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낙타에 짐을 싣고 다니며 장사를 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날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다 심한 모래 바람을 만나 그만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저는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형지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모래 위를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나 작렬하는 태양 아래 달아오른 모래밭은 몸속에 남아 있는 수분마저 핥아 갔습니다. 준비해 간 물은 동이 나고 최후의 수단으로 전 동고동락을 한 낙타를 죽여 물을 얻었습니다. 그것도 잠시뿐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었습니다.
길은 나타나지 않았고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리 찾아봐도 볼 수 없었습니다.
더위와 갈증과 허기로 더이상 한 발짝도 움직이기 힘든 지경에 이르러 전 그만 살을 익히는 모래판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잠시 후 희미하게나마 정신이 들어 주위를 다시 둘러봤습니다. 그런데 아른거리는 물체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사력을 다해 기어갔습니다. 그 곳에는 물 펌프가 있었고 손잡이에 이런 쪽지가 있었습니다.
"이 펌프에 물을 붓고 펌프질을 하면 달고 시원한 물이 끝없이 나옵니다."
갈증 나는 사람에게 이런 잔인한 말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혀끝에 찍어 바를 한 방울의 물도 없는 사막에서 어떻게 펌프에 부을 물을 구해 부으란 말인가? ’
하며 실망한 제가 하늘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절규하며 펌프 아래 모래 둑을 발로 찬 순간 모래가 공중에 뿌려지면서 왠 종이쪽지 한 장이 펄럭이며 땅에 떨어졌습니다.
"옆 바위 밑에 있는 물병의 물을 가져다가 펌프에 붓고 물을 얻으시오,"
이 글을 읽는 순간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힘이 솟구쳤습니다. 바위 밑에는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해 둔 물병에 물이 담겨져 있었으며 또 한 장의 쪽지가 씌어져 있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떠날 때 병에 물을 채워 쪽지와 함께 묻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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