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장가를 들었는데, 아내가 여간 미련해 도무지 함께 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똑똑하고 애교있는 첩을 하나 구해 두고 날마다 그 집에 가서 살다시피 했다. 아내는 비록 미련하기는 하나 여자는 여자인지라 어떻게 해서든 남편이첩네 집에 가지 못하도록 궁리했다. 하루는 남편의 팔에 끈을 묶어서 그 끈을 제 허리에 동여매고는 멀리 가지 못하게 단단히 조치를 취해 놓았다. 남편은 첩 생각이 간절해서 우선 뒷간에 간다는 핑계로 빠져 나와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했다. 그렇게 뒷간에 앉아서 한참 궁리하는데 마침 염소 한마리가 쑥 들어왔다. 남편은 앞뒤 잴 것 없이 자기 팔의 끈을 풀어서 염소 앞다리에다 묶어 두고는 첩의 집으로 쏜살같이 내뺐다.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의심이 되어서 이따금씩 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