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고사성어와 시조 6

임기종 2023. 1. 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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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일척(乾坤一擲)

 

:하늘 건, :땅 곤, :한 일, :던질 척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결행함을 비유한다. 일척건곤( 一擲乾坤), 재차일거(在此一擧)와 같은 말로 한유(韓愈)의 시 과홍구(過鴻溝)에 나온다.

당나라 대문장가 한유가 홍구(하남성 내)를 지나다가 그 옛날 (B.C. 203), 한왕(漢王) 유방(劉邦)에게 건곤일척(乾坤一擲)을 촉구한 장랑(張良)진평(陳平)을 기리며 읊은 회고시 과홍구(過鴻溝)의 마지막 구절이다.

 

용은 지치고 범은 피곤하여 강을 나누니 龍疲虎困割川原

만천하 백성들의 목숨이 보존되는 도다 億萬蒼生性命存

누가 군왕에게 말머리를 돌리도록 권하여 誰勸君王回馬首

진정 건곤일척의 성패를 겨루게 했는가 眞成一擲賭乾坤

 

전쟁 3년 만에 진()나라를 멸하고(B.C. 206) 스스로 초패왕이 된 항우는 팽성(서주)을 도읍으로 정하고 의제(義帝)를 초나라 황제로 삼았다. 그리고 유방을 비롯해서 진()나라 타도에 기여한 유공자들을 왕후(王侯)로 봉함에 따라 천하는 일단 진정되었다. 그러나 이듬해 의제가 시해되고 논공행상(論功行賞)에 불만을 품어 온 제후들이 각지에서 반기를 들자 천하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항우가 제..()의 땅을 전전하면서 전영. 진여. 팽월(田榮陳餘彭越) 등의 반군을 치는 사이 유방은 관중(關中)을 합병한다. 이듬해 의제 시해에 대한 징벌을 구실로 56만의 대군을 몰아 단숨에 팽성을 공략했다. 그러나 급보를 받고 달려온 항우가 반격하자 유방은 아버지와 아내까지 적의 수중에 남겨둔 채 겨우 목숨만 살아 형양(하남성 내)으로 패주했다. 그 후 병력을 보충한 유방은 항우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계속하다가 홍구를 경계로 천하를 양분하고 싸움을 멈췄다. 항우는 유방의 아버지와 아내를 돌려보내고 팽성을 향해 철군 길에 올랐다. 이어 유방도 철군하려 하자 참모인 쟝량과 진평이 유방에게 진언했다.

한나라는 천하의 태반을 차지하고 제후들도 따르고 있지만 초나라는 군사들이 몹시 지쳐 있는데다 군량마저 바닥이 났습니다. 이야말로 하늘이 초나라를 멸하려는 하늘의 뜻이니 당장 쳐부숴야 합니다. 지금 치지 않으면 호랑이를 길러 후환을 남기는 꼴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마음을 굳힌 유방은 말머리를 돌려 항우를 추격했다. 이듬해 유방은 한신팽월 등의 군사와 더불어 해하(안휘성 내)에서 초나라 군사를 포위하고 사면초가(四面楚歌)작전을 폈다. 참패한 항우는 오강(안휘성 내)으로 패주해 자결하고, 유방은 천하 통일의 길로 들어섰다.

 

용맹한 용과 범도 지치면 무력하니

때 맞춰 공략해야 제압할 수 있다오

충신의 말 한마디가 국운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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