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재치

육담(肉談) .정신없는 사람

임기종 2024. 11. 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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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찌나 건망증이 심하던지 제 성과 이름자도 곧잘 잊어버린다. 하루는 나들이를 가는데 활갯짓을 하며 걸으니까 담뱃대가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한다. 손이 뒤로 가서 담뱃대가 안 보이면

", 내 담뱃대 어디 갔나"

하고 팔이 앞으로 와서 담뱃대가 보이면

", 여기 있구나."

하는 것이다. 손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 내 담뱃대 어디 갔나"

", 여기 있구나."

가다 보니 덥고 다리가 아파 쉴 곳을 찾는데 마침 맑은 개울물이 보인다.

이 사람이 갓과 옷을 나무에 걸고 신을 벗어 바위 위에 얹은 후 목욕을 한다. 목욕을 하고 나와 보니 나무에 자기가 벗어 놓은 갓과 옷이 보인다.

", 웬 정신없는 사람이 여기다 이런 걸 벗어 놓고 갔지? 이건 내가 입어야겠다"

옷과 갓을 입고 나니 또 바위 위에 신발이 있다.

"얼씨구, 신발도 있네"

하면서 횡재했다고 아주 좋아한다. 가다가 길에서 스님 한 사람을 만난다. 서로 인사를 하는데 제 성을 모르니까

"어디 사는 스님이오"

하고 묻는다.

"북산 너머 태고사 중이올시다."

몇 걸음도 못 가서 또 잊어버렸다. 어디 사는 스님인지 잊어버리는 건 고사하고 제가 물었던 것까지 잊어버린 것이다.

"어디 사는 스님이오"

하고 다시 묻는다.

"북산 너머 태고사에 사는 중이올시다"

스님이 대답하지만 얼마 못 가서 또 묻는다. 스님은 똑같은 대답을 자꾸만 해주다 보니 은근히 화가 나 한 번 곯려 주리라 마음먹는다. 마침 날이 저물어 함께 주막에 들게 됐다. 스님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 사람이 아직 자고 있다. 그래서 이 사람 머리를 박박 깎아버리고 자기가 입고 있던 장삼을 입힌 후 손에는 목탁을 들려 놓고 가버렸다. 그런데 이 사람이 일어나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 중은 여기 있는데 나는 어디 갔나? 중을 혼자 남겨 두고 내가 도망가 버렸군"

하더라나. -출처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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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망이라고 부르는 노인성 치매는 그리스 로마시대 기록에도 있다. 또 르네상스 이후 치매환자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기억상실 외에도 아이들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16세기 프랑스 법정의사 로렌스는 치매를 기억이 없어지며 분별력을 잃게 돼 마치 제2의 유아기로 되돌아간 듯 하는 증상이라고 말했다.

치매를 영어로 디멘치아(dementia)라 하는데 라틴어 디멘스(demens)에서 나온 말이다. 제거라는 디(de), 정신을 말하는 멘스(mens), 그리고 병을 일컷는 티아(tia)라는 뜻이 결합한 것으로 정신이 제거된 질병이라는 것이다.

치매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 의사 피넬이다. 그는 정신병에 관한 의학적 고찰에서 특수한 종류의 치매라는 말을 썼으며 그의 제자 에스퀴롤이 1838년 치매를 급, 만성 그리고 노인성으로 구별했다.

1906년 독일 정신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대뇌피질의 묘한 질환에 대해서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알려진다.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40대에 발병해 급속히 진행되는 뇌의 변성질환 알츠하이머병, 30대에 발병해 천천히 진행되는 헌팅턴 무도병, 50대에 발병하는 파킨슨증후군 등 변성질환도 치매를 일으킨다. 또 뇌혈관장애로 뇌혈관성 치매가 나타나는데 뇌출혈, 뇌경색, 뇌동맥경화 등이 그 원인이다. 알코올 의존증, 일산화탄소중독, 유기화합물중독, 외상도 치매를 일으킨다. 노년치매는 뇌혈관손상이 없어도 60대에 갑자기 일어나기도 한다.

중증치매에서는 감정 및 의욕장애가 생기고 인격수준이 저하되며 불결한 것에 대한 의식이 없어지고 옷을 찢기도 한다. 치매는 원칙적으로 기질성치매를 말한다.

참고로 치매환자는 혈중 오메가 3EPA, DHA 수치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