련 공염불로 남을까

닳아버린 붓 대궁을 힘주어 잡아본다

언제쯤 돌아 오려나 밤은 깊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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