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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와 황진이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엇는다
홍안을 어디 두고 백골만 뭇쳣는다
잔잡아 권하리 업스니 글을 슬허 하노라. (임제)
관습에 매인 세상 박차고 나가셨소?
천기(賤妓)의 무덤위에 술잔을 올리다니
예술에 반상(班常)없구려 당신이 한량이오.
십여세 연상 여인 만난 적도 없는데
무엇에 끌리셨소 진정이 통하셨소?
관직도 내치셨구려 당신이 한량이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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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임제(林悌)가 평안평사로 부임하던 길에 개성(송도)에 들려 황진이를 찾는다.
그러나 11세 위인 황진이는 이미 고인이 된 뒤였다.
임제가 황진이 무덤을 찾아가 술잔을 올리며 노래한다.
훗날 이 일로 임제는 관직을 박탈당하고 얼마 있다가 임종을 맞는데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내가 이같이 좁은 나라에 태어난 것이 한이로다’
하고 눈을 감았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