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5. 12. 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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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金永郞)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시문학} 3, 19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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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경남신문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눈길에서 / 이재호

 

쇠죽연기 서슬 퍼런 우윳빛 커튼 너머

잔설이 누더기 되어 걸어가는 산 마을

동그란

하늘 내려와

자갈밭은 은하 되고

 

얼면서 크는 나목 노란 햇살 새끼치자

비루먹은 거랑가 얼음 칼만 번득인다

작은 새

서툰 노저어

탱자울 넘나들고

 

타오르는 불면덩이 이엉으로 엮고 엮어

하얀 밤 눈사람이 끼적이며 부른 이름

오늘은

싸락눈 되어

새가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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