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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를 대신하여
옛날에 어머니에게 효성이 아주 지극한 왕이 있었다. 나라도 잘 다스렸는데, 백성들이 법을 반드시 지키도록 형벌을 엄하게 했다. 법을 어기는 자는 누구든지 잡아다가 40대씩 매를 쳤다. 이른바 태형이다. 그러자 나라의 질서가 제대로 잡혔다. 그런데 어느 날, 공교롭게도 왕의 어머니가 범죄를 저질러서 왕 앞에 붙들려왔다. 신하들과 백성들은 저마다 근심스러운 얼굴로 저 효성이 지극한 왕이 이제 자기 어머니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에 어머니라고 봐준다면 모처럼 세운 이 나라의 공의와 질서는 와르르 무너져 버릴텐 데. 어찌될 것인고?’하고 걱정을 했다. 재판장 자리에 앉은 왕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가 한참만에야 무겁게 입을 열어 명령했다.
“저 여자를 기둥에 묶어라! 그리고 법대로 40대를 매우 쳐라!”
다들 깜짝 놀랐다. 어쩔 줄을 몰라 벌벌 떨었다. 그러나 왕의 명령이니 안칠 수가 없었다. 막 치려는 순간, 갑자기 왕이 달려들어 자기 옷을 다 벗고 어머니를 꽉 껴안았다. 어머니를 대신하여 40대의 매를 고스란히 다 맞았다. 왕의 등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이렇게 해서 왕이 나라의 공의를 드높이 세웠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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