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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 박용철(朴龍喆)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 희살짓는다 : 훼방을 놓는다는 뜻으로 '헤살짓는다'의 전라도 사투리.
({시문학} 창간호, 1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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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부산일보신춘문예 시조당선작]
노을 / 반영호
저
피 토하며 꺼져 가는
운명을 보라.
애절함이 분노처럼 끓어 넘치는
차라리 황홀하고도
아름다운
장엄한 이별
저토록
처절한 아픔을 어이하리
저토록
처절한 사랑을 어이하리
해질 녘
붉은 물결에 꽃 그늘로 지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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