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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공릉천

겨울 공릉천 십칠세 요절하신 장순왕후(章順王后) 잠든 곳감싸 듯 휘어 돌아 물길이 생겨나니푸른빛 용(龍) 한마리가 갈대밭에 누었다. 빛바랜 갈대숲에 보금자리 숨기고철새 떼 무리지어 노니는 겨울 강가강태공 낚싯대 끝에 저문 해가 걸렸다. ----장순왕후(章順王后)  상당부원군(上黨府院君) 한명회와 민씨(黃驪府夫人 閔氏)의 딸 .한씨는 1460년(세조 6년), 15살에 세자빈(世子嬪)으로 간택,세자 이황과 가례를 올리고 부부가 되었으니 이 때 나이가 16살.1461년(세조 7년) 음력 11월 30일 왕위 계승 서열 2위 원손을 낳았으나1461년(세조 7년) 음력 12월 5일 녹사(錄事) 안기(安耆)의 집 사제에서산후병으로 향년 17세에 요절.세조는 총애하던 며느리의 죽음에 비통해하며'온순하고 너그럽고 아름다..

현대시조 2025.03.04

기생 매창(梅窓)

기생 매창(梅窓)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성황산 서림공원입구에 매창시비(梅窓詩錍)가 있다. 지금은 매창공원이라 부르고 그녀의 시비들이 세워져 있다.이 비는 1974년 4월27일 매창기념사업회에서 세웠다. 시비의 주인공 매창은 선조 6년 1573년 전라도 부안현 아전 이탕종(李湯從)의 소실에게서 태어났다. 그해가 계유년이라서 계생(癸生) 또는 계랑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본인이 스스로 매창이라고 이름지었다.매창은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대표적 여류시인으로 어려서 부친께 한문을 배웠고 시문과 거문고를 익혀 기생이 됐다. 아마도 어머니가 기생이 아니었나 싶다.조선시대 여자들은 이름조차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매창은 이름과 자(字),호(號)까지 가진 기생이었다. 기생 매창에게 수많은 남자들이 찝적댔다. 그러나..

현대시조 2025.03.04

육담(肉談). 바보 사위

어떤 바보가 장가를 들었는데 처갓집 나박김치가 일품이었다. 저녁에 신방에 들어서도 신랑은 나박김치 생각뿐이었다. 신랑은 신부에게 물어 보았다."이봐 색시야, 거 아까 저녁상에 있던 그게 뭐야?""무얼 말씀하시는지요?""네모난 무에 시원한 국물이 있는 그거 말이야.""아, 나박김치요?""그거 이름이 나박김치야? 그런데 그거 어디 있지?""부엌에 가면 있지요."보통 사람같으면 신부에게 이야기하든가 장모를 불러서 부탁할텐 데 이 사람은 신부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부엌으로 몰래 숨어 들어갔다. 그는 부엌 여기저기를 뒤지다가 부뚜막 위에 놓인 조그만 옥단지를 발견했다. 사위 대접을 하려고 조그만 단지에 정성스레 담아 놓은 것이 여간 맛깔스럽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손을 단지 속에 집어넣고 나박김..

해학과 재치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