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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게 하는 말
이 보게 이 친구야 자네 날 모르겠나
함께 한 그 세월이 이리 오래 됐지만
여지껏 망설이던 말 오늘은 해야겠네.
언제나 내가 자넬 제일 많이 봤는데
자네는 눈치보기 여념(餘念)이 없었잖아
나한테 관심도 없는 남을 걱정하면서.
스스로 칭찬하면 모자라다 할까봐
남 일엔 울어줘도 내 아픔 참아왔어
자신을 사랑하는 게 매사 우선인데도.
어쩌다 실수하면 또 하지 않으려고
몇 번을 되새기다 그 아픔도 컸었지
그 깐 일 사소한 거야 눈감으면 될 것을.
완벽이 뭣이라고 용납 못한 허점들
그 허점 없애려고 좀생이로 살았어
그러다 상처를 얻어 가슴앓이 했었고.
행여나 나 때문에 상대가 서운할까
남들이 싫어하면 나도 그건 싫었어
제 그릇 못 챙기면서 남 걱정을 했다니.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나도 몰라
숨 쉬는 이 순간에 쥐고 있는 이것이
자네가 가진 전부야 시방에야 알겠지.
부귀는 헛것이요 명예도 부운(浮雲)이라
비교는 오만(傲慢)이니 내 것이 최고더군
손아귀 움켜 쥔 지금(只今) 꼭꼭 쥐고 살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