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고대문화>(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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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련 박 재 두(1965년 : 동아일보)
차마 미치지 못한 사모도 속된 업보
살아 한되는 목숨 오늘 가도 그만인데......
눈감고 못 거둘 숨결 풀어 피는 목련꽃.
숨 닿을 거리밖에 돌아앉은 어둔 산맥
넘나드는 바람결에 억새꽃은 길로 자라도
해마다 눈뜨는 향수 더해가는 나이테......
이리 성하지 못한 연대에 발을 짚어
새벽 연 봉을 타고 무지개로 올릴 기약
한 하늘 원통한 강산 숨어지는 목련꽃.
(리태극 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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