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5. 12. 30. 07:30
728x90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金永郞)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 오매 : '어머나'의 전라도 사투리.

* 장광 : 장독대.

* 기둘리니 :'기다리니'의 전라도 사투리.

* 자지어서 :'잦아서, 빠르고 빈번하여'의 전라도 사투리.

 

({시문학} 창간호, 1930.3)

 

----------------------------------

 

[2003 대한매일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산에들다 / 이안빈

 

 

세월 밖 먹 울음을

안으로 되 재우며

가슴속 묻어둔 불씨

봄 풀처럼 돋아나와

돌부처 앉은 자리에

꽃들을 피워낸다

 

일주문 주련글씨

일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씀이 귀()로 남아

생각은 되돌아 온다

눈물도 영글다 보면

사리되어 굳는가

 

한 생을 종이 접듯

세월을 비워두고 살라지만

뜨신 피 무지개 되어

빈 하늘에 부표로 뜬다

마음이 산에 가 닿으면

그리움도 헹궈질 것을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1.04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5.12.31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5.12.29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5.12.28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