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9 2

육담(肉談). 재미는 지들이 보고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절이 한 채 있었다. 그 절 뒷마당에는 감나무가 서너 그루 있는데, 가을이 되자 붉은 감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렸다. 어느 날 나무꾼이 지나가다가 이를 보고 마침 배도 고프고 하여 슬그머니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먹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젊은 중 하나가 여자를 데리고 뒤뜰로 내려오더니 감나무 밑 수풀 속에 앉는 것이었다. 가만히 눈치를 보니 불공을 드리러 온 여자를 젊은 중이 꾀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중이 뭐라고 말하자 여자가 대답했다."안 돼요. 암만 말씀하셔도 난 과부니까 온 동네의 입길에 오르내릴까 무서워요."그러자 중이 태연스럽게 받아 넘기며 말했다. "그런 실수는 안할 거요. 이승에서의 쓸데없는 걱정일랑 다 걷어치우고 부처님께서 점지하신 즐거움을 누리는 게 좋을 거요..

해학과 재치 00:28:39

늙는 자의 기도(祈禱)

늙는 자의 기도(祈禱) 모르고 왔다 해도 간 뒤에는 어떨까한 백년 이룬 궤적(軌跡) 흔적조차 없다면편도(片道)만 허락 받은 터 아쉬움을 어쩌나. 옹고집 한 바가지 욕심도 한 바지게붙들고 산 업(業)들이 돌아보니 이뿐인데지나간 나의 찰나(刹那)가 기억되게 하소서. ※ 업(業):몸(身).입(口).뜻(意)으로 짓는 말, 동작과 생각,그리고 그 인과를 의미함. 업은 짓는다는 뜻※ 찰나 (刹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현대시조 00: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