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잠언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9. 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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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초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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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이 명 희

 

 

묵언을 쌓고 있는 힘이 든 침묵의 늪

먼 발치 다가선 그림자 잡다가 허방 짚는

공허한 웃음소리가 통증을 일으킨다.

 

 

욕심으로 포장된 맘 어깃장을 놓는다

허기진 마음 자락 채울 길이 없다며

골짜기 깊은 늪 속에서 속 울음 쏟아낸다.


하늘이 흐릿하니 땅도 우울하다

문설주 기대앉아 고요의 껍질을 벗기며

포물선 그리는 하루 분꽃 씨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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