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현대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7. 7. 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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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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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련 박 재 두(1965: 동아일보)

 

 

차마 미치지 못한 사모도 속된 업보

살아 한되는 목숨 오늘 가도 그만인데......

눈감고 못 거둘 숨결 풀어 피는 목련꽃.

 

 

숨 닿을 거리밖에 돌아앉은 어둔 산맥

넘나드는 바람결에 억새꽃은 길로 자라도

해마다 눈뜨는 향수 더해가는 나이테......

 

 

이리 성하지 못한 연대에 발을 짚어

새벽 연 봉을 타고 무지개로 올릴 기약

한 하늘 원통한 강산 숨어지는 목련꽃.

(리태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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