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퐁테느 - 노인과 세 청년
여든 살 노인이 나무를 심었다.
'집을 짓는다면 몰라도, 그 나이에 나무를 심다니.'
이웃의 세 청년이 말했다.
정말 노인은 노망이 들었다.
'왜냐하면, 제발 너희들이 해보지,
이 수고의 어느 열매를 너희들이 거둘 수 있을까?
족장만큼이나 너희들이 늙어야 할 텐데
인생을 너희 것도 아닌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채워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제부터는 예전의 과오밖에는 생각하지 말라.
그 오랜 희망과 막연한 생각을 거침없이 버리라.
이것은 우리에게 해당되는 것,
너희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지.'
노인은 다시 일을 계속했다. 이룸은
늦게 오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운명의 여신은 창백한 손으로
너와 나의 앞날을 똑같이 가지고 논다.
우리의 종말은 짧다는 점으로 비슷해
우리들 중의 그 누가 맨 마지막으로
창공의 광명을 즐길 수 있을까?
단 일초라도 너희 것이라고 보장해 주는 순간이 있을까?
내 자손들이 즐길 이 나무 그늘은 내 덕분이지.
그래, 너희들은 현인이 남들의 즐거움을 배려해주는 것을 금하고 있지.
이것도 오늘 맛보는 과일이야.
내일도 난 그걸 즐길 수 있고, 앞으로도 그렇지.
나는 이제 너희들 무덤 위에 바치는 새벽 빛을 샐 수 있어.'
노인은 옳았다. 세 청년 중 하나는
아메리카로 가다가 항구에서 익사하고,
다른 하나는 출세하기 위해
공화국 군대에 입대했으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었다.
세 번째 청년은 그 자신이 접목하려던 나무에서 떨어졌다.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대리석 위에 새겨 놓았다.
지금의 이 이야기를.
*퐁테느(Jean de La Fontaine:1621__1695)는 프랑스인이면 누구나 다 국민학교 때부터 애독하는 우화시 240편을 남긴 고전주의 시대의 이채로운 존재다. 유복한 부르조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관직과 아내를 버리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려고 파리로 나와, 문학에 심취하여 불후의 명작 "우화시집(Les Fables)"을 내놓았다. 그는 생애를 통해 어떤 의무도 지기 싫어하는 에고이스트였으며, 그의 에고이즘은 타산에서 온 게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었기에 모든 사람들의 우정과 관대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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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치아 여영자
뿌리가 단단하면 흔들려도 그만이지
조금은 시리다 해도 바람 자면 그만이지
강풍에 산이 깎이듯이 무너지는 치아.
아래윗니 의지하며 부딪치며 사는 것도
때로는 힘이 되어 쓴맛 단맛 맛을 보며
그나마 그 재미 하나로 세상 건너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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