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6. 3. 16. 07:58
728x90

 

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      - 김종한(金鐘漢)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

 

{조선일보}, 1937.1.1)

 

----------------------

 

노을로 서서 /이 정 원

 

사위는 노을 자락 눈시울에 내려놓고

고갯마루 넘어가는 내 무게는 얼마일까

세월이 오두마니 앉아 지켜보는 저울 눈.

 

삶이란 꽃잎 같아 떨궈야만 여문다기

샘물처럼 솟는 생각 핏줄마다 채웠는데

이렇듯 빈 수레구나 꿈쩍 않는 저 눈금.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3.21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3.17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3.15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3.14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0) 201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