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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임기종 2013. 7. 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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採根談

채근담(菜根譚)-제사

1. 채근담(菜根譚) 전집1장/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을 취하지 말라.

2. 채근담(菜根譚) 전집2장/ 군자는 세상을 꾸밈없이 살 뿐, 능란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3. 채근담(菜根譚) 전집3장/ 군자는 오히려 자기의 재능을 감추어 알려지지 않게 한다.

4. 채근담(菜根譚) 전집4장/ 권무술수는 결국에는 사람을 망친다, 알고 있더라도 행하지라.

5. 채근담(菜根譚) 전집5장/ 귀에 거슬리고 마음에 꺼리는 말이 나를 옥돌과 같이 만든다.

6. 채근담(菜根譚) 전집6장/ 하루를 살아도 기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7. 채근담(菜根譚) 전집7장/ 지극히 덕이 높은 사람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8. 채근담(菜根譚) 전집8장/ 천지는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정지하는 일이 없다.

9. 채근담(菜根譚) 전집9장/ 깊은 밤에 홀로 앉아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진심을 알 수 있다.

10.채근담(菜根譚) 전집10장/성공 후에는 꼭 반성하고, 실패한 후라도 포기해서는 안된다.

11.채근담(菜根譚) 전집11장/지조는 담백으로 다듬어지고, 호사로 인해 잃는다.

12.채근담(菜根譚) 전집12장/사는 동안 불평을 듣지 말고, 훗날 은택을 기억하게 하라.

13.채근담(菜根譚) 전집13장/좁은 길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은 가장 좋은 처세이다.

14.채근담(菜根譚) 전집14장/물욕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15.채근담(菜根譚) 전집15장/친구를 사귐에도 반드시 의협심을 가져야 한다.

16.채근담(菜根譚) 전집16장/즐김은 분수를 넘지 말고, 노력은 분수를 줄이지 말라.

17.채근담(菜根譚) 전집17장/남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기초가 된다.

18.채근담(菜根譚) 전집18장/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공로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19.채근담(菜根譚) 전집19장/명예를 독점하지 말고, 부끄러움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

20.채근담(菜根譚) 전집20장/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일하면 귀신도 그를 해칠 수 없다.

21.채근담(菜根譚) 전집21장/가정에는 참된 부처가 있고 일상생활에는 참된 도사가 있다.

22.채근담(菜根譚) 전집22장/바람에 흔들리는 등불보다는 불 꺼진 재 속의 불씨가 낫다.

23.채근담(菜根譚) 전집23장/악행은 너무 엄하게 책망 말고, 선행은 지나치게 권치 말라.

24.채근담(菜根譚) 전집24장/깨끗함은 더러움에서 생겨나고 밝음은 어둠에서 생겨난다.

25.채근담(菜根譚) 전집25장/자랑하기 좋아하고 교만한 것은 모두가 객기이다.

26.채근담(菜根譚) 전집26장/일에 임할 때는 언제나 사후에 후회할 것을 분별해야 된다.

27.채근담(菜根譚) 전집27장/산림녹수에 있더라도 천하를 잊어서는 안된다.

28.채근담(菜根譚) 전집28장/과실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받지 않으면 인덕이다.

29.채근담(菜根譚) 전집29장/지나치게 깔끔하면 남에게도, 세상에도 도움이 안된다.

30.채근담(菜根譚) 전집30장/성공 일의 성공이 절정기에 있을 때는 그 일의 끝을 생각하라.

31.채근담(菜根譚) 전집31장/각박하게 구는 부자의 행위는 거지의 구걸보다 못하다.

32.채근담(菜根譚) 전집32장/낮은 곳에 있어 보아야 높은 데가 위태로운 것을 안다.

33.채근담(菜根譚) 전집33장/도덕과 인의는 마음에서가 아니라 몸에서 이루어진다.

34.채근담(菜根譚) 전집34장/이욕보다 더 근본적으로 마음을 해치는 것은 아집이다.

35.채근담(菜根譚) 전집35장/인정은 손바닥 뒤집듯 변하기 쉽고 인생의 행로는 험하다.

36.채근담(菜根譚) 전집36장/소인을 미워하지 않는 것과 군자를 예로 대하는 것은 어렵다.

37.채근담(菜根譚) 전집37장/순박함을 지키고 경박함을 물리쳐라.

38.채근담(菜根譚) 전집38장/악마를 항복시키려거든 먼저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겨라.

39.채근담(菜根譚) 전집39장/사악한 자를 사귀는 것은 나쁜 종자를 파종하는 것과 같다.

40.채근담(菜根譚) 전집40장/도리에서 한 번 뒷걸음치면 도리로부터 아주 멀어지고 만다.

41.채근담(菜根譚) 전집41장/일은 너무 끈질기게도 너무 간단하게도 처리해서는 안된다.

42.채근담(菜根譚) 전집42장/군자는 재력이나 지위에 의해 농락당하지 않는다.

43.채근담(菜根譚) 전집43장/남보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남보다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44.채근담(菜根譚) 전집44장/배우는 자는 기력을 모아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45.채근담(菜根譚) 전집45장/욕정에 마음을 빼앗기면 눈앞의 도리도 천리 밖으로 보인다.

46.채근담(菜根譚) 전집46장/만약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 곧 욕망의 세계이다.

47.채근담(菜根譚) 전집47장/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꿈을 꾸는 혼魂까지도 화평하다.

48.채근담(菜根譚) 전집48장/병은 안 보이는 곳에서 생겨나서 이윽고는 외부에 나타난다.

49.채근담(菜根譚) 전집49장/가장 불행한 사람은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다.

50.채근담(菜根譚) 전집50장/선인에게는 관대한 것이 좋고, 악인에게는 엄한 것이 좋다.

51.채근담(菜根譚) 전집51장/남에게 베푼 일은 잊어 버리고, 신세 진 일은 잊지 말라.

52.채근담(菜根譚) 전집52장/스스로 계산하는 베풂은 한 푼의 가치도 없다.

53.채근담(菜根譚) 전집53장/자기 마음대로 남을 모두 순하게 할 수는 없다.

54.채근담(菜根譚) 전집54장/마음이 깨끗해야 책을 읽고 옛 도를 배울 수가 있다.

55.채근담(菜根譚) 전집55장/원망받는 유능한 자보다는 인생을 즐기는 무능한 자가 낫다.

56.채근담(菜根譚) 전집56장/책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자의 노예이다.

57.채근담(菜根譚) 전집57장/인간 본성의 참된 글을 불완전한 책 속에 묻어 버리지 말자.

58.채근담(菜根譚) 전집58장/일이 잘 풀려 나갈 때 뜻밖의 슬픔이 생기는 법이다.

59.채근담(菜根譚) 전집59장/권력으로 얻은 부귀영화는 꽃병의 꽃처럼 금방 시든다.

60.채근담(菜根譚) 전집60장/좋은 생각이 없다면 백 년을 살아도 하루를 못산 것과 같다.

61.채근담(菜根譚) 전집61장/가을의 기운만 있고 봄날의 정이 없는 사람이 외곬이다.

62.채근담(菜根譚) 전집62장/평판을 얻으려는 자는 실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63.채근담(菜根譚) 전집63장/그릇의 물은 가득차야 넘친다.

64.채근담(菜根譚) 전집64장/만용한 자는 만세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65.채근담(菜根譚) 전집65장/어두운 생각은 대낮에 등장하는 귀신과 같다.

66.채근담(菜根譚) 전집66장/명예도 지위도 없는 사람의 줄거움이 참된 즐거움이다.

67.채근담(菜根譚) 전집67장/악행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선해질 가능성이 있다.

68.채근담(菜根譚) 전집68장/무사한 날에도 위급을 대비하면 하늘도 그를 어찌할 수 없다.

69.채근담(菜根譚) 전집69장/옹졸한 사람은 고인 물과 같아서 사물을 생육시킬 힘이 없다.

70.채근담(菜根譚) 전집70장/기쁜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면 행복은 절로 온다.

71.채근담(菜根譚) 전집71장/열 마디 말 중에 잘못된 한 마디 때문에 비난을 듣는다.

72.채근담(菜根譚) 전집72장/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받는 복도 두텁고 은총도 오래간다.

73.채근담(菜根譚) 전집73장/욕망을 안고 걸음을 내디디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뿐이다.

74.채근담(菜根譚) 전집74장/괴로움도 겪고 즐거움도 맛보면서 얻은 행복은 영원하다.

75.채근담(菜根譚) 전집75장/마음을 비우고 진리와 정의가 들어와 살게 하라.

76.채근담(菜根譚) 전집76장/지나치게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77.채근담(菜根譚) 전집77장/한평생을 두고 마음의 병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78.채근담(菜根譚) 전집78장/무욕의 마음을 보물로 여긴 것은 세속을 초월하고 싶음이다

79.채근담(菜根譚) 전집79장/정욕과 의식은 마음 속에 머무는 도둑이다.

80.채근담(菜根譚) 전집80장/전날의 과실을 후회하느니 훗날의 실패를 예방함이 좋다.

81.채근담(菜根譚) 전집81장/인품은 치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질구레하면 못쓴다.

82.채근담(菜根譚) 전집82장/바람이 불면 소리가 나지만 후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83.채근담(菜根譚) 전집83장/설탕을 쳐도 달지 않고 소금을 쳐도 짜지 않는 사람이 되라.

84.채근담(菜根譚) 전집84장/비록 곤궁에 빠졌다하더라도 몸까지 가볍게 버리진 말라.

85.채근담(菜根譚) 전집85장/시간이 있을 때 빈둥거리지 않으면 바쁠 때에 즐길 수 있다.

86.채근담(菜根譚) 전집86장/마음이 움직이거든 그 즉시 깨닫고 깨달았으면 얼른 고쳐라.

87.채근담(菜根譚) 전집87장/쉴 때 생각하는 바가 맑으면 마음의 참모습이 보인다.

88.채근담(菜根譚) 전집88장/괴로운 가운데서도 즐기는 것이 마음의 참 기능이다.

89.채근담(菜根譚) 전집89장/제 몸을 던져놓고 회의에 빠지면 제 뜻도 부끄러움을 당한다.

90.채근담(菜根譚) 전집90장/하늘이 복을 박하게 한다면 덕을 후하게 하여 대항하라.

91.채근담(菜根譚) 전집91장/간사한 자는 화를 피하려 하지만 하늘은 그 점을 밉게 본다.

92.채근담(菜根譚) 전집92장/사람을 보려거든 그 후반생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93.채근담(菜根譚) 전집93장/권세를 휘두르며 은혜를 판다면 그 자는 의관을 갖춘거지다

94.채근담(菜根譚) 전집94장/자손의 행복을 생각하고 그 허물어지기 쉬움을 생각하라.

95.채근담(菜根譚) 전집95장/군자가 변절하는 것은 소인이 회개하는 것만 못하다.

96.채근담(菜根譚) 전집96장/잘못을 나무랄 때는 마치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이 하라.

97.채근담(菜根譚) 전집97장/자기 마음을 항상 넓게 가지면 천하에 험악한 생각이 없다.

98.채근담(菜根譚) 전집98장/지조를 지키되 엄격함을 드러내지 마라.

99.채근담(菜根譚) 전집99장/역경에서의 고통은 모두 약이 된다.

100.채근담(菜根譚) 전집100장/욕망의 불꽃은 결국엔 자기 자신을 태워 버린다.

101.채근담(菜根譚) 전집101장/마음이 진실하면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한다.

102.채근담(菜根譚) 전집102장/최선의 경지는 신기한 것이

채근담(菜根譚)전집91장-과 제대로 어울린 것이다.

103.채근담(菜根譚) 전집103장/만물이 모두 나와 일체인 것이 참된 자아이다.

104.채근담(菜根譚) 전집104장/즐거움은 대개 몸을 망치니 반쯤 줄이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105.채근담(菜根譚) 전집105장/남의 지난 과실을 책망하지 말고, 악행을 기억하지 말라.

106.채근담(菜根譚) 전집106장/처신이 지나치게 신중하면 세상과 어울리지 못한다.

107.채근담(菜根譚) 전집107장/천지는 영원히 존재하지만 몸은 두번 다시 태어날 수 없다.

108.채근담(菜根譚) 전집108장/원수는 은혜와 대비시키기 때문에 나타난다.

109.채근담(菜根譚) 전집109장/늙어서 생기는 질병은 모두 젊었을 때의 응보이다.

110.채근담(菜根譚) 전집110장/새사람을 사귀느니 옛 친구의 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111.채근담(菜根譚) 전집111장/공평한 의견을 거역하면 두고두고 수치를 당하게 된다.

112.채근담(菜根譚) 전집112장/뜻을 굽혀 칭찬을 듣느니 뜻을 지켜 미움을 받는 편이 낫다.

113.채근담(菜根譚) 전집113장/친구의 과실을 보게 되면 방치해서는 안된다.

114.채근담(菜根譚) 전집114장/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말며, 누가 안 보더라도 속이지 말라.

115.채근담(菜根譚) 전집115장/단 한 번의 식사 대접이 평생의 감사로 남을 수도 있다.

116.채근담(菜根譚) 전집116장/은신자는 탁류에 몸을 맡기며 몸을 움츠린다.

117.채근담(菜根譚) 전집117장/새싹이 트는 사연은 낙엽이 질 때부터 시작된다 .

118.채근담(菜根譚) 전집118장/오래도록 스스로 고립되는 것은 지조가 아니다.

119.채근담(菜根譚) 전집119장/분노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누를 범치 말라.

120.채근담(菜根譚) 전집120장/한쪽만을 믿다가 교활한 자에게 속지 말라.

121.채근담(菜根譚) 전집121장/자신의 단점으로 남의 단점을 책망하지 말라

122.채근담(菜根譚) 전집122장/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본심을 털어놓지 말라.

123.채근담(菜根譚) 전집123장/긴장된 마음을 이완시키지 않으면 침착성을 잃는다.

124.채근담(菜根譚) 전집124장/하늘과 마음은 항상성이 없이 수시로 변한다.

125.채근담(菜根譚) 전집125장/사욕을 제어하는 노력은 악을 끊어 버리는 지혜의 칼이다.

125.채근담(菜根譚) 전집126장/남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입밖에 내지 말라.

126.채근담(菜根譚) 전집126장/남이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입밖에 내지 말라.

127.채근담(菜根譚) 전집127장/역경과 곤궁함은 훌륭한 인격을 단련시키는 용광로이다.

128.채근담(菜根譚) 전집128장/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天地이다.

129.채근담(菜根譚) 전집129장/남을 해치려 하지 말라, 다만 방어코자 하는 마음은 가져라.

130.채근담(菜根譚) 전집130장/공론을 이용하여 자기 개인적인 감정을 만족시키지 말라.

131.채근담(菜根譚) 전집131장/악인을 간단히 물리칠 수 없을 때는 미리 폭로하지 말라.

132.채근담(菜根譚) 전집132장/아무리 훌륭한 행정도 살얼음을 밟듯이 실시해야 한다.

133.채근담(菜根譚) 전집133장/부모형제의 일에 보답을 바란다면 남남 사이의 장사와 같다.

134.채근담(菜根譚) 전집134장/아름다움이 있으면 반드시 추한것이 있어서 상대를 이룬다.

135.채근담(菜根譚) 전집135장/질투와 시기는 육친 사이가 남남끼리보다 한층 더 심하다.

136.채근담(菜根譚) 전집136장/공적과 과실을 애매하게 하면 게으른 마음을 가지게 된다.

137.채근담(菜根譚) 전집137장/능한 일이라고 힘을 다 쓰지 말라, 힘을 다 쓰면 쇠퇴해진다

138.채근담(菜根譚) 전집138장/악행은 눈에 띄기 쉽고 선행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139.채근담(菜根譚) 전집139장/인격은 재능의 주인이고 재능은 인격의 노예이다.

140.채근담(菜根譚) 전집140장/악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도망갈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

141.채근담(菜根譚) 전집141장/성공은 나누어 가지고자 하면 사이가 나빠진다.

142.채근담(菜根譚) 전집142장/말 한마디가 헤아릴 수 없는 공덕이 된다.

143.채근담(菜根譚) 전집143장/배고프면 다가오고 배부르면 떠나는 것은 인정의 폐단이다.

144.채근담(菜根譚) 전집144장/군자는 반드시 냉정한 눈을 닦아서 밝게 보아야 한다.

145.채근담(菜根譚) 전집145장/덕은 도량에 따라 향상되고, 도량은 식견에 따라 커진다.

146.채근담(菜根譚) 전집146장/정욕과 물욕이 모두 내 본심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이다.

147.채근담(菜根譚) 전집147장/자기를 반성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일이 약이 된다.

148.채근담(菜根譚) 전집148장/사업은 그 당사자와 함께 사라지지만 정신은 영원히 남는다.

149.채근담(菜根譚) 전집149장/계교 속에 계교가 숨겨져 있고 이변 밖에 이변이 또 생긴다.

150.채근담(菜根譚) 전집150장/성실함이 없으면 하는 일이 모두 허망되고 거짓될 것이다.

151.채근담(菜根譚) 전집151장/물은 파도만 일지 않는다면 조용하다

152.채근담(菜根譚) 전집152장/우발적인 생각과 우연한 행동이 재앙을 부른다.

153.채근담(菜根譚) 전집153장/느슨하게 처리하면 자연히 이루어지는 일도 있다.

154.채근담(菜根譚) 전집154장/덕이 없는 교육은 사행私行과 재주꾼을 만든다.

155.채근담(菜根譚) 전집155장/일자리에서 물러나려면 전성기에 떠나는 것이 좋다.

156.채근담(菜根譚) 전집156장/은혜를 베풀려거든 그것을 갚지 못할 사람에게 베풀어라.

157.채근담(菜根譚) 전집157장/시중잡배와 사귀느니 산속의 노옹을 사귀는 편이 낫다.

158.채근담(菜根譚) 전집158장/견고하지 않은 기초 위에 세운 가옥이 오래 간 일은 없었다

159.채근담(菜根譚) 전집159장/마음은 자손을 위한 뿌리이다.

160.채근담(菜根譚) 전집160장/자기 자랑은 집을 버려 두고 거지 시늉을 하는 것과 같다.

161.채근담(菜根譚) 전집161장/누구나 도(道)를 알아야 하지만 역량에 따라 인도할 일이다.

162.채근담(菜根譚) 전집162장/남을 신뢰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성실하기 때문이다

163.채근담(菜根譚) 전집163장/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바람과 같다.

164.채근담(菜根譚) 전집164장/선한 일은 동과(冬瓜)가 몰래 자라나듯이 하라.

165.채근담(菜根譚) 전집165장/옛 친구를 만나면 점점 더 마음을 새롭게 가질 일이다.

166.채근담(菜根譚) 전집166장/근면은 본디 도덕과 의리를 열심히 수행하는 것이다.

167.채근담(菜根譚) 전집167장/앞뒤 생각하지 않고 하는 행동은 결과를 알 수 없다.

168.채근담(菜根譚) 전집168장/자신의 고초는 참아내고 남의 고초는 좌시하지 말라.

169.채근담(菜根譚) 전집169장/기인인 척하는 자는 기인이 아니며 이상한 사람일뿐이다.

170.채근담(菜根譚) 전집170장/무엇을 베풀 때는 처음에는 박하게 하다가 차츰 후하게 하라.

171.채근담(菜根譚) 전집171장/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172.채근담(菜根譚) 전집172장/높은 지위에 있을 때의 존경은 그 지위를 존경하는 것이다.

173.채근담(菜根譚) 전집173장/나방이 미물일지라도 나방을 위해 등불을 켜지 않는다.

174.채근담(菜根譚) 전집174장/인간의 마음은 우주와 똑같다.

175.채근담(菜根譚) 전집175장/하는 일이 없을 때에는 마음이 해이해지기 쉽다.

176.채근담(菜根譚) 전집176장/어떤 일을 검토할 때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살펴라.

177.채근담(菜根譚) 전집177장/권력을 행사할 땐 언동은 엄정하게, 마음은 부드럽게 하라.

178.채근담(菜根譚) 전집178장/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반드시 그로 인해 배척을 당한다.

179.채근담(菜根譚) 전집179장/거짓말쟁이는 진심을 보여 주어 감동시켜라.

180.채근담(菜根譚) 전집180장/자비의 마음이 이 세상에 온화한 기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

181.채근담(菜根譚) 전집181장/계략, 괴이한 습관, 기이한 재주 등은 재앙의 근본이다.

182.채근담(菜根譚) 전집182장/산에 오를 때는 험한 길도 견디어내라

183.채근담(菜根譚) 전집183장/공적을 자랑하지 말고 학문을 뽐내지 말라

184.채근담(菜根譚) 전집184장/조용함을 얻고 싶으면 먼저 조용한 곳에서 주체성을 세워라.

185.채근담(菜根譚) 전집185장/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남의 情에 매달리지 말라.

186.채근담(菜根譚) 전집186장/공평하면 명료해지고 청렴하면 위엄이 선다.

187.채근담(菜根譚) 전집187장/젊어서 원기가 있을 때 늙어서 쇠해진 사람의 어려움을 알라.

188.채근담(菜根譚) 전집188장/남과 교제할 때는 지나치게 분명해서는 안된다.

189.채근담(菜根譚) 전집189장/소인을 상대로 하여 원수를 맺지 말라.

190.채근담(菜根譚) 전집190장/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병은 고칠 수가 없다.

191.채근담(菜根譚) 전집191장/수양修養을 하려면 몇 차례고 단련하는 금金처럼 하라.

192.채근담(菜根譚) 전집192장/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아첨하는 대상이 되지는 말라.

193.채근담(菜根譚) 전집193장/명성을 쫒는 자의 해로움은 도의 속에 숨어 있다.

194.채근담(菜根譚) 전집194장/은혜는 안 갚아도 원한은 작은 것이더라도 반드시 갚는다.

195.채근담(菜根譚) 전집195장/아양과 아첨은 스며드는 바람 같아서 그 해를 깨닫지 못한다.

196.채근담(菜根譚) 전집196장/초목은 골짜기 진 곳에서 잘 자란다.

197.채근담(菜根譚) 전집197장/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기회를 놓친다.

198.채근담(菜根譚) 전집198장/부화뇌동도, 세속을 벗어나는 것도 처세에 좋지 않다.

199.채근담(菜根譚) 전집199장/군자는 만년晩年을 당해도 한층 더 정신을 가다듬는다.

200.채근담(菜根譚) 전집200장/매는 마치 조는 것처럼 앉아 있다 사람을 낚아챈다.

201.채근담(菜根譚) 전집201장/검약은 미덕이지만 지나치게 인색하면 비굴해진다.

202.채근담(菜根譚) 전집202장/언제나 평안할 것임을 장담 말고, 고난에 주눅들지 말라.

203.채근담(菜根譚) 전집203장/공명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좋은 신하가 아니다.

204.채근담(菜根譚) 전집204장/달관한 사람은 결국 괴로운 마음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꾼다.

205.채근담(菜根譚) 전집205장/가득찬 사람은 한 방울이라도 더 가해지는 것을 싫어한다.

206.채근담(菜根譚) 전집206장/냉정한 눈, 냉정한 귀, 냉정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207.채근담(菜根譚) 전집207장/어진 사람은 그 마음이 너그럽고 여유가 있어서 복을 누린다.

208.채근담(菜根譚) 전집208장/어떤 사람이 악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즉시로 미워하지 말라.

209.채근담(菜根譚) 전집209장/마음이 성급하고 조잡하면 한가지 일도 이루어내지 못한다.

210.채근담(菜根譚) 전집210장/사람을 부릴 때 너무 엄하면 공을 세울 사람이 떠나 버린다.

211.채근담(菜根譚) 전집211장/위험한 곳에서는 두뇌회전을 빨리 하지 않으면 안된다.

212.채근담(菜根譚) 전집212장/공명심이 많은 자는 겸손해야 질시를 당하지 않는다.

213.채근담(菜根譚) 전집213장/공직자는 편지 한 장을 써 보낼 때도 절도가 있어야 한다.

214.채근담(菜根譚) 전집214장/고귀한 사람을 경외하면 방자한 마음이 없어진다.

215.채근담(菜根譚) 전집215장/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면 불평불만이 사라진다.

216.채근담(菜根譚) 전집216장/기쁨에 도취한 나머지 가볍게 승낙하면 안된다.

217.채근담(菜根譚) 전집217장/책 속의 진리를 알아 기뻐 춤추는 경지에 이르도록 하라.

218.채근담(菜根譚) 전집218장/하늘은 한 사람을 현인으로 만들어 대중을 가르치게 했다.

219.채근담(菜根譚) 전집219장/재능이 어중간한 사람은 일의 전후를 추측하고 의심한다.

220.채근담(菜根譚) 전집220장/입을 엄히 단속하지 않으면 마음속의 기밀이 모두 누설된다.

221.채근담(菜根譚) 전집221장/남을 책망할 때는 그 사람의 과오가 없었을 때를 생각하라.

222.채근담(菜根譚) 전집222장/소년은 어른의 싹이고 수재秀才는 사대부士大夫의 태胎이다.

223.채근담(菜根譚) 전집223장/군자는 고난을 당하더라도 근심하지 않는다.

224.채근담(菜根譚) 전집224장/일찍 익는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만 같지 못하다.

225.채근담(菜根譚) 전집225장/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래 모습을 알 수가 있다.

채근담(菜根譚)-후집 134장에 대하여

채근담(菜根譚)-제사

1. 채근담(菜根譚) 후집 1장/전원을 말하는 사람은 아직 전원을 모르는 사람이다.

2. 채근담(菜根譚) 후집 2장/낚시질은 재미있지만 물고기의 생살권生殺權을 가지고 있다.

3. 채근담(菜根譚) 후집 3장/모든 것이 죽은 후에야 비로소 천지의 참모습이 보인다.

4. 채근담(菜根譚) 후집 4장/세월은 유구한 것인데 조급한 자는 스스로 짧게 만든다.

5. 채근담(菜根譚) 후집 5장/풍정風情을 얻는 데 반드시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

6. 채근담(菜根譚) 후집 6장/조용한 밤에 종소리를 듣고 꿈속의 꿈에서 깨어난다.

7. 채근담(菜根譚) 후집 7장/새 소리,벌레 소리는 모두 마음을 전해 주는 비결秘訣이다.

8. 채근담(菜根譚) 후집 8장/문자가 없는 책을 읽을 줄 알아야 책의 참맛을 안다.

9. 채근담(菜根譚) 후집 9장/가까이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그곳이 바로 신선의 땅이다.

10.채근담(菜根譚) 후집10장/술자리의 끝은 사람들을 처량하게 만든다.

11.채근담(菜根譚) 후집11장/눈앞의 천기를 간파하면 옛 영웅도 모두 손 안에 들어온다.

12.채근담(菜根譚) 후집12장/최상의 지혜자가 아니면 완전히 깨닫는 인간이 될 수 없다.

13.채근담(菜根譚) 후집13장/달팽이 뿔 위에서 승부를 겨루어 무엇을 얻겠는가.

14.채근담(菜根譚) 후집14장/고목 같은 몸, 재 같은 마음은 현실에서 너무 거리가 멀다.

15.채근담(菜根譚) 후집15장/쉬어야 할 때 스스로 쉬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16.채근담(菜根譚) 후집16장/열광했을 때의 일을 후에 생각하면 그 무익을 알 수 있다.

17.채근담(菜根譚) 후집17장/부귀를 뜬구름처럼 여기더라도 심산에 숨어 살 필요는 없다.

18.채근담(菜根譚) 후집18장/세상 사람이 모두 명리에 취해 있다 해도 미워하지 말라.

19.채근담(菜根譚) 후집19장/시간은 생각에 달려 있고, 공간은 마음에 달려 있다.

20.채근담(菜根譚) 후집20장/욕심을 줄여 꽃을 심고 대나무를 심어, 무無로 돌아가라.

21.채근담(菜根譚) 후집21장/눈앞의 일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상향이다.

22.채근담(菜根譚) 후집22장/권력에 빌붙고 세도에 붙어 사는 것은 비참의 극이다.

23.채근담(菜根譚) 후집23장/잠자다 깨어보니 헌 담요에 달빛이 쏟아지는 삶이 있다.

24.채근담(菜根譚) 후집24장/병들었을 때를 떠올리면 색욕은 사그러진다.

25.채근담(菜根譚) 후집25장/남보다 앞서가려고 다투는 오솔길은 심히 좁다.

26.채근담(菜根譚) 후집26장/바쁠 때에 본성을 잃지 않으려면 한가할때 정신을 단련하라.

27.채근담(菜根譚) 후집27장/도의로 사귀는 교제에는 인정의 변화가 없다.

28.채근담(菜根譚) 후집28장/빈곤을 근심하는 마음을 떨쳐 버리면 안락이 그곳에 있다.

29.채근담(菜根譚) 후집29장/한 걸음 물러설 것을 먼저 고려한다면 재앙을 면할 수 있다.

30.채근담(菜根譚) 후집30장/탐심이 많은 자는 금을 주어도 옥을 얻지 못함을 한탄한다.

31.채근담(菜根譚) 후집31장/명성을 자랑하는 것은 명성으로부터 피하는 것만 못하다.

32.채근담(菜根譚) 후집32장/흰 구름과 고요한 돌을 보고 깊은 진리를 깨닫는다.

33.채근담(菜根譚) 후집33장/밝은 달이 하늘에 떠가는데 조용함도 시끄러움도 없다.

34.채근담(菜根譚) 후집34장/유장孺長함은 콩죽 국물 마시는 가운데서 얻어진다.

35.채근담(菜根譚) 후집35장/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배가 부르면 잠을 잔다.

36.채근담(菜根譚) 후집36장/큰 강물은 흘러가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37.채근담(菜根譚) 후집37장/아름다운 산도 그것에 사로잡히면 저자거리가 되어 버린다.

38.채근담(菜根譚) 후집38장/주위가 어수선하면 평소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다.

39.채근담(菜根譚) 후집39장/술잔을 들고 달을 희롱하며 속세의 번잡을 떨쳐 버린다.

40.채근담(菜根譚) 후집40장/비속한 것은 고상한 것에 이르지 못한다

41.채근담(菜根譚) 후집41장/속세에서 빠져나간다고 산림 속에 숨을 필요는 없다.

42.채근담(菜根譚) 후집42장/영욕榮辱이나 득실得失 따위가 나를 부리게 하서는 안된다.

43.채근담(菜根譚) 후집43장/문득 매미 우는 소리 들리면 천지의 조용함을 안다.

44.채근담(菜根譚) 후집44장/영진榮進을다투지 않으면 관직의 위험이 두렵지 않다.

45.채근담(菜根譚) 후집45장/산림 속을 소요하면 속진俗塵에 찌든 마음이 씻겨 나간다.

46.채근담(菜根譚) 후집46장/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나른하게 만든다.

47.채근담(菜根譚) 후집47장/글자 한 자 몰라도 시심(詩心)이 있는 사람은 시의 참맛을 안다.

48.채근담(菜根譚) 후집48장/마음이 흔들리는 자는 활 그림자를 보고도 뱀으로 의심한다.

49.채근담(菜根譚) 후집49장/매어놓지 않은 배처럼 떠내려가건 멈추건 몸을 맡겨두라.

50.채근담(菜根譚) 후집50장/꽃이거나 잡초이거나 그 천성은 같은 것이다.

51.채근담(菜根譚) 후집51장/새 울고 꽃 피거든 그것이 곧 그대로의 진실임을 알라.

52.채근담(菜根譚) 후집52장/욕심이 가득차 있으면 차디찬 연못에서 물이 끓는 듯한다.

53.채근담(菜根譚) 후집53장/가진 것이 많은 자는 그만큼 잃는 것도 많아진다.

54.채근담(菜根譚) 후집54장/소나무 숲의 이슬로 주묵朱墨을 간다.

55.채근담(菜根譚) 후집55장/꽃은 화분에 심어 놓으면 생기를 잃게 된다.

56.채근담(菜根譚) 후집56장/이 몸이 다 내가 아님을 안다면 어찌 번뇌가 침노하겠는가.

57.채근담(菜根譚) 후집57장/어차피 늙어질 것을 생각하면 경쟁하는 마음을 없앨 수 있다.

58.채근담(菜根譚) 후집58장/인정과 세태는 수시로 변한다.

59.채근담(菜根譚) 후집59장/어떤 고난 속에서도 열정만 있다면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60.채근담(菜根譚) 후집60장/즐거운 경지가 있으면 즐겁지 않은 경지가 따르게 마련이다.

61.채근담(菜根譚) 후집61장/청산과 녹수綠水를 보면 천지의 자재自在함을 알게 된다.

62.채근담(菜根譚) 후집62장/완성된 것은 반드시 파괴된다, 완성되기를 원치 말라.

63.채근담(菜根譚) 후집63장/달빛은 연못에 비취되 물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64.채근담(菜根譚) 후집64장/아른거리는 안개와 물에 비치는 그림자가 최고 그림이다.

65.채근담(菜根譚) 후집65장/골짜기를 메우기는 쉽지만 사람 마음을 채우기는 어렵다.

66.채근담(菜根譚) 후집66장/마음에 풍파가 일지 않으면 그곳이 곧 청산이다.

67.채근담(菜根譚) 후집67장/선비도 문득 서민이 편안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부러워한다.

68.채근담(菜根譚) 후집68장/물고기는 물 속을 헤엄치면서도 물을 잊고 산다.

69.채근담(菜根譚) 후집69장/전쟁터에도 세월이 흐르면 국화가 핀다.

70.채근담(菜根譚) 후집70장/아아, 이 세상에 나방의 흉내를 내지 않는 자는 누구인가.

71.채근담(菜根譚) 후집71장/뗏목을 올라탈 때 뗏목에서 내릴 일을 먼저 생각하라.

72.채근담(菜根譚) 후집72장/세상사를 두고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며 싸우지 말라.

73.채근담(菜根譚) 후집73장/물욕에 속박당하면 내 인생이 한없이 슬퍼진다.

74.채근담(菜根譚) 후집74장/마음 속에 한 가닥의 물욕도 없다면 그것은 무無와 같다.

75.채근담(菜根譚) 후집75장/속과를 떠난 맑은 취흥醉興은 경호鏡湖 호숫가에 있다.

76.채근담(菜根譚) 후집76장/오랫동안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날 수 있다.

77.채근담(菜根譚) 후집77장/관棺 뚜껑을 덮을 때에야 재물이 소용없음을 알게 된다.

78.채근담(菜根譚) 후집78장/참된 자유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부정만 하는 것이 아니다.

79.채근담(菜根譚) 후집79장/의사義士·열사烈士는 나라를 준다 해도 사양한다.

80.채근담(菜根譚) 후집80장/인정을 모두 안 다음에는 그저 머리만 끄덕일 뿐이다.

81.채근담(菜根譚) 후집81장/없애고자 하는 생각은 없어지지 않는다.

82.채근담(菜根譚) 후집82장/자연 그대로의 것이라야 참된 묘미를 나타낸다.

83.채근담(菜根譚) 후집83장/본성이 맑으면 심신을 건강하게 길러나간다.

84.채근담(菜根譚) 후집84장/마음에는 하나의 참된 경지가 있다.

85.채근담(菜根譚) 후집85장/진리는 환상속에서 구한다.

86.채근담(菜根譚) 후집86장/진리를 깨달으면 모두가 한결같다.

87.채근담(菜根譚) 후집87장/모든 것은 정신과 생각에 달려있다.

88.채근담(菜根譚) 후집88장/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이다.

89.채근담(菜根譚) 후집89장/온갖 시름을 다 버려라.

90.채근담(菜根譚) 후집90장/정신은 사물에 부딪혀 나타난다.

91.채근담(菜根譚) 후집91장/자신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92.채근담(菜根譚) 후집92장/자연과 하나됨이 최고의 경지이다.

93.채근담(菜根譚) 후집93장/꾸미지 않은 것이 아름답다.

94.채근담(菜根譚) 후집94장/주체성을 가져라.

95.채근담(菜根譚) 후집95장/마음이 비면 외경도 비게 된다.

96.채근담(菜根譚) 후집96장/은자(隱者)는 유유자적하는데 멋이 있다.

97.채근담(菜根譚) 후집97장/죽은 후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98.채근담(菜根譚) 후집98장/삶에 대한 욕심이 죽음의 근본이다.

99.채근담(菜根譚) 후집99장/시간이 지나면 싸움의 승패는 없어진다.

100.채근담(菜根譚) 후집100장/고요하고 한가해야 자연의 참맛을 안다

101.채근담(菜根譚) 후집101장/천성대로 담백하게 살아야 한다

102.채근담(菜根譚) 후집102장/만물은 본디 한가지인데 가지런하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

103.채근담(菜根譚) 후집103장/떠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104.채근담(菜根譚) 후집104장/조용한 본심을 맑게 하는 것이 좋다

105.채근담(菜根譚) 후집105장/시끄러운 속에서 고요함을 찾아라

106.채근담(菜根譚) 후집106장/산에 살면 가슴이 맑고 깨끗하다

107.채근담(菜根譚) 후집107장/자연스럽게 살면 자연과 하나된다

108.채근담(菜根譚) 후집108장/행복과 불행의 경계는 모두 마음의 작용이 만들어낸다

109.채근담(菜根譚) 후집109장/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

110.채근담(菜根譚) 후집110장/꾸미는 마음이 없어지면 마음속에서 청풍명월의 취흥이 인다

111.채근담(菜根譚) 후집111장/잎이 지면 뿌리에서 싹이 돋는다

112.채근담(菜根譚) 후집112장/112장/고요한 밤에 종소리를 들으면 그 울림이 더욱 맑게 들린다

113.채근담(菜根譚) 후집113장/113장/높은 곳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진다

114.채근담(菜根譚) 후집114장/114장/마음이 좁으면 터럭 하나도 수레바퀴와 같다

115.채근담(菜根譚) 후집115장/115장/욕망이 진리가 될 수도 있다

116.채근담(菜根譚) 후집116장/116장/내몸을 제대로 다루어야 본래의 만물을 다룰 수 있다

117.채근담(菜根譚) 후집117장/117장/너무 한가하면 엉뚱한 생각이 떠오른다

118.채근담(菜根譚) 후집118장/118장/마음은 움직여서 본성을 잃는다

 

 

1. 도리를 지키면 일시 적막하다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 때 적막하지만

권세에 의지하여 아첨하는 이는 영원토록 처량하다.

깨달은 사람은 사물의 밖에 있는 사물을 보며

자신의 뒤에 있는 자기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 때의 적막함을 겪을지라도

영원히 처량함을 당하지 말라.

 

2. 세속에 물들지 말라

세상일에 경험이 깊지 않을수록 그 만큼 때묻지 않을 것이고,

세상일에 경험이 깊을수록 남을 속이는 재주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란하기보다는 차라리 소박한 것이 낫고

치밀하기보다는 오히려 소탈한 편이 낫다.

 

3. 마음은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참된 사람은 마음을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처럼 밝게 하여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지혜는 옥돌이 바위 속에 박혀 있고,

진주가 바다 깊이 잠겨 있는 것처럼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하라.

 

4.

세상과 함께 하되 물들지 말라

권력과 명예, 이익과 사치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깨끗하다.

그것을 가까이 하더라도

물들지 않는 사람은 더욱 깨끗하다.

권모 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높은 사람이다.

그것을 알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마음이 높은 사람이다.

 

5.

거슬림은 숫돌이고 솔깃함은 독극물이다

귀로는 항상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 항상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곧 덕을 발전시키고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과 같다.

만약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해 주고

일마다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면

그것은 곧 인생을 무서운 독극물 속에

파묻는 것과 같다.

6.

매일 즐거워하는 마음을 가져라

세찬 바람과 성난 빗줄기에 새들도 근심하고

화창한 날씨와 맑은 바람에는 초목도 싱그러우니

천지에는 하루도 화기 없어서는 안 되고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도

즐거워하는 기분이 없어서는 안된다.

7.

담백한 맛과 평범한 사람

진한 술과 기름진 고기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이다.

신기하고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 아니다.

지극한 사람은 오직 평범할 뿐이다.

8.

한가할 때는 부지런히 급할 때는 느긋하게

천지는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나

그 작용은 쉬지 않고,

해와 달은 밤낮으로 분주하게 움직여도

그 밝음은 만고에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한가한 때일수록

다급한 일에 대처하는 마음을 마련하고,

바쁜 때일수록

여유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9.

자신을 깊이 파헤쳐 보라

밤이 깊어 인적 고요한 때에

홀로 제 마음을 살피노라면

거짓은 사라지고 진실만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속에서

자유자재한 마음의 움직임을 체득할 것이다.

진실이 나타났음에도

거짓이 사라지지 않음을 깨닫게 되면

이 가운데서 크나큰 부끄러움을 체득하게 될 것이다.

10.

행복할 때 재난을 살피고 실패할 때 희망을 가져라

예로부터 재앙은 은혜 속에서 자라나나니,

만족스러운 때에 빨리

머리를 돌려 주위를 보라.

실패한 뒤에

오히려 성공할 수도 있나니,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서둘러 포기하지 말라.

11. 지조는 가난에서 뚜렷하고 부귀에서 사라진다

명아주를 먹고 비름으로 배를 채우는 사람은

얼음같이 맑고 옥처럼 깨끗함이 가득하지만,

비단옷 입고 좋은 음식 먹는 사람은

종처럼 비굴하게 아첨함도 마다하지 않는다.

뜻은 담백함으로써 뚜렷해지고

지조란 부귀를 탐하면 잃고 마는 것이다.

12. 너그러운 삶과 사후의 은혜

살아 있을 때의 마음은

활짝 열어 너그럽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하지 않도록 하라.

죽은 후의 혜택은

오래도록 흐르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한 느낌이 없게 하라.

13. 양보하고 베푸는 마음이 세상살이 방법이다

작고 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쯤 멈추어

남을 먼저 가게 하라.

맛있는 음식은 삼등분으로 덜어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즐기게 하라.

이것이 세상살이의

가장 안락한 방법 중의 하나이다.

14. 세속과 물욕에서 벗어 남

사람으로서

뛰어나게 위대한 일은 못 하더라도

세속의 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명사라 일컬을 수 있다.

학문을 연마하되

뛰어나게 공부하지 못하더라도

물욕을 마음에서 덜어 낼 수 있다면

성인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15. 의협심과 바른 마음을 지녀라

벗을 사귐에는 반드시

삼분의 의협심을 지녀야 하고,

사람이 되는 길에는 반드시

한 점의 본마음을 지녀야 한다.

16. 받고 누림은 적게 덕행과 수행은 크게 하라

은총과 이익을 받는데는

남의 앞에 서지 말고

덕행과 사업 위함에는

남의 뒤에 처지지 말라.

받아서 누림에는

분수를 넘지 말고

닦아서 행함에는

분수를 줄이지 말라.

17. 양보와 너그러움이 복되나니

처세에는

한 발자국 양보하는 것을 높다 하나니

물러서는 것은

곧 나아갈 바탕이 된다.

사람을 대하는 일에는

너그러움이 복이 되나니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바탕이 된다.

18. 뽐냄과 뉘우침

세상을 뒤덮는 공로도

'뽐낼 긍(矜)'자 하나를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 찬 허물도

'뉘우칠 회(悔)'자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

19. 명예는 남에게 오명은 자신에게

명예로움과 아름다운 절의는

혼자서만 차지하지 말라.

조금이라도 남에게 나눠주어야만

해로움을 멀리하여 몸을 보전할 수가 있다.

욕된 행실과 오명을 절대로 남에게 돌리지 말라.

조금이라도 끌어다 자신의 것으로 해야

자신의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가 있다.

20. 완전무결은 근심을 부른다

모든 일에 여분을 남겨 못다 한 뜻을 둔다면

조물주도 시기하지 않으며 귀신도 해하지 않는다.

모든 일에서 성공을 구하고

공로 또한 완전하길 바란다면

안으로부터 변란이 일어나거나

바깥으로부터 근심을 부르게 된다.

21. 가정의 참 부처와 일상 속의 도

가정에도 하나의 참 부처가 있고

일상 속에도 하나의 참다운 도가 있다.

사람이 성실한 마음과 온화한 기운을 지니고

즐거운 얼굴과 부드러운 말씨로

부모 형제를 한 몸 같이 하여 뜻이 통하게 되면

이는 숨을 고르게 하고 내면을 관조하는 것보다

만 배나 나은 것이다.

22. 연비어약의 기상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구름 속의 번개나 바람 앞의 흔들리는 등불과 같다.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불꺼진 재나 마른 나뭇가지와 같다.

사람은 멈춘 구름이나 잔잔한 물과 같은 경지에서도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노는 기상이 있어야 하나니

이것이 바로 도를 깨우친 사람의 마음이다.

23. 꾸짖음과 가르침이 지나치지 않도록

남의 허물을 꾸짖을 때는 너무 엄하게 꾸짖지 말라.

그가 받아서 감당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을 선으로 가르치되

지나치게 고상하게 하지 말라.

그 사람이 들어서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4.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밝음은 어둠에서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 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5. 망년된 마음을 물리침

뽐내고 오만한 것 중 객기 아닌 것이 없다.

객기를 물리친 뒤에야 바른 기운이 자라난다.

정욕과 분별은 모두가 망녕 된 마음이다.

망녕된 마음을 물리친 뒤에야 진심이 나타난다.

26. 바른 본성과 바른 행동

배부른 뒤에 음식을 생각하면

맛 있고 없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성행 후에 음란한 생각을 하면

남녀의 구분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일이 지난 후의

뉘우칠 것을 미리 알아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리석음을 깨뜨려 버리면

본성이 바로잡혀

바르지 않은 행동이란 있을 수가 없다.

27. 권세와 초야

높은 지위에 있을 때에도

산림에 묻혀 사는 풍취가 없어서는 안 되고,

산림에 묻혀 있을지라도

반드시 국가에 대한 경륜을 품어야 한다.

28. 그르침과 원망이 없음

세상을 살아감에 성공만을 바라지 말라.

그르침이 없으면 그것이 성공이다.

남에게 베풀음에 감격해 하기를 바라지 말라.

원망만 없다면 그것이 바로 덕이다.

29. 지나침은 이롭지 않다

염려하고 부지런한 것이 미덕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수고하면

본연의 성정을 즐겁게 할 수가 없다.

청렴하고 결백한 것이 높은 품격이긴 하지만

그 또한 지나치면

사람을 구하고 사물을 이롭게 할 수 없다.

30. 처음을 돌이키고 마지막을 내다보라

일이 막혀 궁지에 빠진 고달픈 사람은

마땅히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생각해 보라.

성공하여 만족한 사람은

반드시 그 일의 마지막을 미리 내다보라.

31. 부귀하면 후덕해야 총명하면 재주를 감추어야

부귀한 집안은 너그럽고 후덕해야 하건만

오히려 시기하고 각박하다면

그것은 곳 부귀하면서도 행실은 가난하고 천한 것이니

어찌 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총명한 사람은 그 재주를 거두고 감추어야 하건만

오히려 드러내 자랑한다면

총명하면서도 어둡고 어리석음에 병든 것이니

어찌 실패하지 않겠는가.

32. 낮음, 어두움, 고요함, 말 없음

낮은 곳에 살아본 뒤에야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위태로운 줄을 알 게 되고,

어두운 곳에 있어 보아야 밝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

눈부심을 알 게 되며,

고요함을 지켜 살아본 뒤에야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이

수고로움을 알 게 되고,

말 없음을 겪어 보아야 말 많음이

시끄러운 것임을 알 게 된다.

33. 범속을 벗어난 성인의 경지

부귀와 공명에 대한 마음을 모두 버려야

범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인의와 도덕에 대한 마음을 모두 놓아 버려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어설 수 있다.

34. 독선과 총명이 오히려 장애물

이욕이 사람의 마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독선적인 생각이 곧 마음을 해치는 해충이다.

여색이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총명함이 오히려 도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35. 어려울 때 물러서고 쉬울 때 양보하고

사람의 마음은 쉼 없이 변하고

세상의 길은 험난하다.

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한 걸음 물러설 줄 알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공로를 양보하는 것이 좋다.

36. 미워하지 않음과 예의 바름

소인을 대함에 있어

엄하게 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미워하지 않기가 어려우며

군자를 대함에 있어

공손하게 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예를 바르게 하기가 어렵다.

37. 우직함과 담박함

차라리 우직함을 지켜 총명함을 물리치고

다소의 정기를 남겨 천지에 돌려줘라.

차라리 화려함을 물리치고

담박함을 달게 여겨 깨끗한 이름을 온 세상에 남겨라.

38. 자신의 마음부터 굴복시켜라

마를 굴복시키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굴복시켜라.

마음이 굴복한다면

모든 마귀는 스스로 물러난다.

포악함을 제어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속의 객기부터 제어하라.

객기가 평정되면

포악한 마음이 침입할 수가 없다.

39. 나쁜 친구와 잡초를 뿌리는 일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어린애를 기르는 것과 같아서

출입을 엄하게 하고 친구 사귐을 조심해야 한다.

만약 한 번 나쁜 친구와 가까이 하게 되면

깨끗한 논밭에 잡초의 씨앗을 심는 것과 같아서

평생토록 좋은 곡식을 심기 어렵다.

40. 욕망은 멀리하고 도리는 끌어당겨라

욕망에 관한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다하여도

손가락 끝에라도 물들게 하지 마라

한 번이라도 가까이 하면

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도리에 관한 일은 어렵다 하여도

뒤로 물러서지 마라.

한 번 물러서면 천산이 가로막 듯 멀어진다.

41.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후하게

생각이 깊은 사람은 자신 뿐 아니라

남에게도 후하여 이르는 곳마다 후하다.

생각이 얕은 사람은 자신에게 뿐 아니라

남에게도 박대하여 부딪치는 일마다 척박하다.

사람은 평상시의 기호를 너무 농염하게 해서도 안 되고

또한 너무 고적하게 해서도 안 된다.

42. 군자는 조물주의 농락에도 끄덕없다

그가 부를 내세우면 나는 인을 내세우고

그가 지위를 내세우면 나는 의로움을 내세운다

군자는 본디 지위에 농락되지 않는다.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을 이기고

뜻을 하나로하여 한결 같으면

기질도 바꿀 수 있다.

때문에 군자는

조물주의 틀 속에 갇히지 않는다.

43. 뜻은 높이 세우고 한 걸음 물러서서 살라

뜻을 세우려면

남보다 한 걸음 높이 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티끌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초탈할 수가 있겠는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한 걸음 물러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부나비가 등불에 뛰어들고

숫양이 울타리에 들이받는 것과 같으리니

어찌 안락함을 바라겠는가.

44. 정신을 한 곳에 모음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뜻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만일 덕을 닦으면서 뜻을 사업이나 명예에 둔다면

진리의 깊은 경지에 다다를 수 없고,

책을 읽으면서 읊조림이나 놀이에만 머문다면

결코 깊은 마음까지 다다를 수 없다.

45. 모두가 근본은 같음

사람마다 모두 자비심이 있으니

도가 높은 자와 백정이 두 마음이 아니다.

어디에나 참다운 취미가 있으니

대저택과 초가집이 서 있는

땅이 서로 다르지 않다.

다만 욕심에 가려지고 사사로운 정 때문에 그르치어

눈앞의 잘못이 지척을 천리가 되게 한다.

46. 도와 덕을 닦는 굳은 마음

도와 덕을 닦아나감에는

목석 같이 굳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만일 한번 탐내고 부러워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되면

곧장 물욕의 세계로 치닫게 된다.

세상을 구하고 나라를 다스림에는

흐르는 물이나 구름처럼 맑은 취미를 가져야 한다.

만일 한 번 탐욕에 집착하게 되면

금방 위기에 떨어질 것이다.

47. 잠에도 온화함이, 웃음에도 살기가

착한 사람은 몸가짐이 편안함은 물론

잠자는 동안이나 영혼까지

온화함으로 가득 차 있다.

악한 사람은 행동이 사나운 것은 물론

목소리와 웃으며하는 말에도 살기가 있다.

48.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간이 병들면 눈이 멀게 되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사람이 볼 수 없는 데서 생겨서

반드시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밝은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

49. 마음 쓸 일이 많은 것은 재앙

일이 적은 것보다 더한 복이 없고

마음 쓸 일이 많은 것보다 더한 재앙은 없다.

일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일 적음이 참 복인 줄 알고

마음이 화평한 사람만이

마음 쓸 일 많음이 큰 재앙임을 안다.

50. 방정함과 원만함의 조절

태평한 세상을 살아감에는

몸가짐을 방정하게 하는 것이 좋고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원만히 살아가야 하며

말세에는 방정함과 원만함을 아울러 가져야 한다.

착한 사람은 너그럽게 대해야 하고

악한 사람은 엄하게 대해야 하며

보통 사람들은 너그럽고도 엄하게 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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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은혜는 잊지 말고 원한은 잊어라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마음에 새겨 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어라.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한이 있거든 잊어 버려라.

52. 의식하지 않고 은혜를 베품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안으로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밖으로 받을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한 알의 곡식도 만 섬의 은혜가 된다.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자기가 베푼 은혜를 따지고 보상을 바란다면

비록 아무리 많은 돈일지라도

한 푼의 공도 이룰 수가 없다.

53. 어찌 혼자서만 갖추겠는가?

사람들은 제각기 모든 것을 갖출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거늘

어찌 자기 혼자서만 갖추게 할 수 있겠는가,

또 자기의 마음을 보더라도

순할 때가 있고 순하지 못할 때가 있거늘

어찌 다른 사람을

모두 순하게 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균형을 잡는 일도

세상을 사는 한 방법일 것이다.

54. 잘못된 독서는 도둑에게 무기를 주는 꼴

깨끗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참된 옛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 가지 선행을 보고 이것을 훔쳐

자기의 욕심을 채우게 되고,

한 마디의 좋은 말을 들으면

그것을 빌어 자기의 잘못을 덮는 데 쓴다.

이것이야말로

적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55. 가난 속의 여유, 무능함 속의 한가로움

사치하는 사람은

아무리 부유해도

항상 부족하다.

검소한 가난 속의 여유와

어찌 같으랴.

유능한 사람은

애써 일하면서도

원망을 불러들인다.

어찌 무능한 사람의

한가로움 속의 천진함과

같을 수 있으랴.

56. 크고 바르게 사는 방법

글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하면

종이와 붓의 노예에 불과하고,

공직에 있으며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의관을 훔친 도둑에 불과하다.

가르치면서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입으로만 참선을 하는 것이며

큰 사업을 세우고도 베풀음에 인색한 것은

눈앞에서 피고 지는 꽃에 지나지 않는다.

57. 외물을 쓸고 본래의 마음을 찾을 때

사람마다 마음속에 참 문장이 있지만

옛 사람의 하찮은 말에 모두 막혀 버리고,

사람마다 마음속에 참 풍류가 있지만

세상의 난잡한 가무에 모두 묻혀버린다.

배우는 사람은 하찮은 외물을 쓸어 버리고

본래의 마음을 찾을 때 참 보람을 얻는다.

58. 괴로움과 기쁨

괴로움 속에 언제나

마음을 즐겁게 하는 멋을 얻으며.

득의만면할 때에 갑자기

실의의 슬픔을 낳게 된다.

59. 도덕은 오래 가고 공로와 권력은 곧 시든다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온 것이면

숲 속의 꽃처럼 그 뿌리와 잎이 자연히 자랄 것이며,

부귀와 명예가 공로에서 온 것이면

화분 속의 꽃처럼 자주 자리를 옮겨 흥망이 있다.

부귀와 명예가 권력에서 온 것이면

그것은 화병 속의 꽃처럼

뿌리를 심지 않은 탓으로

금방 시들어 버린다.

60. 좋은 말과 좋은 일

봄이 되어 화창하면 꽃들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새들은 고운 노래를 지저귄다.

사람이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어 부유하게 살더라도

좋은 말과 좋은 일하기를 생각하지 않으면

백년을 살아도 하루도 살지 않음과 같다.

61. 조심하는 마음과 활달한 멋

학문을 하는 사람은

항상 조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고

한편으로는 활달한 멋을 지녀야 한다.

몸가짐을 너무 엄하게 하여

지나치게 결백하기만 하면

그것은 쌀쌀한 가을의 냉기만 있을 뿐

따뜻한 봄기운이 없어

만물을 자라게 할 수가 없다.

62. 명성은 이름을 탐냄이요 재주는 졸렬함을 뜻함

참된 청렴은 청렴하다는 이름이 없나니,

명성을 얻는 것은 바로 이름을 탐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큰 재주는 별달리 교묘한 재주가 없나니,

재주를 부리는 것은 그 만큼 졸렬하기 때문이다.

63. 군자는 무위 경지에, 모자라는 곳에

의기는 가득 차면 엎질러지고,

박만은 텅 비어야 온전하다.

군자는 무위 경지에 살지언정

유위 경지에 살지 않고,

모자라는 곳에 머물지언정

가득 찬 곳에 머물지 않는다.

64. 명리를 탐하는 생각과 쓸모 없는 용기

명리를 탐하는 생각이

뿌리뽑히지 않은 사람은

비록 천승의 부를 가볍게 여기고

한 표주박의 물을 달게 마실지라도

실상은 세속의 욕망에 떨어져 있는 것이요,

쓸모 없는 용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사람은

비록 은덕을 사방에 널리 베풀고

이익이 오랫동안 끼칠지라도

결국은 쓸모 없는 재주에 그치고 만다.

65. 마음이 근본

마음의 바탕이 밝으면

어두운 방에서도 푸른 하늘이 있고

생각이 어두우면

환한 햇빛 속에서도 도깨비를 보게 된다.

66. 이름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

사람들은 명성과 높은 지위만을 즐거움인 줄 알지만

이름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이

더 참된 즐거움인줄 모른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추운 것만이 근심인 줄 알지만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은 근심이

더 큰 근심인 줄은 모른다.

67. 악함 속의 선의 뿌리, 선함 속의 악의 뿌리

악한 일을 하고 나서 남이 알까봐 두려움을 갖는 것은

아직 악함속에도 선으로 향할 길이 있기 때문이다.

선한 일을 하고 나서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서두르는 것은

아직 그 선 속에 악의 뿌리가 남았기 때문이다.

68. 군자의 마음은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하늘의 기밀은 아무도 측량하지 못한다.

눌렀다가는 펴고, 폈다가는 다시 누른다.

이것은 영웅을 조롱하고 호걸들을 뒤엎어 놓는다.

그러나 군자는 천운이 역으로 와도 순리로 받아들이고

평온함 속에서 위태로움을 생각하기 때문에

하늘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69. 조급하고 고집센 사람

성질이 조급한 사람은

타는 불길과 같아서

보는 것마다 태워 버린다.

은혜롭지 못한 사람은

얼음과 같이 차가워서

닥치는 대로 얼려 죽인다.

융통성이 없고 고집 센 사람은

괴어 있는 물이나 썩은 나무토막 같아

생기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공업을 세우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복을 누림 또한 길지 못하다.

70. 즐거운 마음을 기르고 남을 도우려는 생각으로 행복을

행복은 억지로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니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길러서

행복을 부르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불행은 마음대로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니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없이하여

불행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71. 열에 하나만 잘못해도 비난

열 마디 말 중에

아홉 마디가 맞아도

반드시 신기하다 칭찬하지 않지만

단 한 마디라도

맞지 않으면

비난의 목소리가 사방에 가득 찬다.

열 가지 계획 중에서

아홉 가지가 이루어져도

공을 돌리려 하지 않으면서

한 가지만 실패해도

비난하는 목소리가

사방에 가득 찬다.

군자가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떠들지 않으며

모르는 척할지언정

아는 체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72. 화기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천지의 기운이 따뜻하면

만물은 자라나고

차가우면

시들어 죽는다.

그러므로 성질이

지나치게 맑고 차가운 사람은

받아서 누릴 복도 박하다.

오직 화기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야

받아서 누릴 수 있는 복 또한

두텁고 오래간다.

73, 도리를 따르는 길은 넓고 욕망이 길은 좁다

하늘의 도리를 따르는 길은

너무나 넓고 커서

거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면

가슴속이 문득 넓어지고 밝아진다.

욕망의 길은 한없이 좁아,

거기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눈앞엔 모두 가시덤불과 진흙탕뿐이다.

74. 고루 겪은 행복과 지식

괴로움과 즐거움을 고루 겪고

그렇게 얻은 행복이 오래가고,

의문과 믿음을 고루 겪고

거기서 얻은 지식이 참 지식이다.

75. 마음을 비워야 진리가, 마음이 충만해야 물욕이

마음을 항상 비워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을 비워야 정의와 진리가 그곳에 와서 산다.

마음은 항상 채워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이 충만하면 물욕이란 들어올 수가 없다.

76.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는 법

더러운 땅에서는 초목이 무성하지만

물이 너무 맑으면 항상 고기가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때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도량을 가져라.

깨끗함만 좋아하고

홀로 행하려는 절조는

지니지 말아라.

77. 마음의 병 없음이 근심

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가 있고

다루기 힘든 쇳덩이도

잘 다루면 좋은 기물이 된다.

사람이 하는 일 없이 놀기만 하고

노력이 없으면 평생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백사가 말하기를

'사람으로 병 많음이 부끄러울 것 없지만

평생토록 마음의 병 없는 것이 근심이라'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78. 탐욕을 막으면 일세를 초월

사람이 오직 사사로운 이익에만 빠져들다 보면

강직한 기질도 마모되어 유약해지고

지혜가 막혀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인자한 마음마저 혹독해지고

또 결백한 뜻도 더러워져

인간의 본성을 깨뜨리게 된다.

옛사람이 탐욕하지 않음을

귀하게 여긴 까닭은,

그것으로 일세를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79. 주인이 깨어야 하인들도 조심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바깥 도둑이지만

정욕의 의식은 내면의 도둑이다.

주인 되는 마음이 맑게 깨어서

방안에 의젓이 앉아 있으면

도둑들도 하인이 되어 한 집안 식구가 된다.

80. 이룬 공의 보전과 다가올 잘못을 막음

아직 이루지 못한 공을 도모하는 것은

이미 이루어 놓은 공을 잘 보전함만 같지 못하고,

지나간 과실을 뉘우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잘못을

막음만 못하다.

81. 지나침이 없는 태도

사람의 기상은 높을수록 좋지만 소홀해서는 안 되고,

마음은 빈틈이 없어야 하지만 자질구레해서는 안 된다.

취미는 깨끗한 것이 좋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고,

지조는 엄정하게 지켜야 하지만 과격해서는 안 된다.

82. 일이 지나면 마음도 비움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고,

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지나가도

기러기가 지나가고 나면 그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군자 또한 일이 생기면 비로소 마음이 나타나고

일이 지나고 나면 마음도 따라서 비워진다.

83. 마음의 덕

청렴 결백하면서도 너그럽고,

어질면서도 결단력이 있으며,

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바른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면

꿀을 바른 음식이 달지 않고

해산물이 짜지 않은 것과 같다.

이것이 곧 아름다운 덕이다.

84. 어려움 속에서 스스로 노력함

가난한 집도 깨끗이 청소하고,

가난한 집 여자라도 단정하게 빗질을 하면

그 모습이 비록 화려히 아름답지는 못하여도

그 기품은 저절로 풍겨난다.

사람이 한 때 곤궁하고 영락하였다 하여

어찌 스스로를 버리며 게을리 하랴.

85. 늘 조심하는 마음과 태도

한가한 때에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바쁜 때에 쓸모가 있고,

조용한 때에 마음을 놓아 버리지 않으면

활동할 때에 쓸모가 있으며

어두운 속에서 속이고 숨기는 일이 없으면

밝은 곳에서 그 보람을 누릴 수 있다.

86. 깨달으면 재빨리 돌이키라

한 순간의 생각이

사욕의 길로 나아감을 깨닫게 되면

곧 되돌려 도리의 길로 나가게 하라.

생각이 나면 곧 깨닫고

깨달으면 재빨리 돌이키게 하라.

이것이야말로 불행을 행복으로 만들고

죽음에서 삶으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된다.

결코 가볍게 놓쳐버리지 말라.

87. 맑고 평온한 마음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본체를 볼 수 있고

한가한 가운데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 기틀을 알게 될 것이다

담백함 속에서 마음의 뜻이 평온하면

마음의 참 맛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을 보며 도를 체험하는 데는

이 세 가지보다 나은 것이 없다.

88. 참다운 고요함과 참다운 즐거움

고요한 곳에서 고요함은 참다운 고요함이 아니다.

소란함 속에서 고요함을 지켜야만

마음의 참다운 경지에 이를 수가 있다.

즐거운 속에서 즐거움은 참다운 즐거움이 아니다.

괴로움 가운데서 즐거운 마음을 얻어야만

마음의 참된 쓰임새를 볼 수 있다.

89. 의심 말고 보답을 바라지 마라

어떤 일에 스스로를 바쳐 일하기로 했다면

다시는 그 일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게 되면 결심한 자신의

의지에 부끄러움을 주게 된다.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었다면

그에 대한 보답을 바라지 말라.

보답을 바란다면

베풀었던 마음과 모든 것이 그릇된 것이다.

90.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랴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의 덕을 두텁게 하여 이를 맞이할 것이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이를 도울 것이며,

하늘이 내 처지를 곤궁하게 한다면

나의 도를 형통케 하여 그 길을 열 것이니

하늘인들 나를 더 어떻게 하랴.

91. 인간의 잔재주를 어찌 하늘에 비하랴

뜻이 곧은 선비는 애써 복을 구하지 않아도

하늘은 그 구하지 않는 자리로 나아가서

그 마음을 열어 준다.

음흉한 사람은 불행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하늘은 그 애쓰는 속으로 찾아가 그 넋을 빼앗는다.

보라, 하늘의 힘이란 얼마나 놀라운가!

인간의 지혜와 잔재주가 무슨 소용 있으랴.

92. 사람의 후반을 보라

기녀라도 늘그막에 한 남편을 따른다면

한때의 화장기도 문제될 것이 없고,

정숙한 여자라도 늘그막에 정조를 잃으면

반평생의 절개가 수포로 돌아간다.

속담에 이르기를

사람을 보려면 그 후반을 보라고 했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93. 벼슬 없는 재상과 벼슬 있는 거지

평민이라도

기꺼이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벼슬 없는 재상이 되고

고관 대작도

권세에 탐닉하고 은총을 판다면

마침내 벼슬 있는 거지가 된다.

94. 조상의 공덕과 내가 할 일

조상이 남겨 준 은혜는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내가 살아 누리는 모든 것이니,

그 쌓기 위해 어려웠음을 명심하라.

자손에게 줄 복이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지금 행하는 것이 그것이니

그 기울어지기 쉬움을 염려하라.

95. 위선과 지조가 꺾인 군자

군자로서 위선 된 것은

소인이 악을 거침없이 행하는 것과 같다.

군자로서 지조를 꺾는 것은

소인이 잘못을 뉘우치는 것만도 못한다.

96. 봄 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

가족에게 잘못이 있으면

크게 화내지도 가볍게 보아 넘기지도 말라.

잘못을 깨우쳐주기 어렵다면

다른 일을 빌어 비유로서 깨닫게 하라.

오늘 깨닫지 못하면

다시 내일을 기다려 훈계하라.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고

온기가 얼음장을 녹이듯 하라.

그것이 가정을 다스리는 규범이다.

97. 원만하고 너그러움

내 마음을 살펴 항상 원만하게 한다면

세상은 한 점 결함이 없는 세계가 될 것이며

내 마음을 열어 놓아 항상 너그럽게 한다면

세상에 험악한 인정이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98. 청렴결백을 드러내면 사치한 자의 미움을 받음

마음이 청렴결백한 사람은

반드시 사치한 자의 의심을 받고

엄격한 사람은 흔히

방종한 자의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군자는 어떤 경우에도

일말의 지조도 변함이 없어야 하고

또 지나치게 엄격함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99. 역경은 약이고 순경은 독이다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주위가 모두 침과 약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절조와 행실을 닦게 된다.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는 눈앞이 모두 칼과 창이어서

살을 말리고 뼈를 깎아도 깨닫지 못한다.

100. 욕심은 자신을 태움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 버리고 말 것이다.

101. 참된 사람과 거짓된 사람

사람의 참된 일념은 여름에도 서리를 내리게 할 수 있고,

울음으로 성곽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쇠붙이와 돌도 뚫을 수가 있다.

거짓된 사람은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을 뿐,

참 모습은 이미 사라져 없어

사람을 대하면 얼굴도 흉하게 보이고

혼자 있을 때는 제 모습과 그림자에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102. 인품의 지극한 경지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리 기이한 것 없이 알맞을 뿐이다.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다다르면

별달리 뛰어난 것이 아니라

다만 본연 그대로일 뿐이다.

103. 만물이 나와 한 몸

세상의 모든 것을 허상으로 본다면

부귀 공명은 물론 내 육신까지도

잠시 빌린 것에 불과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실상으로 본다면

부모 형제는 물론 세상 만물이

나와 한 몸이 아닌 것이 없다.

세상이 허상임을 알고

만물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는다면

비로소 세상의 짐을 맡아 이끌어 나갈 수가 있고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104. 절반쯤에서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은 모두가 장을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과 같다.

많이 먹지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화를 면한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쾌락은 모두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물이다.

깊이 탐닉하지 말고 절반쯤에서 그쳐야 뉘우침이 없다.

105. 남에 관한 태도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말고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말며

남의 지나간 과오를 마음에 두지 말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스스로의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할 수 있다.

106. 몸가짐과 마음가짐

몸가짐을 가볍게 말라.

가볍게 하면

사물에 마음을 주게 되어

여유 있고 침착함을 잃게 된다.

마음가짐을 무겁게 하지 말라.

너무 무거우면

마음속의 사물에 얽매여

시원스럽고 활달함을 잃게 된다.

107. 유한의 인생

천지는 변함이 없이 영원하지만

내 몸은 두 번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인생은 다만 백년의 세월,

그 날들은 쉽게 지나가 버린다.

다행히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으로

삶의 즐거움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헛된 삶의 근심을

어찌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랴.

108.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앰

원한은 덕으로부터 나타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내게 덕이 있다고 여기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덕과 원한을 모두 잊게 하는 것이 낫다.

원수는 은혜로부터 나타난다.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은혜와 원한을 모두 없애 버리는 것이 낫다.

109. 번성할 때 미리 조심

늙어서 생기는 병은 모두 젊어서 불러들인 것이며

쇠퇴한 후의 재앙은 모두 흥성할 때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번성할 때에

미리 조심해야 한다.

110. 공의, 옛 친구, 숨은 공덕, 평소의 행동

사사로이 은혜를 주고받음은

공의를 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옛 친구와의 정을 두텁게 하는 것만 못하다.

명성을 세우기보다는

숨은 공덕을 심는 것이 낫고

어려운 절의 보다는

평소의 행동을 삼가는 것이 낫다.

111. 권력과 사리 사욕

공평한 의견과 논의에 반대하지 말라.

한번 범하면 수치를 만대에 남긴다.

권력과 사리 사욕에 발 들여놓지 말라.

한번 발붙이면 더러움에 평생토록 젖게 된다.

112. 곧은 마음과 올바른 행동

뜻을 굽혀 사람들의 환심을 얻기보다는

자신을 곧게 지켜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게 낫다.

선행이 없이 남의 칭찬 받기보다는

나쁜 일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헐뜯음을 받는 게 낫다.

113. 어려움에 침착하게

부모 형제의 변을 당하게 되면

격렬히 행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라.

친구의 잘못을 보면

우유부단하지 말고

마땅히 충고하라.

114. 작은 일, 비밀, 살패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말고

비밀스런 곳에 속이고 숨기지 않으며

실패한 경우에도

자포자기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대장부다.

115. 사랑과 박대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가 어렵고

한 끼의 밥으로도 평생의 은혜를 만든다.

대체로 사랑이 지나치면

오히려 원한을 사게 되고,

박대함이 지극하면

오히려 기쁨을 얻게 된다.

116. 험난한 세상을 건너는 배

뛰어난 재주는 어리석음으로 감추고,

지혜는 드러내지 않되 명철함을 잃지 않으며,

청렴은 오히려 혼탁 속에 깃들게 하고

굽힘으로써 몸을 펴는 것,

이것이야말로 험난한 세상을 건너는 배이며

몸을 보호하는 안전한 곳이 된다.

117. 편안할 때 참마음을 굳게 지켜

쇠퇴해 가는 모습은 흥성함 속에 있고

생동하는 움직임은 스러지는 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할 때에

참마음을 굳게 지켜 후환을 없게 하고

이변을 당했을 때

백 번을 참아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118. 원대한 식견과 영원한 지조

진기한 것을 보며 놀라워하고

이상한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원대한 식견이 없고,

괴롭게 절개를 지키며

세상과 맞서 홀로 외롭게 행하는 것은

영원한 지조가 될 수 없다.

119. 대담하게 생각을 돌릴 수 있다면

분노의 불길과 욕망의 물결이

끓어오르는 순간에는 누구라도 이를 알 수 있으며

또 알고 있으면서도 범하고 만다.

아는 것은 누구이며 범하는 것은 또 누구인가?

이러한 때에 대담하게 생각을 돌릴 수 있다면

악마도 문득 변하여 참마음이 된다.

120. 자신을 견제함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간사한 사람에게 속지 말 것이며

제 힘만 너무 믿어 객기 부리는 일이 없이 하라.

자신의 장점만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며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남의 유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121. 단점을 덮고 완고함을 일깨움

남의 단점은 덮어 줘야 한다.

들추어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단점으로써 단점을 공격하는 것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완고함이 있다면

타일러서 일깨워 줘야 한다.

만약 성을 내서 그를 미워한다면

완고함으로 완고함을 구제하는 것에 불과하다.

122. 말을 삼갈 사람

음침하게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을 털어놓고 말하지 말라.

화를 잘 내며 스스로 잘난 체하는 사람을 만나면

차라리 입을 다물어라.

123. 마음을 다스림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울 때는 가다듬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이 긴장되어 굳어졌을 때는 풀어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마음을 가다듬어 놓더라도

조바심 나는 괴로움은 다시 찾아온다.

124. 털끝 만한 막힘 때문이다

맑은 날 푸른 하늘이 별안간 천둥 번개로 변하고

거센 비바람도 밝은 달 맑은 하늘로 변한다.

천지의 움직임이 어찌 한결 같으랴.

그것은 털끝 만한 막힘 때문이다.

하늘의 모습이 어찌 일정할 수가 있으랴.

털끝 만한 막힘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 바탕도 또한 이와 같다.

125. 지식과 의지

사리 사욕을 억제하는데

빨리 깨닫지 않으면 억제가 어렵다는 이도 있고,

비록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이겨 낼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지식은 악마의 정체를 밝히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며,

의지는 악마를 베는

지혜의 칼이다.

두 가지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126. 속임수와 모욕

남의 속임수를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남에게 모욕을 받더라도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 속에 무한한 뜻과 덕이 있다.

127. 심신의 단련

사람을 괴롭히는 역경은

호걸을 단련하는 화로와 망치이다.

단련을 받아 내면 심신이 함께 이롭고

단련을 이겨 내지 못하면 심신이 해롭다.

128. 내 몸은 하늘과 땅

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이다.

기뻐함과 노함에 허물이 없도록 하고,

사랑하고 미워함을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한다면,

이것이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는 방법이다.

천지는 하나의 거룩한 어버이다.

백성으로부터 원망이 없게 하고

만물 모두가 근심이 없게 하면

이것이야말로 화목을 이루는 기상이다

129. 소홀함과 지나친 경계심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어야 하고,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

이 말은 생각이 소홀함을 경계한 것이다.

차라리 남에게는 속는 일이 있더라도

남이 속일 것을 미리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지나치게 살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이 두 가지 말을 아울러 간직한다면

생각이 밝아지고 덕이 두터워질 것이다

130. 공과 사의 구별

많은 사람이 의심한다고 해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말고

자신만의 의견으로 남의 말을 버리지 말라.

작은 은혜 때문에 큰 일을 손상치 말고

공론을 빌어

사사로운 일을 해결하지 말라

131. 칭찬과 비난의 서두름

착한 사람이라도 빨리 친해질 수 없다면

미리 칭찬하지 말라.

간악한 사람의 이간질이 두렵다.

몹쓸 사람이라도

쉽사리 멀리할 수 없다면

미리 발설치 말라.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132. 절개와 경륜

청천 백일 같은 빛나는 절개도

원래는 어두운 방 한구석에서 길러진 것이며

천지를 휘두르는 뛰어난 경륜도

사실은 깊은 못에 들듯이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럽게 얻어진 것이다.

133. 장사꾼의 마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 효도하며

형제간에 아끼고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할지라도

그것은 당연한 일일 뿐 감격할 일이 못 된다.

베푸는 이가 그것을 덕으로 자처하고

받는 이 또한 은혜로 여긴다면

그것은 곧 모르는 행인과 같게 되어

장사꾼의 마음과도 다를 바 없게 된다.

134. 아름다움과 추함

아름다움과 추함은 함께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추하다 하겠는가.

깨끗함과 더러움은 함께 있어 서로 비교가 된다.

나 자신이 깨끗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더럽다 하겠는가.

135. 변덕스러움과 평정한 기운

뜨겁다가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변덕스러움은

부귀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더 심하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은 육친이 남보다 더욱 심하다.

그 가운데 냉철한 마음으로 당하지 않고,

평정한 기운으로 억제하지 않는다면

번뇌의 나날을 겪을 수밖에 없다.

136. 공로와 과실, 은혜와 원한

공로와 과실은 절대로 혼동하지 말라.

만약 혼동하게 되면

사람들은 게으른 마음을 품게 된다.

은혜와 원한을 지나치게 밝히지 말라.

만약 밝히게 되면

헤어져 떠나갈 마음을 품게 된다.

137. 지위· 일· 행실의 높음

너무 높은 지위에 있지 말라.

너무 높으면 위태롭다.

능숙한 일이라도 힘을 다 쓰지 말라.

다 쓰게 되면 쇠퇴한다.

행실을 너무 고상하게 하지 말라.

너무 고상하면 비방과 욕설이 다가온다.

138. 선악의 드러남

악한 일은 그늘에 숨어 있기를 싫어하고

선한 일은 겉으로 드러나기를 싫어한다.

그러므로 드러난 악은 재앙이 덜하고

숨어 있는 악은 재앙이 깊으며

드러난 선은 공로가 덜하고

숨어 있는 선은 그 공로가 크다.

139. 덕과 재능

덕은 재능의 주인이고

재능은 덕의 종이다.

재능이 있어도 덕이 없다면

주인 없이 종이 제멋대로 하는 것이니,

어찌 도깨비가 날뛰지 않겠는가.

140. 쥐를 가두면 가구를 물어뜯는다

간악한 사람을 제거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막으려면

달아날 길을 열어 줘야 한다.

만일 그들에게 몸둘 곳이 없게 하면,

쥐구멍을 틀어막는 것과 같다.

도망갈 길이 모두 막혀 버리면

귀중한 기물을 물어뜯고 말 것이다.

141. 과실과 공덕, 공로와 안락함

다른 사람과 과실은 함께 하더라도

공로는 함께하지 말라.

공로를 함께 하면 곧 시기하게 된다.

다른 사람과 어려움은 함께 하더라도

안락함은 함께하지 말라.

안락하면 곧 원수처럼 맞서게 된다.

142. 말의 공덕

군자로서 가난하여

물질적으로 사람을 도울 수 없더라도,

어리석음으로 방황하는 사람에게

한마디 말로 깨우쳐 주고

위급하고 곤란한 처지의 사람에게

한마디 말로써 풀어 줄 수가 있다면

이 또한 무량한 공덕이다.

143. 사람들의 병폐

굶주리면 달라붙고 배부르면 떠나가며,

따뜻하면 몰려들고 추우면 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람들의 한결같은 마음의 병폐이다.

144. 냉철한 눈, 굳은 마음

군자는 냉철한 눈을 깨끗이 닦아야 하며

삼가 굳은 마음을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된다.

145. 덕과 도량과 식견

덕은 도량을 따라서 발전하고

도량은 식견으로 말미암아 성장한다.

그러므로 그 덕을 두텁게 하려면

도량을 넓혀야 하고

도량을 넓히려면

그 식견을 크게 해야 한다.

146. 만상이 고요할 때 생각에 잠긴다

외로운 등불이 반딧불처럼 깜박거리고

만상이 소리가 없나니

우리가 비로소 편히 쉴 때다.

새벽 꿈에서 갓 깨어나

모든 움직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

우리가 비로소 혼돈에서 깨어날 때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일념으로 빛을 돌려 스스로를 비춰 보면

비로소 알리라.

이목구비가 모두 질곡이고

정욕과 기호가 모두

마음을 병들게 하는 기계인 것을.

147. 반성과 원망

스스로를 반성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약이 되지만

남을 원망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모두가 창과 칼이 된다.

하나는 모든 선의 길을 열고

또 하나는 모든 악의 근원을 이루니

둘의 사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148. 순간과 영원

사업과 학문은 육체와 함께 사라지나

정신은 영원히 새롭다.

공명과 부귀는 세상을 따라 옮겨가나

의기와 절조는 천년이 하루와 같다.

군자는 마땅히 저것으로 이것을 바꾸지 말라.

149. 지혜와 재주의 빈약함

고기 그물에 기러기가 걸려들고

사마귀 뒤를 참새가 노린다.

기틀 속에 또 기틀이 있고

이변 밖에 또 이변이 생기나니

지혜와 재주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150. 허수아비와 장승

사람으로서 참다운 생각이 없다면

허수아비에 불과하니

일마다 헛될 것이요.

세상을 살아감에 원활한 기지가 없다면

이는 장승에 불과하니

가는 곳마다 막힐 것이다.

151. 맑은 거울, 맑은 마음

물결이 일지 않으면

물은 절로 고요하고

흐리지 않으면

거울은 스스로 맑다.

마음도 흐린 것을 버리면

맑음이 절로 나타나고

애써 찾지 않아도

괴로움만 버리면

즐거움은 절로 있다.

152. 한 가지 생각, 말, 일

한 가지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고

한 마디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게 된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다.

153. 너그럽고 자연스럽게

서둘러서 밝혀지지 않던 일도

너그럽게 하면 밝혀질 수가 있다.

조급하게 서둘러

분노를 불러들이지 말라.

사람을 쓰는 일에

잘 따르지 않는 자가 있지만

가만 놓아두면

저절로 따르는 수가 있다.

너무 엄하게 하여

그 완고함을 더하게 하지 말라.

154. 덕성으로 단련된 마음과 태도

절의가 청운을 능가하고

문장이 백설의 곡보다 높다해도,

그것이 덕성으로 단련된 것이 아니라면

혈기의 사행과 기예의 잔재주에 불과하다.

155. 퇴직후의 몸가짐

하던 일을 사양하고 물러날 때는

마땅히 전성기에 물러나라.

아울러 몸을 두는 곳은 홀로 뒤진 곳에 자리 잡아라.

156. 갚지 못할 사람에게 베풀라

덕행을 삼가서 실현하려면

모름지기 작은 일에 삼가 행하라.

남에게 은혜를 베풀려면

갚지 못할 사람에게 힘써 베풀라.

* 참으로 놀라운 말이다. 언젠가 도로 받을 수 있는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 속에는 응큼한 생각이 들어있다. 그 속에는 되로 주고 말로 받으려는 교활함이 있다. 전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심히 베푸는 것이 진정한 베품이다. 도로 갚을 수 없는 사람이란 진정으로 절실하게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사람을 돕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봉사다.

157. 세상에 대한 자세

시중 사람을 사귀는 것은

산골 노인을 벗함만 못하고

권세 있는 집안에 굽실거림은

오막살이 집안과 친함만 못하다.

거리에 떠도는 뜬소문을 듣는 것은

나무꾼 노래와 목동의 피리소리만 못하고

요즈음 사람의

부덕한 행실과 허물을 말하는 것은

옛사람의

착하고 아름다운 언행을 이야기함만 못하다.

158. 덕은 사업의 기초

덕은 모든 사업의 기초가 되니

기초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그 집이 오래갈 수가 없다.

159. 마음은 자손의 뿌리

마음은 자손의 뿌리이니

뿌리를 심지 않고

가지와 잎이 무성할 수는 없다.

160. 어느 집 부엌인들 연기 아니 나랴

옛사람이 말했다.

자기 집의 무진장은 내버려두고

남의 집 대문 앞에 동냥질을 한다고.

또, 벼락부자 가난뱅이야

꿈 같은 얘기 마라

어느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아니 나랴 하고.

하나는 자기 소유에 어두운 것을 깨우친 것이고

하나는 자기 소유를 자랑함을 경계한 말이니

마땅히 수양의 경계로 삼아야 한다.

161. 도와 배움

도는 공공의 것이니

사람마다 이끌어 행하게 하고

배움은 매일 먹는 끼니와 같으니

마땅히 일마다 조심하며 깨우쳐라.

162. 믿음과 의심

남을 믿는 사람은

남들이 모두 성실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홀로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을 의심하는 사람은

남들이 모두 속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속이기 때문이다.

163. 너그러움과 냉정함

생각이 너그럽고 두터운 사람은

봄바람이 만물을 따뜻하게 키움과 같이

모든 것이 그를 만나면 살아난다.

마음이 각박하고 차가운 사람은

북풍한설이 모든 것을 얼게 하는 것과 같이

만물이 그를 만나면 죽게 된다.

164. 착한 일과 악한 일

착한 일을 해도 이익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치 풀 속에 난 동아처럼

모르는 사이 저절로 자라기 때문이다.

악한 일을 하고도 손해가 보이지 않는 것은

마치 뜨락의 봄눈처럼

모르는 사이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165. 옛친구, 은밀한 일, 노쇠한 사람

옛친구를 만나면

의기를 더욱 새롭게 하라.

은밀한 일을 당하게 되면

마음을 더욱 분명히 하라.

노쇠한 사람을 대할 때는

은혜와 예우를 더욱 융성하게 하라.

166. 군자의 신조가 소인배의 사리사욕의 도구

근면함이란 덕의에 민첩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근면을 빌어 그 가난을 건진다.

검소함이란 재물과 이익에 담박한 것인데도

사람들은 검소를 빌어 인색함을 꾸민다.

군자의 몸을 지키는 신조가

소인배의 사리 사욕의 도구가 되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덕을 베푸는 일에 부지런해야 함이 군자의 길이다. 소인은 부지런히 일을 하여 가난에서 벗어나려 하고 다시 부를 축적하려 한다. 다행히 얻은 부를 활용하여 덕을 베풀 수 있다면 군자의 신조에 다가서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검소란 재물과 이익에 집착하지 않음이며 바로 군자가 나아갈 길이다. 소인은 검소의 이름으로 인색한 생활을 꾸려나간다. 인색을 통하여 재물을 모은 후에 늦게라도 남에게 베푸는 일을 과감하게 실천하여 사리 사욕의 불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조금은 안심이 될 일이다.

그 외에 군자의 신조로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살펴보라. 그리고 그러한 신조들이 소인배들에 의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 생각해보라. 참으로 많은 소인배들이 군자의 신조를 이용하여 사리 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삼고 있음에 가슴치며 통곡한다.

167. 감정과 재치로 얻은 깨달음

생각나는 대로 시작하는 일은

시작하자마자 멈추게 된다.

어찌 물러남이 없는 수레바퀴가 되랴.

감정과 재치로 얻은 깨달음은

깨달으면 곧 혼미하게 된다.

어찌 영원한 밝은 지혜가 될 수 있으랴.

168. 자신의 과오와 괴로움

다른 사람의 잘못은 마땅히 용서해야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용서해선 안 된다.

나의 괴로움은 마땅히 참아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참아서는 안 된다.

169. 세속과의 인연

세속을 벗어나면 그것이 바로 기인이다.

일부러 기한 행동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사람이 된다.

세속의 더러움에 섞여들지 않으면

그것이 곧 청렴 결백한 사람이다.

세속과 인연을 끊고 청백을 구하는 자는

과격한 사람이 될 뿐이다.

170. 은혜와 위엄

은혜는 가볍게 시작하여 무겁게 나아가라.

먼저 무겁고 나중에 가벼우면

사람들은 은혜를 잊어버린다.

위엄은 엄격하게 시작하여

관대함으로 나아가라.

먼저 너그럽고 나중에 엄격하면

사람들은 혹독함을 원망한다.

171. 맑은 마음과 뜻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난다.

마음을 쉬게 하지 않고 본성 보기를 바라는 것은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다.

뜻이 깨끗하면 마음도 밝아진다.

뜻을 맑게 하지 않고 마음 맑기만을 바라는 것은

거울을 찾으며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다

172. 여론에 흔들리지 않음

내 몸이 귀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받드는 것은

높은 관과 큰 띠를 받드는 것이다.

내 몸이 천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원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원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노여워하랴

173. 까치 밥 남기는 마음

쥐를 위해 항상 밥을 남겨 두고

불나방이 가여워 등불을 켜지 않는다 했으니

옛사람의 이러한 마음은

인간이 발전할 한 점의 기틀이다.

이 마음이 없다면 사람도 흙이나 나무처럼

형체일 뿐이다.

174. 마음을 곧 자연의 바탕

마음의 바탕은 곧 하늘의 바탕이다.

기쁨은 상서로운 별과 경사스런 구름 같고,

분노는 진동하는 우뢰와 사나운 빗발과도 같다.

자비는 부드러운 바람과 달디단 이슬 같고,

엄격함은 뜨거운 여름 햇볕과 찬 서리와도 같다.

어느 것 하나도 없을 수 있겠는가.

다만 때맞추어 일어나고 스러져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하늘과 더불어

그 바탕을 함께 할 수 있다

175. 고요함과 밝은 지혜

일 없을 때는 마음은 어두워지기 쉽다.

고요한 가운데 밝은 지혜로써 비추어라.

일 있을 때는 마음이 흩어지기 쉽다.

밝은 지혜 가운데 고요함으로 중심을 삼아라.

176. 일 속에서는 이해의 생각을 버리라

일을 의논하는 사람은

몸을 그 일밖에 두어

이해의 실상을 살피고

일을 맡은 사람은

몸을 그 일 안에 두어

이해에 대한 생각을 잊어 버려라.

177. 비린내 나는 무리를 조심

선비가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는

몸가짐이 엄정하고 명백해야 하며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평이해야 한다.

비린내나는 무리와 가까이 하지 말 것이며

과격하여 소인배의 독침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178. 화기로 몸을 보전해야

지조와 의리를 내세우는 사람은

지조와 의리 때문에 비난을 받고,

도덕과 학문을 내세우는 사람은

도덕과 학문 때문에 원망을 산다.

고로 군자는 악행에 가까이 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명예로움에도 쉽사리 서지 않는다.

오로지 혼연한 화기만으로

그 몸을 보전하는 보배로 삼아야 한다

179. 모든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

속임수를 쓰는 사람은 성심껏 감동시키고

포악한 사람은 온정으로 감화시켜라.

사악함에 빠져 사리사욕만 꾀하는 사람은

대의명분과 절조로 격려하고 인도하라.

그러면 나의 다스림 속에 들지 않을 사람이 없다

180. 자비롭고 결백한 마음

하나의 자비심이

천지간의 화기를 빚을 것이며

한 마음의 결백은

향기로운 이름을

백대토록 밝게 드리울 것이다

181. 평범한 덕행

은밀한 계략과 괴상한 버릇,

이상한 행동과 기괴한 재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불행의 씨앗이 된다.

다만 평범한 덕행만이 본성을 온전히 하여

평화를 얻게 된다.

182. 인내로서 세상을 살아야 함

옛말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뎌야 하고

눈길을 걸을 때는 위태로운 다리를 견뎌야 한다고 했다.

견딜 내(耐)자에는

참으로 깊은 뜻이 있다.

험악한 인정과 곤란한 세상 길도

견딜 내(耐)자 한 자로 지탱하여 지나지 않으면

가시덤불이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183. 공로가 없고 배움이 없어도 당당한 사람

공로를 뽐내거나 지식을 자랑하는 것은

그가 외물에 의해 이루어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음 바탕을 스스로 밝게 하여 근본을 잃지 않으면

비록 공로가 없고 배운 것이 없더라도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됨을 그는 모르고 있다.

184. 한가하고 고요할 때 마음을 닦아 둠

바쁜 중에 한가로움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한가한 때에 마음의 바탕을 찾아두어라.

시끄러운 중에 고요함을 얻고 싶으면

모름지기 고요한 때에 마음의 주체를 세워 두어라.

그렇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변하고

일에 따라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185. 나의 마음, 인정과 사물에 대한 태도

나의 마음을 어둡게 하지 말고

남의 인정에 가혹하지 말며

사물의 힘을 다 쓰지 말라.

이 세 가지는 천지를 위하여 마음을 세우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세우며

자손을 위하여 복을 만드는 길이다.

186. 관에서는 공정과 청렴. 집에서는 관대와 검소

관직에 있는 이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은

오로지 공정하면 밝은 지혜가 생기고

오로지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

집에 있는 이에게 줄 두 마디의 말은

오로지 너그러우면 불평이 없으며

오로지 검소하면 부족함이 없다.

187. 항상 훗날을 생각해야

부귀한 처지에 있을 때에는

마땅히 빈천함의 고통을 알아야 하고,

젊고 왕성한 시기에는

반드시 노쇠함의 괴로움을 생각해야 한다

188. 포용력이 있어야

몸가짐을 지나치게 깨끗이 하지 말라.

때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사귐에 지나치게 분명히 하지 말라.

선함과 악함과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모두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189. 소인과 군자에 대한 태도

소인과 더불어 원수 맺지 말라.

소인에게는 나름대로 상대가 있다.

군자에게 붙어 아첨하지 말라.

군자는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

* 많은 소인과 원수를 맺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그 소인들은 과거에는 소인 취급을 받았으나 현대사회에서는 군자 대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결국 그 사람은 수많은 군자들과 원수를 맺고 셈이 되는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아첨하지 않으면서, 힘이 약하고 어리석고 불쌍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아첨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를 다치게 할 지도 모른다는 소심함과 동정심 때문이다. 무슨 은혜를 입어 보겠다는 응큼한 생각으로 아첨하는 것처럼 오장육부를 간지럽히는 모욕적인 일은 없다. 자신을 모욕할 뿐 아니라 상대의 인격을 완전히 무시하는 셈이다.

190. 이론에 집착함

욕정이 날뛰는 병은 고칠 수 있지만

이론에 집착하는 병은 고치기가 어렵다.

사물의 장애는 없앨 수가 있지만

의리에 얽매인 장애는 없애기가 어렵다.

191. 어렵게 이룬 공덕

수양은 쇠를 백 번 단련하듯 하라.

손쉽게 이룬 것은 깊은 수양이 아니다.

실행은 마땅히 무거운 쇠뇌와 같이 하라.

가볍게 쏘는 자는 큰 공을 이룰 수 없다

192. 소인과의 관계와 군자와의 관계

소인에게 미움과 욕을 들을지라도

소인으로부터 아첨과 칭찬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군자로부터 꾸짖음과 깨우침을 받을지라도

군자로부터 포용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

193. 명성의 해독

이욕을 챙기는 자는

도의 밖으로 벗어나기 때문에

그 해독이 나타나지만 지극히 얕고,

명성을 좋아하는 자는

도의 안으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 해독이 보이진 않지만 지극히 깊다

194. 악행은 믿고 선행은 의심한다

사람의 은혜에 대해서는

받은 것이 깊다 하더라도 갚지 않으며

원망은 지극히 얕아도 갚는다.

사람의 악행을 듣고서는

확실하지 않더라도 의심하지 않지만

선행은 확실하더라도 이를 의심한다.

극심한 각박이며 극심한 경박이 아닐 수 없다.

마땅히 경계하라

195. 아양과 아첨의 해로움

남을 참소하고 헐뜯는 사람은

마치 조각 구름이 햇볕을 가리는 것과 같아

머지 않아 스스로 밝아진다.

아양떨고 아첨하는 사람은 마치 문틈으로 드는 바람이

살결에 스미는 것과 같아

그 해로움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196.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비좁고 급격한 마음

산이 높고 험준하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나

골짜기로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무성하다.

물살이 세고 급한 곳에는 물고기가 없지만

연못이 깊으면 물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비좁고 급격한 마음은

군자로서 깊이 경계할 일이다

197. 허심탄회하고 원만한 사람

공을 세우고 사업을 이룬 사람은

대개 허심 탄회하고 원만한 사람이 많지만,

일을 실패하고 기회를 놓친 사람은

완강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다

198. 세상을 사는 지혜

세상을 살아감에

반드시 세속과 같이하지 말며

또한 세속과 다르게 하지도 말라.

일을 함에

반드시 남이 싫어하게 하지 말며

또한 남이 기뻐하게 하지도 말라

199. 군자의 만년

하루해가 저물어도

노을은 오히려 아름답고

한 해가 곧 저물려 해도

귤 향기가 더욱 향기롭다.

한 생애의 말로인 만년은

군자로서 백배로 정신을 가다듬을 때이다.

○ 현대는 노인의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노인의 생활의 질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노년을 맞이하여서 군자처럼 백배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과거에 노인들이 존경을 받거나 웃어른으로 모셔졌던 것은 노인이 본질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었다거나 지혜가 뛰어나서라고만 할 수 없다. 대부분 효도하는 마음과 웃어른에 대한 예절을 지키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한 결과였다. 이제 노인공경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노인이면서도 존경을 받으며 생의 끝까지 가려면 군자가 과거에 그랬듯이 백배로 노력하여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즉 혼신을 기울여 자신을 지탱하고 계발하는 평생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200. 총명과 재주를 드러내지 않음

매는 조는 것 같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 처럼 걷지만

그것이 사람을 움켜잡고

사람을 무는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총명함을 드러내지 말고

재주를 뚜렷하게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큰 일을 두 어깨에 멜 수 있는 역량이 된다

201. 지나친 검약과 겸양

검약은 아름다운 미덕이지만

지나치면 인색하고 천박하게 되어

오히려 정도를 손상시킨다.

겸양은 아름다운 행실이지만

지나치게 공손하고 삼가면

비굴함이 되어 본마음을 의심하게 된다

202. 세상 일에 대한 태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며

마음에 흡족하다 기뻐하지 말라.

오랫동안 무사하기를 믿지 말고

처음이 어렵다고 꺼리지 말라

203. 술잔치와 명성과 높은 지위

술잔치의 즐거움이 잦은 집은

훌륭한 가정이 아니고

명성을 좋아하고 화려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훌륭한 선비가 아니며

높은 지위에 생각이 많으면

훌륭한 신하가 아니다

204. 마음에 밎는 것과 맞지 않는 것

세상 사람은 마음에 맞는 것으로만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오히려 그 즐거운 마음에 이끌려

괴로운 곳에 있게 된다.

통달한 선비는 마음에 맞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기 때문에

마침내 괴로움이 즐거움으로 바뀌어 온다

205. 가득참과 위급함

가득 찬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물이 넘칠듯 말듯함과 같아서

단 한 방울 물이라도 더하는 것을 꺼려한다.

위급한 곳에 있는 사람은

마치 나무가 꺾일듯 말듯함과 같아서

조금이라도 더 건드리는 것을 꺼려한다

206. 냉철한 눈, 귀, 정, 마음

냉철한 눈으로 사람을 보고

냉철한 귀로 말을 들으며

냉철한 정으로 느낌을 대하고

냉철한 마음으로 도리를 생각하라

207. 어진 사람과 빈천한 사람

어진 사람은

마음이 너그러워 복이 두텁고

기쁜 일이 오래 지속되며

일마다 너그럽게 기상을 편다.

빈천한 사람은

마음이 편협하고 생각이 비좁아

복이 박하고

자손에게 미치는 은택도 짧고

일마다 좁고 옹색한 모양을 이룬다.

*빈천한 사람이란 어떠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생각이 짧고 우둔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라면 그러한 사람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하여 나쁜 사람이 아니듯이 빈천?한 사람이라해서 비웃는 듯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채근담에는 어울리지 않는 글이다.

208. 악한 말과 선한 말

악한 말을 듣더라도 금방 미워하지 말라.

고자질하는 자의 분풀이가 두렵다.

선한 말을 듣더라도 금방 사귀지 말라.

간사한 사람의 출세를 이끌어 줄까 두렵다

209. 조급한 성질은 화가 됨

성질이 조급하고 마음이 거친 사람은

한 가지 일도 이룰 수가 없다.

마음이 평화롭고 유순한 기상의 사람은

백 가지 복이 저절로 모여든다.

210. 고용할 때는 각박하지 않게, 사귐에는 넘치지 않게

사람을 쓸 때는 각박하게 하지 말라.

각박하면 일하려던 사람마저 떠나 버린다.

친구를 사귈 때는 넘치지 않게 하라.

넘치면 아첨하는 사람이 다가온다

211. 상황에 따른 적절한 행동

바람이 비껴 불고 빗발이 급한 곳에서는

다리를 굳게 세워 걸으라.

꽃향기 무르익고 버들 고운 곳에서는

눈을 들어 먼 곳을 바라보라.

위태롭고 험한 길에서는 빨리 머리를 돌려 돌아서라

212. 온화한 마음과 겸손한 덕

절의가 높은 사람은 온화한 마음을 길러야

분쟁의 길을 열지 않을 것이며

공명심이 높은 사람은 겸손한 덕을 길러야

질투의 문을 열지 않게 된다.

213. 공직에서는 냉정하게, 시골에서는 만나기 쉽게

공직에 있을 때는

편지 한 장에도 절도가 있어야

요행을 바라는 무리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시골에 살 때는

고고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만나기 쉬워야

정을 두텁게 할 수가 있다

214. 사람을 두려워 함

대인을 두려워하라.

대인을 두려워하면

방종한 마음이 없어진다.

보통사람을 또한 두려워하라.

보통사람을 두려워하면

횡포하다는 이름을 듣지 않는다

215.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못한 사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라.

원망하고 탓하는 마음이 저절로 없어진다.

마음이 게을러지려거든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라.

정신이 저절로 분발하게 된다

216. 올바른 마음가짐

기쁨에 들떠 가벼이 승낙하지 말며

술 취함을 빙자하여 성내지 말라.

즐거운 마음에 들떠 일을 많이 하지 말며

고달프다 하여 끝맺음을 소홀히 말라

217. 사물과 하나가 되는 경지

독서를 잘 하는 사람은

책을 읽어 손발이 저절로 춤추게 되어야 한다.

그리되어야 형식에 떨어지지 않게 된다.

사물을 잘 관찰하는 사람은

마음과 정신이 무르익어

사물과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외형에 구애되지 않는다.

○ 물고기는 물 속에 있으면서 물과 하나가 되어 살기 때문에 자신이 물속에 있음을 모른다. 사람은 공기를 숨쉬며 살고 있으면서 공기 속에 갇혀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법과 질서를 지키면서 그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면 참으로 이상적인 사회인이다. "나"라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사물과 자연과 일치하여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히 도인이라 할 것이다.

218. 현명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하늘은 한 사람을 현명하게 하여

많은 사람의 어리석음을 가르치게 했으나

세상은 오히려 제 장점만을 휘둘러

남의 단점만을 드러내려 한다.

하늘은 한 사람을 부유하게 하여

많은 사람의 가난을 건지려 했으나

세상은 오히려 제 가진 것만 믿고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려 든다.

참으로 천벌을 받을 일이다

219. 통달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중간 사람

통달한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근심하랴.

어리석은 사람은 아는 것도 없고 생각마저 없어

더불어 학문을 논할 수도 있고 더불어 공업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그 중간에 드는 사람은 나름대로 지식과 생각이 많고 억측과 시기도 많아

일마다 더불어 하기가 어렵다

220. 입을 지키고 마음과 뜻을 지킨다

입은 곧 마음의 문이다.

입 지키기를 엄밀히 못 하면

마음의 참된 기밀이 모두 누설된다.

뜻은 곧 마음의 발이다.

뜻 막기를 엄격히 못 하면

마음은 그릇된 길로 달아나 버린다.

221. 남의 장점, 나의 허물

남을 꾸짖을 때는 허물 있는 중에서

허물없음을 찾아내라.

그러면 감정이 평온해진다.

자기를 꾸짖을 때는

허물없는 중에서

허물 있음을 찾아내라.

그러면 덕이 자라난다

222. 어린이는 어른의 씨앗

어린이는 어른의 씨앗이요

수재는 훌륭한 사람의 씨앗이다.

이 때 만약 화력이 모자라고 단련이 서툴면

훗일 세상에 나아가 일을 맡을 때

훌륭한 그릇을 이루기 어렵다

223. 외로운 사람을 만나서는 마음 아파한다

군자는 환난을 당하여도 근심하지 않으나

즐거운 때를 당하여는 근심하며,

권세 있는 사람을 만나서는 두려워하지 않으나

외로운 사람을 만나서는 마음 아파한다

224. 담백하여 오래감이 좋다

복숭아꽃 오얏꽃이 비록 곱지만

어찌 저 푸른 송백의 굳고 곧음만 하랴.

배와 살구가 비록 달지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만 하랴.

참으로 옳은 말이다.

너무 고와 빨리 지느니보다

담백하여 오래가는 것이 좋고

일찍 빼어나느니보다

늦게 이루는 것이 한결 낫다

225. 인생의 참된 경지

바람 자고 물결 고요한 가운데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보고,

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 모습을 안다

하편

1. 명리(名利)를 멀리하기란 쉽지 않다.

산림(山林) 생활의 즐거움을 말하는 자라 하여 반드시 참으로 산림의 멋을 아는 것이 아니요, 명리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싫어하는 자라 하여 반드시 명리를 향한 뜻을 다 잊어버린 것은 아니다.

2. 다재다능한 사람은 불행하다.

낚시질은 한가한 일이지만 오히려 살리고 죽이는 권리를 지니고 있고, 바둑은 청한(淸閑)한 놀이이지만 전쟁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니, 일을 좋아함은 일을 줄여서 한적하게 지내는 것만 못하고, 재능이 많음은 능력이 없어 참된 마음을 온전히 하는 것만 같지 못함을 알 수 있다.

3. 아름다운 것은 환상(幻想)에 불과하다.

꾀꼬리가 울고 꽃이 무성하게 핀 아름다운 산골짜기는 모두 하늘과 땅의 거짓된 모습이요, 물이 마르고 나뭇잎이 떨어져서 바위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벼랑이 메마른 모습이야말로 천지의 참된 모습이다.

4. 마음이 한가로운 자가 복인(福人)이다.

세월은 본래 길지만 바쁜 자들은 스스로 촉박하다 하고, 천지는 본래 넓으나 속된 자들은 스스로 좁다고 하며, 바람, 꽃, 눈, 달은 본래 한가한 것이지만, 일에 바쁜 자들은 스스로 번거롭다고 여긴다.

5. 아름다운 경치는 먼 곳에 있지 많다.

정취(情趣)를 얻는 것은 큰 것에 있지 않으니 항아리만 한 연못과 주먹만 한 돌 사이에도 산수(山水)의 경치가 갖추어져 있으며, 좋은 경치는 먼 곳에 있지 않고 쪽대로 엮은 창, 오두막집 아래에도 바람과 달은 스스로 한가롭다.

6. 자신 밖의 자신을 보라.

고요한 밤의 종소리를 듣고서 꿈속의 꿈을 불러 깨우며, 맑은 못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보고서 신외(身外)의 자신을 바라본다.

7. 자연은 도(道)의 배움터이다.

새의 노랫소리, 풀벌레의 울음소리는 모두가 마음을 전하는 비결이요, 꽃잎과 풀빛은 도(道)를 나타내는 문장이 아닌 것이 없다. 배우는 자는 반드시 본 마음을 밝게 하여 가슴을 영롱하게 하면 사물에 부딪칠 때마다 마음에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8. 줄 없는 거문고를 타라.

사람들은 글씨가 있는 책을 읽을 줄은 아나 글씨 없는 책은 읽을 줄 모르고, 줄이 있는 거문고는 탈 줄 알지만 줄 없는 거문고는 탈 줄을 모른다. 그래서 형체 있는 것만 볼 줄 알고 정신을 쓸 줄은 모르니, 어찌 거문고와 책의 참맛을 알 수 있겠는가?

9. 물욕(物慾)이 없는 것이 신선(神仙)이다.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가을 하늘과 맑게 갠 바다요, 자리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신선의 경지를 이룬다.

10. 극진한 환락은 슬픔을 부른다.

손님과 벗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실컷 마시고 놀다가, 이윽고 시간이 다하여 촛불도 가물거리며 향불이 꺼지고 차도 식어버리면, 모르는 사이에 즐거움이 도리어 흐느낌으로 변하여 사람을 쓸쓸하고 무미하게 만든다. 천하의 일이 다 이와 같은데 어찌 빨리 고개를 돌리지 않는가?

11. 마음의 눈을 뜨라.

사물 속에 깃든 참맛을 깨달으면 오호(五湖)의 풍경이 다 마음속에 들어오며, 눈앞의 기미를 깨달으면 천고(千古)의 영웅(英雄)이 다 내 손아귀에 들어온다.

12.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산하(山河)와 대지(大地)도 작은 티끌에 속하거늘, 하물며 티끌 속의 티끌이겠는가? 피와 살이 있는 몸뚱이도 물거품과 그림자에 속하거늘 하물며 그림자 밖의 그림자이겠는가? 최상의 지혜가 아니면 마음으로 밝게 깨닫지 못한다.

13. 인생은 찰나이다

부싯돌로 일으키는 불빛 속에서 길고 짧음을 다툰들 그 세월이 얼마나 길며, 달팽이 뿔 위에서 자웅(雌雄)을 겨룬들 그 세계가 얼마나 크랴?

14. 정열 없는 삶은 불 꺼진 재와 같다.

꺼져 가는 등불에는 불꽃이 없고 해진 갖옷에는 온기가 없으니 이는 모두 처량한 광경이며, 몸이 마치 마른 나무 같고 마음이 식은 재 같으면 적막에 떨어지는 것을 면치 못한다.

15. 쉬고자 하거든 당장 실행하라.

사람이 쉬어야 할 경우를 당하여 당장 쉬면 그 자리에서 바로 깨달을 수 있으나 만일 쉴 곳을 찾는다면 아들, 딸을 장가 시집보내는 일이 끝난다 하더라도 일이 항상 많은 법이니, 스님과 도사를 좋아하더라도 속세의 마음이 그치지 않으리라. 옛 사람이 이르기를, ‘지금 당장 쉬려면 곧 쉴 수 있으나 만일 끝나기를 기다린다면 끝날 때가 없으리라.’고 했으니, 참으로 탁견(卓見)이다.

16. 바빠 본 사람만이 한가한 맛을 안다.

냉정한 눈으로 열광한 때를 바라본 연후에야 열광했을 때의 분주함이 무익함을 알고, 번잡한 데서 한가함으로 들어간 후에야 한가한 재미가 제일 좋은 것임을 느끼게 된다.

17. 자연에 묻혀 사는 것만이 고귀함은 아니다.

부귀영화를 뜬구름처럼 여기는 기풍이 있더라도 반드시 암혈(巖穴)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연을 좋아하는 취미가 없더라도 늘 스스로 술에 취하고 시를 즐기는 풍류를 알면 된다.

18. 자신의 밝음을 자랑하지 말라.

명예와 이익을 다투는 것은 남들에게 맡기되 모두 취하더라도 미워하지 말고, 고요하고 담박(淡泊)함은 나에게 알맞게 하되 홀로 깨어 있는 것을 자랑하지 말라.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법에도 얽매이지 않고 공(空)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자유롭게 될 것이다.

19. 매사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길고 짧음은 생각에서 말미암으며, 넓고 좁음은 한 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한 자는 하루가 천고보다 아득하고, 뜻이 넓은 자는 좁은 방안도 하늘과 땅 사이처럼 넓다.

20. 신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욕심을 줄이고 또 줄이며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면 무소유(無所有)를 소유로 삼는 오유선생(烏有先生)이 되고, 세상사를 잊고 또 잊으며 향을 피우고 차를 끊이면 도무지 백의동자(白衣童子)를 부러워하지 않게 된다.

21. 만족을 알면 신선이다.

눈앞에 나타나는 모든 일은 만족한 줄 알면 선경(仙境)이요, 만족할 줄을 모르면 속경(俗境)이다. 세상에 나타나는 모든 인연은 잘 사용하면 살리는 작용이 되고, 잘못 사용하면 죽이는 작용이 된다.

22. 세력을 추종하면 화가 뒤따른다.

권력을 따르고 권세에 붙는 재앙은 매우 참혹하고 또 아주 빠르며, 고요함에 살고 안일함을 지키는 맛은 가장 담박하고 또 아주 오래 간다.

23. 자연을 벗 삼아 사는 멋.

소나무가 울창한 시냇가를 지팡이에 의지하여 홀로 걷노라면 서는 곳마다 해어진 누더기 옷에서 구름이 일어나고, 대나무 창 아래에서 책을 베개 삼아 누웠다가 깨어나면 달빛이 낡은 담요 위를 비추고 있다.

24. 항상 죽음과 병을 염두에 두라.

색욕(色慾)이 불꽃처럼 치솟다가도 생각이 병든 때에 미치게 되면 바로 홍(興)이 식어 재처럼 줄어들고, 명리(名利)가 엿처럼 달콤하게 여겨지다가도 생각이 죽음에 이르게 되면 그 맛이 밀랍(蜜蠟)을 씹는 것처럼 덤덤하다. 그러므로 사람이 항상 죽음을 근심하고 병을 염려하면, 헛된 생각을 버리고 도심(道心)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25. 경쟁에서 양보하라.

다투는 길은 좁아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스스로 한 걸음만큼 넓고 평평해지며, 짙고 좋은 맛은 오래가지 못하니 조금 맑고 담박하게 하면 스스로 조금은 길게 느껴질 것이다.

26. 사물의 본질(本質)을 이해하라.

바쁜 때에 본성을 어지럽히지 않으려면 한가할 때에 정신을 맑게 길러야 하고, 죽을 때에 마음이 동요하지 않으려면 살아 있을 때에 사물의 참 모습을 간파(看破)해야 한다.

27. 은거하면 영욕이 없다.

숲 속에 숨어 자신의 도(道)를 지키고 살면 영광과 욕됨이 있을 수 없고, 도의(道義)를 지키며 사는데 권세가 있을 수 없다

28. 가난을 걱정하는 마음을 버려라.

더위를 반드시 제거할 필요가 없으니, 더위를 괴로워하는 마음을 없애면 몸이 항상 시원한 정자 위에 있게 되고, 가난을 반드시 쫓을 필요가 없으니, 가난을 근심하는 마음을 내쫓으면 항상 편안한 집 속에서 살게 된다.

29. 물러날 줄 알면 화를 면한다.

진보(進步)할 때에 뒤로 물러설 생각을 하면 뿔이 울타리에 걸리는 재앙을 거의 면할 수 있고, 손을 대기에 앞서 손떼기를 꾀한다면 곧 호랑이를 타는 위험을 벗어나게 된다.

30.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이득을 탐내는 자는 금(金)을 나누어 주면 옥(玉)을 얻지 못함을 한탄하고, 공작(公爵)에 봉(封)해지면 제후(諸侯)가 되지 못함을 원망하며, 권세와 부귀를 누리면서도 거지 노릇을 달게 여긴다.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명아주국을 고기와 쌀밥보다 맛있게 여기고, 베로 만든 두루마기를 털옷보다 따뜻하게 여겨, 평민이면서도 왕공(王公)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31. 명성을 감추고 일을 줄이라.

이름을 자랑하는 것은 이름을 숨기는 취미만 못하며, 일에 익숙한 것이 어찌 일을 덜고 한가롭게 지내는 것만 하겠는가

32. 소란과 고요함을 몰라야 높은 경지이다.

적막함을 즐기는 자는 흰 구름과 그윽한 바위를 보고 현묘(玄妙)한 도리를 깨달으며, 영화를 따르는 자는 밝은 노래와 묘한 춤을 보고 권태(倦怠)를 잊으니, 오직 진리를 깨달은 선비만이 시끄러움과 적막이 따로 없고, 번성함과 쇠퇴함이 없어, 가는 곳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다.

33.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생활.

산골짜기에서 피어오르는 외로운 구름은 가고 머무르는 데 전혀 구애받음이 없고, 하늘에 걸린 밝은 달은 고요하고 시끄러움을 둘 다 상관하지 않는다.

34. 슬픔은 즐거움에서 생긴다.

길게 오래가는 취미는 맛있는 술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콩을 씹고 물을 마시는 데서 생기며, 슬픈 회포는 메마르고 쓸쓸함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피리 불고 거문고 뜯는 데서 생겨난다. 진한 맛은 항상 오래가지 못하니 담박함 속의 취미야말로 참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35. 진리는 지극히 평범하다.

선종(禪宗)에서 말하기를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라 하였고, 시지(詩旨)에 이르기를 ‘눈앞의 경치요, 평범한 말이다.’라 하였다. 대개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낮음에 부쳐 있고, 지극히 어려움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오며, 뜻이 있는 자는 오히려 멀어지고, 마음이 없는 자는 절로 가까워진다.

36. 구름은 산봉우리를 피하지 않는다.

물은 흘러가도 소리가 없으니, 시끄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적막함을 느끼는 취미를 얻어야 하고, 산은 높아도 구름은 피하지 않으니, 유(有)에서 나와 무(無)로 들어가는 기틀을 깨달아야 한다.

37. 생각 많은 것이 고해(苦海)이다.

산림(山林)은 아름다운 곳이나 시설을 하여 애착(愛着)을 가지면 곧 시장바닥이 되고, 글과 그림 감상은 고상한 일이나 탐내어 정신이 빠지면 곧 장사치가 된다. 대체로 마음에 물들어 집착함이 없으면 속세도 선경(仙境)이요, 마음에 집착함이 있으면 선경도 고해가 된다.

38. 환경에 따라 명암(明暗)이 엇갈린다.

시끄럽고 복잡한 때를 당하면 평소 기억했던 것도 모두 멍청히 잊어버리게 되고, 맑고 고요한 경지에 있으면 지난 날 잊어버렸던 일도 다시 또렷하게 생각나니,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조금만 나뉘어져도 어둠과 밝음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39. 자연과 벗하면 속세(俗世)를 벗어난다.

갈대 꽃 이불을 덮고 눈 위에 누워 구름 속에 잠들면 한 방안의 밤 기운을 보전할 수 있고, 술잔 속에 이는 바람을 읊고 달을 희롱하면 겹겹의 티끌을 벗어날 수 있다.

40. 속기(俗氣)를 떨쳐 버리라.

높은 벼슬아치의 일행 가운데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한 산인(山人)이 끼면 약간은 고상한 풍취(風趣)를 더하게 되고, 어부와 나무꾼이 다니는 길 위에 한 사람의 관복 입은 벼슬아치가 섞이면 도리어 많은 속기를 더하게 되니, 짙은 것은 담박함을 이기지 못하고 속된 것은 고상한 것만 못함을 알겠다.

41. 속세에서 초탈(超脫)하라.

속세를 벗어나는 길은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운데 있으니 반드시 인연을 끊고 도피할 필요는 없으며, 마음을 깨닫는 공부는 바로 마음을 다하는 속에 있으니 반드시 욕심을 끊어 식은 재처럼 할 필요는 없다.

42. 내 마음이 고요하면 남이 나를 속이지 못한다.

내 몸을 항시 한가한 곳에 두면 영욕과 득실(得失)로 누가 나를 움직일 수 있겠으며 마음을 항시 고요한 속에 두면 누가 시비와 이해로 나를 속여 어둡게 할 수 있겠는가?

43. 가난하면서도 운치(韻致)가 있으면 신선(神仙) 세계이다.

대나무 울타리 아래에서 홀연히 개 짖는 소리와 닭 울음 소리를 들으면 마치 구름 속의 세계처럼 황홀해지고, 서창 안에서 매미 우는 소리와 까마귀 우는 소리를 들으면 바야흐로 고요한 천지를 알게 된다.

44. 영화(榮華)를 바라지 않으면 미끼에 걸리지 않는다.

내가 영화를 바라지 않으면 어찌 이득과 봉록(俸祿)의 향기로운 미끼에 걸릴 것을 근심하며, 내가 승진(昇進)을 다투지 않으면 어찌 벼슬살이의 위기를 두려워하랴?

45. 서화(書畵) 감상은 속기(俗氣)를 없앤다.

산의 숲, 샘과 바위 사이를 거닐면 속세의 더러운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시서(詩書)와 그림을 감상하노라면 속된 기운이 점점 사라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물을 완상(玩賞)하는데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하나, 또한 풍아(風雅)한 경지를 빌어서 마음을 조화시켜야 한다.

46. 봄의 기상은 가을만 못하다.

봄날은 기상이 변화하여 사람의 마음을 넓고 크게 만들지만 가을날의 흰 구름, 맑은 바람 속에 난초가 아름답고, 계수나무가 향기로우며, 물과 하늘이 다같이 푸른색이 되고, 천지에 달이 비추어 사람의 정신과 육체를 모두 맑게 함만 같지 못하다.

47.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시심(詩心)은 있다.

글자 하나 모르는 사람도 시심을 지닌 자는 시가(詩歌)의 참된 흥취(興趣)를 얻을 수 있고, 게송(偈頌)을 하지 않더라도 선(禪)의 풍미(風味)를 아는 자는 선종(禪敎)의 현묘한 교리를 깨달을 수 있다.

48. 피해의식(被害意識)을 버리라.

마음이 흔들리면 활의 그림자를 뱀으로 의심하고, 누워 있는 바위도 엎드린 호랑이로 보이니, 이럴 때에는 모두가 살기요, 마음이 고요하면 석호(石虎)처럼 사나운 사람도 바다의 갈매기처럼 순한 사람으로 만들고, 개구리 울음 소리도 음악으로 들리니, 접하는 사물마다 모두 참된 기틀을 알게 된다.

49. 몸은 자유롭게 마음은 냉철하게 하라.

몸은 매어 놓지 않은 배처럼 제 마음대로 흘러가고 스스로 멈추도록 맡겨두고, 마음은 마른 나무처럼 냉철(冷徹)하니, 칼로 쪼개건 향(香)을 바르건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50. 아름다움이나 추함은 한가지이다.

사람의 마음은 꾀꼬리 소리를 들으면 기뻐하고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면 싫어하며, 꽃을 보면 가꾸고 싶고 풀을 보면 베고자 하니, 이는 단지 형체와 기질(氣質)로 사물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성으로 보면 어느 것이 스스로 하늘의 작용에서 울려 나온 것이 아니며, 스스로 자라나는 뜻을 펴는 것이 아니겠는가?

51. 새 울음과 꽃의 웃음이 참된 성품이다.

머리털이 빠지고 이가 빠져 성글게 되는 것은 환상적인 형태 변화에 맡기고 새들이 노래하고 꽃의 웃음에서 본성의 변함없는 진리를 알 것이다.

52. 마음을 비우면 세상의 시끄러움을 모른다.

탐욕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은 차가운 연못에 물결이 끓어오르듯 하여 산림(山林) 속에서도 그 정적(靜寂)을 느끼지 못하고, 마음이 비어 있는 사람은 무더위 속에서 서늘한 기운이 생기는 듯하여, 시끄러운 저자 가운데에서도 시끄러운 줄을 모른다.

53. 가진 것이 많으면 잃는 것도 많다.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잃는다. 그러므로 부유함이 가난하나 근심 없는 자만 못함을 알겠다. 높이 걷는 자는 속히 넘어진다. 그러므로 귀한 사람이 항상 편안한 천한 사람만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4. 산림(山林)에 묻혀 사는 즐거움

새벽 창가에서 ≪주역(周易)≫을 읽다가 솔숲의 이슬을 받아 주사(朱砂)를 갈아 점을 찍고, 한낮 책상 앞에서 불경(佛經)을 담론하노라면 아름다운 풍경 소리가 대나무 숲에서 부는 바람에 울려 퍼진다.

55. 화분의 꽃과 새장의 새는 자연미가 없다.

꽃이 화분 안에 심기면 마침내 생기를 잃게 되고, 새가 새장속에 갇히면 바로 천연의 운치가 감소된다. 그래서 산에 핀 꽃과 새가 서로 뒤섞여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고, 자유롭게 날아 돌아다니며 스스로 유유(悠悠)하여 마음에 드는 것만 못하다.

56. 자아(自我)에 집착함이 번뇌이다.

세상 사람들은 오직 ‘나’라는 글자를 지나치게 참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갖가지 기호(嗜好)와 번뇌(煩惱)가 생긴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내가 있음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사물의 귀함을 알겠는가?’라고 했으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57. 부귀영화는 덧없는 꿈이다.

늙었을 때의 입장에서 젊었을 때를 생각하듯 하면 바삐 달리고 서로 다투는 마음을 없앨 수 있고, 영락(零落)한 처지에서 부귀영화를 보듯 하면, 사치하고 화려해지고자 하는 생각을 끊어 버릴 수 있다.

58. 오늘의 내 것이 훗날 남의 것이 된다.

인정(人情)과 세태(世態)는 잠깐 사이에 만 갈래로 변하니 너무 진실된 것으로 알아서는 안 된다. 송나라 학자 요부(堯夫) 소옹(邵雍)이 이르기를 ‘지난 날 내 것이라던 것이 지금은 오히려 저 사람의 것이 되었네. 오늘의 내 것이 또 훗날 누구의 것이 될 것인지 어찌 알겠는가?’라고 하였으니 사람이 항상 이러한 관점으로 사물을 본다면, 곧 가승 속에 얽매인 바를 풀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59. 때에 따라 냉철하고 열중(熱中)하라.

복잡하고 시끄러운 가운데 한번 냉철한 눈으로 보게 되면, 많은 괴로운 생각을 덜게 되고, 몰락한 형편에서 한번 뜨거운 마음을 가지면 많은 참된 취미를 얻게 된다.

60. 일상의 즐거움이 참다운 기쁨이다.

즐거운 경지가 있으면, 즐겁지 못한 경지가 있어 서로 대립되고, 좋은 경치가 있으면 좋지 못한 경치가 있어 서로 비기게 된다. 다만 늘 먹는 밥과 벼슬 없는 생활이 비로소 안락한 거처가 되는 것이다.

61. 자연을 벗하면 나와 남을 함께 잊을 수 있다.

발 드리운 문을 높이 열고, 푸른 산과 맑은 물이 구름과 안개를 삼켰다 뱉었다 하는 광경을 바라보면 천지의 자유자재함을 알게 되고, 대나무와 숲이 우거진 곳에서 새끼 치는 제비와 우는 비둘기가 계절에 따라 가고 오는 것을 보면 사물과 나를 다 잊게 된다.

62.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 죽는다.

이루어진 것은 언젠가 반드시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지나치게 굳지 않을 것이고,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삶을 보전하는 길을 찾기에 지나치게 애쓰지 않을 것이다.

63. 조용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라.

옛날 고승(高僧)이 이르기를,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이 일어나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꿰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다.’라고 하였고, 우리의 유가(儒家)에서도 말하기를, ‘물 흐름이 아무리 빨라도 주위는 항상 고요하고, 꽃은 자주 지지만 마음은 스스로 한가롭다.’라고 했으니, 사람이 항상 이런 뜻을 가지고 사물을 접한다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자유롭겠는가?

64. 천지 자연(天地自然)은 최상의 문장이다.

숲 사이의 솔바람 소리와 돌 위를 흐르는 샘물 소리도 고요한 가운데 들어보면 천지 자연의 음악임을 알 수 있고, 풀숲의 안개 빛과 물 가운데 비친 구름 그림자도 한가한 마음으로 보면, 이 세상 최상의 문장임을 알게 된다.

65. 마음은 항복시키기가 어렵다.

눈으로 흥성했던 서진(西晉) 나라가 망해 황폐한 것을 보고서도 칼날을 뽐내고, 몸은 북망산(北邙山)의 여우와 토끼에게 맡겨질 것을 알면서도 황금을 아낀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길들이기 쉽지만 사람의 마음은 항복시키기 어렵고, 계곡은 쉽게 메울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은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했으니, 옳은 말이다.

66.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라.

마음에 풍파가 일지 않으면

가는 곳마다 청산 녹수(靑山綠水)요,

천성(天性) 가운데 만물을 기르는 기운이 있으면

닿는 곳마다 물고기가 못에서 뛰고

솔개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자연스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67. 유유자적함을 즐기라.

높다란 관(冠)에 큰 띠를 띤 벼슬아치도,

한번 가벼운 도롱이에 작은 삿갓을

쓴 사람의 경쾌하고 편한 모습을 보면,

부러워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고,

호화스러운 곳에 사는 부호도

한번 성긴 발과 깨끗한 책상에서

한가롭게 조용함을 들기는 사람을 만나면,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찌 소 꼬리에 불을 붙여 적을 공격하고,

발정(發情)한 말로 꾀일 줄만 알고,

그 천성에 자적(自適)할 생각을 못하는가?

68. 물고기는 물의 고마움을 모른다.

물고기는 물 속에서 헤엄을 치지만 물이 있음을 잊고,

새는 바람을 타고 날지만 바람이 있음을 모른다.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물질의 속박에서 벗어나

하늘의 착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69. 흥망 성쇠는 무상(無常)하다.

여우가 무너진 섬돌에서 잠을 자고,

토끼가 황폐한 누대 위를 달리는데,

이곳은 모두 그 옛날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요,

이슬은 국화에 싸늘하게 맺히고

연기가 시든 풀에 어리는데,

이곳은 옛날의 전쟁터이다.

번성하고 쇠퇴함이 어찌 변하지 않으며,

강자와 약자가 어디에 있는가?

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불 꺼진 재처럼 싸늘하게 식을 것이다

70. 영욕(榮辱)을 초월해야 자연을 즐길 줄 안다.

영화와 욕됨에 놀라지 아니하니

한가로이 뜰 앞에 피고 지는 꽃을 보고,

떠남과 머무는 데 뜻이 없으니

무심히 하늘가의 걷히고 펼쳐지는 구름을 따른다.

맑은 하늘, 밝은 달 아래

어디 날 데가 없어 부나비는 유독 촛불에 몸을 던지고,

맑은 샘 푸른 풀잎에 어디 쪼아 먹을 것이 없어

올빼미는 굳이 썩은 쥐를 즐기는가?

아, 세상에 부나비와 올빼미 아닌 사람이 몇이나 될까?

71. 나귀를 타고 또 나귀를 찾는 사람.

뗏목을 타고 가다가 다 건너서

뗏목을 버릴 생각을 하는 사람은

바로 일 없는 도인(道人)이지만,

만일 나귀를 타고 다시 나귀를 찾는다면

끝내 도(道)를 깨닫지 못한 선사(禪師)가 될 것이다.

72. 세상의 시비와 득실에 마음 쓰지 말라.

권세와 부귀를 지닌 자들이 용처럼 날뛰고, 영웅들이 범처럼 싸우는데 이를 냉정한 눈으로 본다면 마치 개미가 비린내를 따라 모이고, 파리가 피를 다투어 빨아 먹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시비를 따지는데 벌떼가 모이듯 하고, 이해득실을 가리는 것이 고슴도치 털이 뻗치는 듯하니, 이를 냉정한 마음으로 대하고 보면, 마치 풀무가 쇠를 녹이고 끓는 물이 눈을 녹이는 것과 같다.

73. 물욕에 얽매인 사람은 불쌍하다.

물욕에 얽매이면 우리 인생이 불쌍함을 깨닫게 되고, 천성에 따라 유유히 노닐면 우리 생애가 즐거운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불쌍함을 알면 곧 속세의 욕심이 그대로 사라져 버릴 것이요. 그 즐거움을 알면 곧 성인의 경지에 스스로 이르게 될 것이다.

74. 마음이 밝아야 푸른 하늘의 달을 본다.

욕심이 없으면 모든 번민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마음이 밝으면 때때로 물 속에 비치는 푸른 하늘의 달을 볼 수 있다.

75. 경치에 따라 흥이 일어난다

시상(詩想)이 연인들이 이별하던 장안의 패릉 다리 위에서 일어 나직이 읊조리면 숲과 계곡이 문득 탁 트이고, 밝은 흥취가 경호(鏡湖)의 구비진 호숫가에서 일어 홀로 거닐면 산과 내가 절로 서로를 비춘다.

76. 오래 엎드린 새가 높이 난다.

오래 엎드렸던 새가 반드시 높이 오르고, 먼저 핀 꽃이 유독 빨리 떨어진다. 이러한 이치를 알면 발을 헛디딜 근심을 면할 수 있고 초조한 생각을 없앨 수 있다.

77. 인생은 관 뚜껑 덮음과 동시에 끝난다.

나무는 뿌리만 남은 뒤라야 꽃과 잎이 헛되이 무성했음을 알 수 있고, 사람은 관 뚜껑을 덮은 뒤라야 자손과 재산이 쓸 데 없음을 알게 된다.

78. 욕심을 따름도, 욕심을 끊음도 괴로움이다.

참다운 공(空)은 공(空)이 아니요, 현상에 집착하는 것은 참이 아니며, 현상을 깨뜨림도 참이 아니다. 묻건대 세존(世尊)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셨는가? 세상에 있으면서 세속을 초월하라. 욕심을 따르는 것도 괴로움이요, 욕심을 끊는 것도 괴로움이니, 우리는 스스로 심신을 잘 수양하도록 해야 한다.

79. 임금이나 거지의 애태움은 같다.

의로운 선비는 나라도 사양하지만, 탐욕스런 지아비는 한 푼의 돈을 가지고도 다툰다. 그들의 인품은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지만 명예를 좋아함이 이익을 좋아함과 다를 바가 없다. 천자(天子)는 나라를 다스리고, 거지는 아침저녁 끼니를 구걸하기 위해 외친다. 그들의 지위와 신분은 천지처럼 차이가 나지만, 애태우는 마음은 끼니를 얻기 위해 외치는 소리와 무엇이 다르랴?

80. 인정과 세태를 다 알고 나면 환멸(幻滅)을 느낀다.

세상맛을 자세히 알고 나면 손바닥을 뒤집는 데에 따라 비가 되었다 구름이 되었다 하는 세태에 몸을 맡기는 것 같아 눈을 뜨기가 싫어지고, 인정을 다 깨닫게 되면 소라고 부르건 말이라고 부르건 부르는 대로 맡겨 버린 채 고개만 끄덕이게 된다.

81. 무념(無念)의 경지는 차원이 높다.

지금 세상 사람들은 오로지 사념(思念) 없애기를 바라지만 끝내 없앨 수가 없다. 다만 이전에 있었던 생각을 남겨 두지 않고, 앞으로 있을 생각을 받아들이지 말며, 지금 있는 대로의 인연에 따라 처리해 나갈 수 있다면 자연히 무념의 경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82. 천연의 것이 아름답다.

우연히 뜻에 맞으면 아름다운 경지가 이루어지고, 천연에서 나온 물건이라야 비로소 참된 기틀을 볼 수 있으니, 만일 조금이라도 인위적인 조정(調定)과 배치(配置)를 가한다면 취미(趣味)가 감소된다. 백낙천(白樂天)이 말하기를 ‘마음은 할 일이 없음에 따라서 쾌적해지고, 바람은 자연스러워야 맑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멋있는 말이다.

83. 마음이 맑으면 굶주려도 건강하다.

천성(天性)이 맑으면, 굶주리고 목마르는 생활이라도 모두 심신을 건강하게 하지 못할 것이 없고, 마음이 물욕에 빠져 혼미해지면, 비록 선(禪)을 말하고 게(偈)를 욀지라도 모두 정신을 희롱하는 것일 뿐이다.

84. 음악과 차(茶)가 없어도 즐거운 생활.

사람의 마음에는 일종의 참된 경지가 있어 거문고와 피리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유쾌해지고, 향(香)과 차가 아니더라도 저절로 맑은 향기가 풍겨 나올 수 있다. 모름지기 생각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비워 염려를 잊고 형체를 풀어버려야 비로소 그 속에서 고요할 수 있다.

85. 환생(幻生)한 것이 참이다.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옥은 돌에서 생기니 환상(幻像)이 아니면 참다운 실상을 구할 수 없다. 술 가운데서 도를 터득하고, 꽃 속에서 신선을 만났다는 것은 비록 아취가 있긴 하나 속됨을 벗어날 수 없다.

86. 세상 만물은 구분이 없다.

천지 가운데의 만물, 인류 가운데의 온갖 감정, 세계 속의 수많은 일들은 속세 사람의 눈으로 보면 각양각색으로 다르지만, 도(道)에 통달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갖가지가 모두 하나의 평범한 것이니, 어찌 분별하느라고 번거로울 것이며 취사선택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87. 명아주국을 먹어도 인생의 진미(眞味)가 있다.

정신이 통창(通暢)하면 작은 방에서 베 이불을 덮어도 천지의 바르고 화평한 기운을 얻을 수 있고, 입맛이 좋으면 명아주국에 밥을 먹어도 인생의 담박한 진미를 알게 된다.

88. 마음이 밝으면 속세도 극락이다.

얽매임과 벗어남은 단지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니, 마음이 깨달으면 푸줏간이나 술집도 극락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비록 거문고와 학을 벗 삼고, 화초를 심고 가꾸는 즐거움이 청아할지라도 악마의 방해는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옛말에 이르되 ‘쉴 수만 있다면 더러운 세속도 참 경지가 되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가 된다.’고 하였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89. 시름을 지우면 가난해도 저절로 즐겁다.

좁은 방에서도 모든 시름을 다 버리면 채색한 기둥에 구름이 날고 구슬발을 걷고 비를 구경한다는 이야기는 해서 무엇하며, 석 잔 술에 얼근히 취한 후에 모든 진리를 스스로 얻으면 소박한 거문고를 달빛 아래에서 비껴 타고 단소(短簫)를 바람결에 읊조릴 줄 알 뿐이다.

90. 천성은 메마르지 않다.

모든 소리가 고요한데 갑자기 한 마리 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면 말할 수 없는 그윽한 운치를 불러일으키고, 모든 초목이 시든 후에 문득 한 가지의 꽃을 보면 무한한 생동감이 움직이게 되니, 천성은 항상 메마르지 않고 정신은 사물에 부딪쳐 아주 잘 발휘됨을 알 수 있다.

91. 몸과 마음을 자신의 의지로 조종하라.

당(唐)나라 시인 백낙천(白樂天)은 말하기를, ‘몸과 마음을 풀어 놓아 자연의 조화(造化)에 맡겨 두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하였고, 송(宋)나라 시인 조보지(晁補之)는 말하기를, ‘몸과 마음을 거두어 단단히 선정(禪定)으로 돌아가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풀어 버리면 도를 넘어 미치광이가 되기 쉽고, 단속하면 메마르고 삭막하여 생기 없는 데로 빠지기 쉽다. 오직 몸과 마음을 잘 다루는 자만이 온갖 조종하는 권한이 자신의 손에 있어서 거두고 방치하는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92.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마음은 같다.

눈 내린 밤이나 달 밝은 하늘을 보면 마음이 환하게 맑아지고, 따뜻한 봄바람을 쏘이면 마음 또한 저절로 부드러워진다. 그리하여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심리는 한데 어울려 틈이 없는 것이다.

93. 문장은 간결하고 기상이 넘쳐야 한다.

문장은 졸(拙)함에서 진보하고 도(道)는 졸함에서부터 이루어지니, ‘졸(拙)’이라는 한 글자에 무한한 의미가 있다. ‘복사꽃 핀 마을에 개가 짖고, 뽕나무 사이에서 닭이 운다.’는 글은 얼마나 순박한가? 그러나 ‘차가운 연못에 달이 비치고, 고목에서 까마귀가 운다.’라는 글에 이르면 교묘하기는 하지만 그 가운데 문득 쓸쓸하고 삭막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94. 남의 의지에 따르면 속박 당한다.

나의 의지에 따라 사물을 움직이는 사람은 얻더라도 진정 기뻐하지 않고 잃더라도 또한 근심하지 않으니, 대지(大地)를 모두 소요(逍遙)하는 곳으로 삼는다. 남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자는 역경에 처하면 증오심을 내고, 순경(順境)에는 애착심을 내어 털끝만한 일에도 속박받는다.

95. 그림자를 없애려면 형체(形體)부터 없애라.

본체가 고요하면 그 형상도 따라서 고요해지는 것이다. 현상을 버리려고 하면서 본체를 고수하는 행위는 마치 형체는 그대로 두고 그림자만 없애려는 것과 같다. 마음이 공허하면 경지도 공허해지니 경지를 버리려고 하면서 마음을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비린 냄새를 풍기면서 파리를 쫓으려는 것과 같다.

96. 권하지 않는 술이 맛있다.

은둔한 사람의 맑은 홍취는 모두가 유유자적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술은 권하지 않고 자작하는 것으로 기쁨을 삼고, 바둑은 승부를 겨루지 않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피리는 구멍을 무시하고 부는 것을 즐기고, 거문고는 줄을 만지지 않는 것을 고상하게 여기고, 만남은 약속을 하지 않음으로써 참되고, 손님은 마중과 배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 편히 여기니 만약 한번이라도 겉치레에 이끌리고 형식에 매인다면, 곧 세속의 고해(苦海)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97. 생전과 사후의 자신을 생각하라.

시험 삼아 이 몸이 태어나기 전에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생각해 보고, 또 이 몸이 죽은 후에 어떤 모양이 될까를 생각해 보면, 갖가지 생각이 재처럼 싸늘하게 식고 한 조각 본성만이 고요히 남아, 스스로 만물 밖으로 초월하여 만물의 생성이 있기 전의 상태에서 노닐게 될 것이다.

98. 난리를 겪어 보아야 평화를 안다.

병든 뒤에야 건강이 보배임을 알게 되고, 난리를 겪어본 뒤에야 평화가 복인 줄을 생각함은 재빠른 지혜가 아니다. 복을 바라는 것이 재앙의 근본임을 미리 알고, 삶을 탐내는 것이 죽음의 원인이 됨을 미리 아는 것이 뛰어난 식견이다.

99. 인생은 꼭두각시놀음이다.

배우가 분을 바르고 연지 찍어 붓끝으로 아름답거나 추한 모습을 흉내내지만, 이윽고 노래가 끝나고 막이 내리면 그 아름다움과 추함이 어디 남아 있는가? 바둑 두는 사람이 선후를 다투면서 바둑알로 승패를 겨루지만, 이윽고 판이 끝나 바둑알을 거두고 나면 승패가 어디에 남아 있는가?

100. 조용하고 한가로운 자만이 자연을 즐긴다.

산뜻한 바람과 꽃, 밝은 눈과 달은 오직 고요한 자만이 그것의 주인이 되고, 물과 나무의 번성과 메마름, 대나무와 돌의 경치는 유독 한가한 사람만이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

101. 막걸리를 마시는 농부의 생활이 가장 즐겁다.

시골 농부는 닭이나 막걸리 같은 음식에 대해 말하면 흐뭇해하고 기뻐하지만, 고급 요리에 대해서 물으면 알지 못하며, 무명 두루마기에 베잠방이 같은 옷에 대해서 말하면 아주 즐거워하지만, 벼슬아치들의 옷에 대해서 물으면 알지 못하니, 그것은 천성이 온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바라는 바가 담박하니 이것이 인생 제일의 경지이다.

102. 사념(思念)이 없으면 자기 성찰(省察)이 필요 없다.

마음에 사념이 없다면 마음속을 관찰할 필요가 무엇이겠는가? 석가가 말하는 ‘마음을 관찰한다.’는 것은 거듭 그 장애를 더할 뿐이다. 만물은 본래 일체(一切)인데, 어찌 가지런하기를 기다리겠는가? 장자(莊子)가 말하는 ‘만물을 가지런히 한다.’라 함은 스스로 동일한 것을 나누는 것이다.

103.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

피리 소리와 노래 소리가 한창 무르익을 때. 스스로 옷을 털고 일어나 멀리 가버리는 것은 마치 통달한 사람이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고 활보하는 것 같아 부럽고, 밤이 늦어 시간이 이미 다했는데도 여전히 쉬지 않고 밤길을 쏘다니는 것은 마치 속된 선비가 몸을 고해(苦海)에 담그는 것 같아서 우습다.

104. 욕망의 유혹을 견디라.

마음이 확고히 정해지지 않았거든 번잡한 속세를 떠나서 자기 마음으로 하여금 욕심날 만한 것을 보지 못하게 하고, 어지럽혀지지 않게 하여 나의 고요한 심체(心體)를 밝게 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이미 굳게 잡았거든 마땅히 속세에 섞여 살아 자기 마음으로 하여금 욕심날 만한 것을 보아도 어지럽혀지지 않게 함으로써, 나의 원만(圓滿)한 심기(心氣)를 길러야 한다.

105. 남과 나를 동일시하라.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자는 흔히 사람을 피함으로써 고요함을 찾지만, 사람이 없는 데를 찾는 데 뜻을 두는 것 자체가 곧 자아(自我)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을 모르며, 마음이 고요함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동요의 근본임을 모른다. 그래서야 어찌 남과 나를 동일시(同一視)하고 동요와 고요를 둘 다 잊어버리는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106. 산중 생활의 즐거움을 알라.

산속에 살면 가슴 속이 밝고 시원하여 대하는 것마다 모두 아름다운 생각을 갖게 한다. 외로운 구름과 들의 학(鶴)을 보면 속세를 초월한 생각이 일어나고, 흐르는 시내와 돌 틈의 샘물을 만나면 때묻은 마음이 씻기는 생각이 일어나며, 늙은 전나무와 찬 매화를 어루만지면 굳센 절개가 우뚝 솟아나고, 모래판의 갈매기나 사슴, 고라니를 벗하면 번거로운 마음이 잊혀진다. 그러나 만약 한번 속세에 뛰어 들어가면 비록 외물과 상관하지 않을지라도, 곧 나 자신 또한 쓸데없는 존재가 되어버릴 것이다.

107. 들의 새와 지는 꽃이 내 벗이다.

흥취가 때때로 일어나 향기로운 풀밭을 맨발로 한가히 거닐면 들의 새들도 경계하는 마음을 잊어버려 때때로 벗이 되고, 마음에 드는 경치가 흡족하여 지는 꽃 아래 옷깃을 풀어헤치고 우두커니 앉아 있노라면, 흰 구름이 말없이 멋대로 와서 머문다.

108. 행복, 불행은 욕심에 달려 있다.

인생의 행복과 재앙은 모두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석가(釋迦)는 말하기를, ‘욕심이 불같이 타오르면 그것이 곧 불구덩이요, 탐욕과 애착에 빠져 들면 그것이 곧 고해(苦海)가 된다. 한결같이 마음이 깨끗하면 거센 불꽃도 연못이 되고, 한번 마음에 큰 깨달음이 있으면 배가 피안(彼岸)에 오른다.’고 하였다. 생각이 약간만 달라져도 그 경계가 크게 달라지니,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109. 부단히 노력하면 도를 터득한다.

새끼줄 톱이 나무를 자르고, 낙숫물이 돌을 뚫는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찾기 위한 노력을 더해야 한다. 물이 모이면 개천이 이루어지고, 참외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는 것이니,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한결같이 하늘의 섭리(攝理)에 맡기면 된다.

110. 마음을 쉬면 고해를 벗어난다.

마음을 쉬면 달빛이 비치고 바람이 불어오니 반드시 인생이 고해라고만은 할 수 없고, 마음을 멀리 한 곳에는 스스로 수레의 먼지와 발굽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어찌 산수(山水)를 그리워하여 병이 들겠는가?

111. 천지는 살리기를 좋아한다.

초목(草木)이 막 시들어 잎이 떨어졌는가 하면 곧바로 뿌리에 싹이 돋아나고, 계절이 비록 추워 얼어붙더라도 끝내는 날아오는 재[灰]로부터 생동하는 봄기운이 돌아온다. 그러므로 차가운 살기(殺氣) 가운데도 생성 발육하는 기운이 항상 위주가 되니 이에서 천지의 마음을 알 수 있다.

112. 비 개인 후의 산색(山色)이 더 아름답다.

비가 개인 후에 산을 바라보면 경치가 더욱 새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며, 고요한 밤중에 종소리를 들으면 소리가 더욱 맑게 들린다.

113. 비나 눈이 오는 밤, 책을 읽으면 정신이 맑아진다.

높은 산에 오르면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흐르는 물가에 이르면 사람의 뜻이 원대해지며, 비나 눈이 오는 밤에 책을 읽으면 사람의 정신이 맑아지고, 언덕 마루에 올라 휘파람을 불면 사람의 흥취가 고매해진다.

114. 마음이 넓게 트이면 만금도 질항아리로 본다.

마음이 넓으면 만금의 많은 녹봉(祿俸)도 질항아리처럼 여기고, 마음이 좁으면 머리카락 한 털도 마치 수레바퀴같이 크게 생각한다.

115. 정욕과 기호도 다스리기 나름이다.

바람과 달, 꽃과 버들이 없으면 천지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정욕(情慾)과 기호(嗜好)가 없으면 마음의 본체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내 의지로 사물을 움직이고 사물에 얽매여 내가 부림을 당하지 않는다면 기호와 정욕도 천지의 작용 아닌 것이 없고, 세속적인 마음도 곧 진리의 경지가 되는 것이다.

116. 천하를 천하로 돌리면 세상을 초월한다.

자기 한 몸에 나아가 자기 한 몸에 대해 깨달은 사람은 능히 만물로써 만물에게 부여할 수 있고, 천하를 천하에 돌리는 자는 바야흐로 세속 안에서 세속을 초월한다.

117. 너무 한가하면 잡념이 생긴다.

인생이 너무 한가하면 딴 생각이 슬그머니 생겨나고, 너무 바쁘면 본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신심(身心)의 근심을 지니지 않아서도 안 되며, 또한 풍월을 즐기는 흥취를 누리지 않아서도 안 된다.

118. 생각이 많으면 진심을 잃는다.

사람의 마음은 흔히 동요되는 데서 진심을 잃는다. 만일 한 가지 생각도 하지 않고 맑게 고요히 앉아 있다면 구름이 일어나면 한가로이 함께 가고, 빗방울이 떨어져 서늘하면 같이 맑아지며, 새가 울면 흐뭇하게 느끼고, 꽃이 지면 산뜻하게 저절로 감동을 얻게 되니, 어디인들 참 경지가 아닐 것이며, 어떤 것인들 참 기운이 아니겠는가?

119. 역경(逆境)을 근심하지 말라

자식이 태어날 때는 어머니가 위험하고, 돈 꾸러미가 쌓이면 도둑이 엿보게 되니, 어찌 기쁨이 바로 근심이 아니겠는가. 가난은 씀씀이를 절약할 수 있게 해 주고, 병은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 주니, 어찌 근심이 곧 기쁨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통달한 사람은 순경(順境)과 역경(逆境)을 동일시하고 기쁨과 근심을 둘 다 잊어버린다.

120. 귀로 들은 말은 모두 잊으라.

귀는 마치 거센 바람이 골짜기에 메아리치듯 지나간 후처럼 머물러 두지 않으면 시비가 모두 사라지고, 마음은 마치 달빛이 연못에 잠기듯 텅 비게 하여 집착하지 않으면 사물과 나를 둘 다 잊게 된다.

121. 세상 자체는 고해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영화와 명리(名利)에 매어서 걸핏하면 ‘진세(塵世)’니, ‘고해(普海)’니 말하면서, 흰 구름, 푸른 산, 흐르는 시냇물, 서 있는 바위, 반기는 꽃, 우는 새, 나무꾼이 노래하면 골짜기가 대답하는 정경을 모른다. 티끌세상도 아니요, 괴로운 바다도 아니건만, 저들은 스스로 그 마음을 티끌로 여기고 괴로움을 만들 뿐이다.

122. 반쯤 핀 꽃이 아름답다.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거나하게 취할 정도로 마시면 이러한 가운데 아름다운 멋이 있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질탕하게 취하는데 이르면 고약한 상태가 되는 것이니, 절정(絶頂)의 위치에 처한 사람은 마땅히 이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123. 세상 법도에 물들지 말라.

산나물은 세간에서 가꾸어지지 않고, 들새는 세간 먹이를 먹으며 길러지지 않아서 그 맛이 모두 향기롭고 또한 뛰어나다. 우리도 세상의 법도에 물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 품위(品位)가 월등히 높고 각별하지 않겠는가?

124. 자연을 즐기는 데도 요령이 있다.

꽃을 가꾸고, 대나무를 심으며, 학을 감상하고, 물고기를 바라보는 데도 그 가운데 일단의 스스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한다. 만약 헛되이 경치에만 탐닉하여 겉모습의 화려함만을 감상하고 즐긴다면, 이는 우리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입과 귀로 하는 학문[口耳之學]’이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완고하게 공의 관념에만 사로잡히는[頑空]’ 것일 뿐이니 무슨 아름다운 멋이 있겠는가?

125. 욕심 많은 거간꾼으로 전락하는 것은 죽음보다 못하다.

산림에 은거한 선비는 청아하고 빈곤하나 뛰어난 취미가 넉넉하고, 농부는 거칠고 속되지만 천진한 본성을 온전히 다 갖추고 있다. 만일 잘못하여 한 번 몸을 시장 바닥의 거간꾼으로 전락시키면, 이는 구렁에 굴러 떨어져 죽더라도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만 못하다.

126.

분수에 넘치는 복(福)은 화(禍)를 부른다.

분수 아닌 복과 까닭 없이 얻은 이득은 조물주의 낚시 미끼가 아니면 곧 인간 세상의 함정이니, 이러한 때에 눈을 높이 들어 조심하지 않으면 그 술수에 떨어지지 않을 자가 드물다.

127.

자유 없는 꼭두각시가 되지 말라.

인생은 본디 하나의 꼭두각시놀음이니, 오직 그 근본을 자신의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일사분란(一絲不亂)하게 하여 감았다 풀었다 함이 자유롭고, 움직이고 멈춤이 내 뜻에 있어서 털끝만큼도 남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면, 곧 꼭두각시 무대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128.

장수가 되려면 군사 1만 명이 희생된다.

한 가지 일이 생기면 한 가지 해로움도 생긴다. 그러므로 천하는 항상 일이 없는 것을 복으로 삼는다. 옛 사람의 시를 읽어보니 거기에 이르기를, ‘그대에게 권하노니 제후에 봉하여지는 일은 말하지 마오. 한 장수가 공적을 이루려면 1만 명의 뼈가 마른다.’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천하 만사가 항상 평화롭게 한다면 칼이 집 속에서 천 년을 썩어도 아깝지 않으리라.’고 하였으니, 비록 영웅의 야심과 용맹한 기재가 있더라도 모르는 사이에 얼음과 눈처럼 되어 사라져 버릴 것이다.

129.

사찰(寺刹)도 바르지 못한 사람의 소굴이다.

음란한 여인이 극단에 흘러 여승이 되고, 세상일에 열중하던 사람이 격분하여 불도(佛道)에 들어가니, 맑고 깨끗해야 할 불문(佛門)이 항상 음란과 사악의 소굴이 됨이 이와 같다.

130.

몸은 일에 매어 있어도 마음은 높은 곳에 두라.

사나운 물결이 일어 하늘에 맞닿을 때에 배에 탄 사람은 두려움을 몰라도 배 밖에서 보는 사람은 마음이 서늘해지며, 미치광이가 좌중에서 욕을 할 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경계할 줄을 몰라도 자리 밖에 있는 사람은 혀를 찬다. 그러므로 군자는 몸은 비록 일 가운데 있을지라도 마음은 일 밖에 벗어나 있어야 한다.

131.

늘이기에 애쓰지 말고 줄이는데 힘쓰라.

인생에서 한 푼을 덜고 줄이면, 한 푼만큼 그 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람들과의 교제를 줄이면 소란을 면할 수 있고, 말을 줄이면 허물이 적어지고, 생각을 줄이면 정신이 소모되지 않고, 총명함을 줄이면 본성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이처럼 날로 줄이기를 힘쓰지 않고 날로 늘이기만을 구하는 사람은 진정 삶을 속박하는 것이다.

132.

마음을 평정하게 하기가 가장 어렵다.

천지가 운행하는 추위와 더위는 피하기 쉬워도, 인간 세상의 염량세태(炎凉世態)는 제거하기 어렵고, 인간 세상의 염량세태는 제거하기 쉬워도, 내 마음의 얼음처럼 냉정했다가 숯처럼 열렬해지는 변덕은 없애기 어렵다. 이 마음속의 변덕을 없애버릴 수 있다면 가슴은 온화한 기분으로 가득 차고, 가는 곳마다 저절로 봄바람이 일 것이다.

133. 맛 좋은 차와 술만 찾지 말라.

좋은 차만 찾지 않으니 차 주전자가 마르지 않고, 맛이 좋은 술만 찾지 않으니 술통이 비지 않으며, 항상 장식 없는 줄 없는 거문고를 타고, 구멍이 없어도 저절로 소리를 내는 단소(短簫) 소리가 쾌적하니, 비록 상고시대의 복희씨(伏羲氏)를 뛰어 넘기는 어려워도 진(晉)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이던 혜강(嵇康)과 완적(阮籍) 같은 사람은 필적(匹敵)할 수 있으리라

134. 완전하기만을 바라지 말라.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을 따른다[隨緣]’와

우리 유가(儒家)에서 말하는 ‘본분을 지킨다[素位]’

이 넉 자는 바다를 건너는 부낭(浮囊)이다.

대개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아득히 멀어서,

한결같은 생각으로 완전한 것만을 구한다면

만 가지 잡념의 실마리가 어지럽게 일어나게 되니,

경우에 따라서 안주하면 어디를 가든지

얻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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