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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林悌)와 황진이 (黄真伊)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엇난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白骨)만 묻혔는고
잔(盞)잡아 권할 이 없으니 이를 슬퍼하노라 -백호 임제(白湖 林梯)
동지(冬至)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황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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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白骨)로 누운 임께 술 한잔 올리시고
관직 박탈 수모 겪은 그 어른 그릇 크다
선비가 이런 정(情)없이 무슨 글을 쓰리오.
화담 박연폭포 명월(明月)이 송도삼절(松都三絶)
그중에 동짓달 긴긴 밤을 끊어 이은 이 있으니
시공(時空)을 초월한 정념(情念) 고운임이 그녀라.
세상을 주유천하 한량처럼 사시다가
돌아가 누울 적에 한마디 남겼으니
‘이렇게 속 좁은 나라에 태어난 게 한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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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의 호: 명월(明月)
3장 마지막 절은 임제가 임종시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