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

고사성어와 시조 16

임기종 2023. 1. 24. 05:57
728x90

曲學阿世(곡학아세)

:굽을 곡. :학문 학. :아첨할 아. :인간세대 세.

 

학문을 굽혀 세속(世俗)에 아첨한다는 뜻,

정도(正道)를 벗어난 학문으로 사람에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

 

비슷한 말로 御用學者(어용학자)가 있다.史記(사기) 儒林傳(유림전)에 나오는 말이다.

()나라 6대 황제 景帝(경제:B.C. 157141)는 어진 선비를 찾다가 산동에 사는 轅固生(원고생)이라는 시인을 등용하기로 했다. 그는 당시 90세의 고령이었으나 직언을 잘하는 대쪽같은 선비로 유명했다. 그래서 사이비 학자들이 원고생을 중상 비방하는 상소를 올려 그의 등용을 극력 반대했으나 황제는 끝내 듣지 않았다. 당시 원고생과 함께 등용된 소장 학자가 있었는데, 그 역시 산동 출신으로 공손홍 公孫弘이라고 했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늙은이라고 깔보고 무시했지만 원고생은 전혀 개의치 않고 공손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학문의 正道(정도)가 어지러워져서 俗說(속설)이 유행하고 있네. 이대로 내버려두면 유서 깊은 학문의 전통은 결국 邪說(사설)로 인해 그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말 것일세. 자네는 다행히 젊은데다가 학문을 좋아하는 선비란 말을 들었네. 그러니 부디 올바른 학문을 열심히 닦아서 세상에 널리 전파해 주기 바라네. 결코 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히어(曲學:곡학)’ 세상 속물들에게 아첨하는 일(阿世:아세)’이 있어서는 안 되네.”

원고생의 말이 끝나자 공손홍은 몸둘 바를 몰랐다. 절조를 굽히지 않는 고매한 인격과 학식이 높은 원고생과 같은 눈앞의 泰山北斗(태산북두)를 보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공손홍은 당장 지난날의 무례를 사과하고 원고생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학벌과 인간성은 비례하지 않더라

권력에 눈이 멀어 자신을 저버리면

세인(世人)에 욕을 먹는다 상갓집 개 같다고.

 

'한자(漢字)'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사성어와 시조 18  (1) 2023.01.28
고사성어와 시조 17  (0) 2023.01.26
고사성어와 시조 15  (0) 2023.01.21
고사성어와 시조 14  (1) 2023.01.19
고사성어와 시조 13  (1)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