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아야꼬(曾野綾子)의 아름답게 늙는 지혜(智慧)
소노 아야코 (曾野綾子)는 1931년생으로 그녀가 쓴 '계로록(戒老錄)-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책은 그녀가 노인이 되어 경험을 쓴 것이 아니라 39세 때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메모로 시작했다고 한다.
초판은 1972(42세) 두번째 10년 후인 1982(52세)때, 그리고 세 번째 서문은 1996년(66세)에 중판을 내면서 거듭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녀가 권하는 계로록의 노년기 마음가짐 몇 구절을 소개한다.
-자신의 고통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 말라.
젊음을 시기하지 말고 젊은 사람을 대접하라.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하라.
손자들에게 무시당해도 너무 섭섭해 하지 말라.
-신변의 일상용품은 늘 새것으로 교체하라.
여행지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여행은 많이 할수록 좋다.
체력. 기력이 있다고 다른 노인들에게 뽐내지 마라.
- 새로운 기계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힐 것.
먼저 포기하고 사용법이나 설명서를 읽어 보려고도 않고 미리 포기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그대로가 좋다며 기계를 거부한다.
처음부터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노화의 전형이다.
-평균수명에 오르면 공직에 오르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70세 이상이면 솔직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
이념이 아무리 높고 깨끗하다고 해도 정치처럼 책임이 큰일은 나서지 않는 게 본인아나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길이다.
자신만 모르는 치매기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50 이 넘으면 젊은 나이가 아니므로 항상 젊은이들에게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노인이라는 사실을 실패의 변명거리로 삶지 않을 것.
'노인이니까' '노인에게 무슨 말인가' 따위의 생각은 버려라.
노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처음부터 사회적 계약에 기본을 둔 관계는 피해야한다.
책임을 회피해도 안된다. 잘못을 인정해야하고 일이 느리면 임금도 느린 만큼 반만 받아야한다.
노인이라는 걸 내세워 대우받으려 한다면 오산이다.
건망증이나 허리의 불편함을 일일이 드러내는 일도 자기의 변명에 불과하다.
-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
일반적으로 물건을 하나 사면 하나를 버리는 게 맞다.
자꾸 물건이 쌓이면 집안의 공기도 나빠진다.
쓸모없는 것을 버리고나면 공기가 많아져 젊어지는 효과도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새걸 사면 뭘해.. 라는 생각은 자신을 더욱 고루하게 만든다.
신변소품은 가급적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정체된 자신에 활기를 준다.
-거지 근성을 버려라
노인들 사이에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을 어떤 템포로 쓰는 것이 비참한 여생을 보내지 않는 방법일까에 매달리다가 갖고 있는 돈을 쓰지도 않고 궁색하게 살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
90세까지의 계산으로 다 써버린다는 요량으로 그 후는 내 알바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나마 능력이 된다고 하면 사회가 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고 보자라는 거지근성은 버리는 게 자기를 위해서도 좋다.
-화초 가꾸는 일만 하면 빨리 늙는다.
화초는 안이한 대지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거기에 비해 인간의 마음을 상대하는 일은 흔들리는 통나무 위를 걷는 격이다. 흔들리는 통나무는 심리적 반응, 튼튼하고 유연한 허리와 다리, 유연한 관절이 없으면 건널 수 없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더불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새삼 이제와 철학책을 읽고 세익스피어를 읽으면 무슨 소용이야...라는 사람이 있다.
세익스피어 작품 속에 함축된 의미를 알게 되는 건 노년에만 누리는 특권이기도 하다.
세계정세든 세익스피어든 도전하라.
-뭔가 이루지 못한 과거가 있더라도 실패라던가, 유감이라는 말은 하지말자. 깨끗한 집에서 뽀송한 이불을 덮고 균형있는 식사를 했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사랑도 알게 되고, 자유롭게 다니며, 여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를 했고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았다면 인생의 대성공이다.
그런 계산이 불가능한 사람은 도대체 그 나이가 되도록 뭐했냐는 비난도 싸다..
-친구가 먼저 죽더라도(아내가 먼저 가더라도) 태연할 것.
사람 나름이지만 친구의 죽음에 별로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이들이야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겠지만 노화란 그런 느낌마저 덜 느끼게 하는 쓸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와 몇십년 동안 같이 지내주고 살아줘서 고마워~라고 마음으로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지나간 이야기는 정도껏 한다.
'옛날에 미남이었다' '예전에 잘 나갔다' '옛날에 여자들한테 한 인기를 했지...' 라는 이야기는 웃기기 위해 잠시하는 외에는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반복되는 옛날이야기는 지치게 하거나 관심을 나로부터 잃게 한다.
-비바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강풍이나 호우가 내리는 날은 노인뿐 아니라 다들 외출을 삼간다.
노인이라고 해서 자연현상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
약속이 있는데 비 비람이 다소 분다고 약속을 취소하거나 하진 말라는 얘기다. 가끔은 노인에게도 어느 정도의 자극은 필요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자.
새벽에 일어나 우두커니 앉아있는 노인을 본다는 건 식구들에게도 좀 그렇다. 아니면 할머니의 이부자리가 새벽에 텅 비어 있다면 그것도 허전할 것이다. 되도록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허전할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화 되었다면 한탄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의 자유로운 시간을 마음껏 즐기면 되니까.
-살만큼 살았고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는 해두자. 어차피 죽음도 누구나 겪게 될 삶의 일부이다.
죽음에 대한 마음의 선택도 당사자의 목이고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길섶의 풀 한 포기나 담쟁이의 보잘것없는 단풍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떤 처지에도 마음을 열면 감동할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정성으로 그걸 잘 찾아내어 음미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이런 걸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서 좋았다' 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늙어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최후는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한 입이라도 자연스레 자신이 직접 먹게끔 한다.
음식을 입에 대지 않을 때는 자꾸 한 입이라도 권한다.
점적주사(관을 통해 음식을 주입시키는 행위) 만은 금하는 것이 좋다.
인간이 왔다가 자연스레 죽는 것이 이치이다.
죽음에 대해 일상에서 늘 편안하게 생각하며 친숙해지는 준비를 하자.
어머니로부터 와서 한세상 잘살고 이제 어머니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니까.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이다.
나이가 벼슬도 이력도 아니다. 노인은 더 어린 사람들에게 본이 되는 모범답안이어야 한다. 모범은 과시도 뻐김도 안된다.
노인은 생의 마지막까지 서서히 자신을 줄여 나가야 하는 겸손의 시대이다.
"戒老錄"(曾野綾子지음) 중에서 일부내용을 첨삭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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