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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재(默齋) 홍언필(洪彦弼)과 그 아들 인재(忍齋) 홍섬(洪暹) 부자(父子)가 다 같이 정승판서에 올라 영화를 누렸다.
아들 홍섬이 계집종들을 즐겨 상관 하더니 하루는 여름밤에 여러 여종들이 흩어져 대청마루에서 자고 있을 때, 며느리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나체 그대로 방을 나와 여러 여종 가운데를 엉금엉금 기어 다니며 그가 늘 사통(私通)하여 오던 여종을 더듬어 찾는데, 그때 마침 그의 아버지 홍언필이 잠이 깨어 대청마루 쪽을 바라보다가 부인에게 말하기를,
"나는 섬(暹)이가 이미 장성한 줄 알았더니 이제야 비로소 엉금엉금 기는 방법을 배웠구려."
하고 탄식하였다. 아들 홍섬이 이 말을 듣고 놀라고 부끄러워 방안으로 달아났다.
대개 어린아이가 서지 못 하고 기어서 무릎으로 다니기 때문에 하는 말인데, 한때 이 이야기를 전하여 듣는 사람이 모두 배를 잡고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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