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테고리/내가 좋아 하는 시. 시조

내가 좋아 하는 시조

임기종 2023. 7. 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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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 하는 시조 1

 

동짓달 기나긴 밤을 - 황진이

 

동지(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동짓달 외로운 밤 그 반()을 뚝 잘라서

내님과 함께 하던 이불 속에 묻었다가

임께서 오신날 밤에 길게 늘여 지내리.

 

저는 이 시를 너무 좋아 합니다.

시간을 잘라내어 둘만의 사랑 공간에 묻었다가

짧아서 간절한 그때 시간을 연장하려고 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섞였어도 거부감이 없습니다.

과연 누가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좋아 하는 시조 2

 

사랑이 거즛말이 김상용

 

사랑(思郞)이 거즛말이 임 날 사랑(思郞) 거즛말이

꿈에 와 뵌닷 말이 긔 더욱 거즛말이

날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오리

 

날 사랑 한다는 말 모두 거짓입니다

꿈속에 오겠다니 그건 더 못 믿어요

님 그려 잠 못 자는 데 누구 꿈에 오나요.

 

 

김상용(金尙容, 1561~1637) : 자는 경택(景澤), 호는 선원(仙源), 본관은

안동(安東), 선조 13년 문과에 급제하여 춘추관(春秋館) 검열(檢閱)이 되

었다. 인조 10, 우의정에 올랐고, 인조 14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족(王族)을 모시고 강화도(江華島)로 피난갔다가 이듬해 강화도가 함락

되자 화약을 품고 남문(南門) 위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자결함.

저서로 오륜가(五倫歌) 25수와 훈계자손가(訓戒子孫歌) 9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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