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세계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1. 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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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 늦게 핀 여름의 장미

 

오직 한 송이 피어남아 있는

늦게 핀 여름의 장미여,

아름다운 벗들은 모두 다

빛 바래어 떨어지고 이제는 없다.

붉고 수줍은 빛깔을 비추면서

서로 한숨을 나누고 있다.

벗이 되어 주는 꽃도 없고

옆에 봉오리진 장미조차 없다.

 

쓸쓸하게 줄기 위해서

시들고 말아서야 될 노릇이랴.

아름다운 벗들 모두 잠들었으매

가서 너도 그들과 함께 자거라.

그러기 위해 너의 잎을 잠자리에

나는 정성껏 뿌려 주리라.

너의 벗들이 향내조차 없이

누워 있는 그 근방에다.

 

네 뒤를 따라 나 또한 곧 가리니

벗들과의 사귐도 바래지고

빛나는 사랑의 귀한 굴레로부터

구슬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사라질 때

진실된 사람들 숨져 눕고

사랑하는 사람들 덧없이 사라질 때,

침울한 세상에 오직 혼자서

아아! 누가 길이 살 수 있으랴?

 

*무어(Thomas Moore:1779__1852)는 아일랜드의 국민 시인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며 시인 바이런과의 친교는 '바이런 전기'로 발표되어 남아 있다.

그의 시집'Irish Melodies'는 아일랜드의 민요를 널리 모은 위대한 작업이다.

이 작품은 친구들에게서 떨어져 쓸쓸하게 홀로 남아 피어 있는 아름다운 장미를 노래하면서 인생의 무상감을 노래한 것이다. 친구나 연인 등 육신의 사랑에 에워싸여 즐겁게 지내는 것도 잠시 동안의 일로서, 인생의 황혼에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될 이별의 슬픔을 감상적으로 노래하고 있는 작품으로서 아름다운 멜러디와 더불어 널리 애창되고 있는 유명한 가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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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金蓮꽃을 만나러 허 일

 

지금은 아니라고 아직은 아니라고

노을지는 거긴 말고 갈 곳이 있노라고

인취사 仁翠寺 금연 金蓮꽃을 만나러 단장 短杖이 날 이끌어……

 

거기, 일주문一柱門도 없는 허름한 옛 절집에

적막寂寞이 하 무거워 탑도 눈을 감았는데

여래如來가 들어보이신 그 꽃 이 중생衆生은 눈물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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