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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가 고플 때 -작자 미상(뉴욕 맨하탄의 흑인 거지)
내가 배가 고플 때
당신은 인도주의 단체를 만들어
내 배고픔에 대해 토론해 주었소.
정말 고맙소.
내가 감옥에 갇혔을 때
당신은 조용히 교회 안으로 들어가
내 석방을 위해 기도해 주었소.
정말 잘한 일이오.
내가 몸에 걸칠 옷 하나 없을 때
당신은 마음속으로
내 외모에 대해 도덕적인 논쟁을 벌였소.
그래서 내 옷차림이 달라진 게 뭐요?
내가 병들었을 때
당신은 무릎 꿇고 앉아 신에게
당신과 당신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소.
하지만 난 당신이 필요했소.
내가 집이 없을 때
당신은 사랑으로 가득한 신의 집에 머물라고
내게 충고를 했소.
난 당신이 날 당신의 집에서 하룻밤 재워 주길 원했소.
내가 외로웠을 때
당신은 날 위해 기도하려고
내 곁을 떠났소.
왜 내 곁에 있어 주지 않았소?
당신은 매우 경건하고
신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 같소.
하지만 난 아직도 배가 고프고,
외롭고,
춥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소.
당신은 그걸 알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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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홍 진 기
독침을 모로 세운 눈빛들이 지나가고
촉수가 낮은 외등 불이 나간 그믐밤도
무늬만 찬란한 도시에 꿈을 안고 버티더니
알람시계 그 재난의 하루가 우는 아침
바람 빠진 리어카에 폐지뭉치 풀어 놓고
가파른 이승 계단을 말없이도 오르더니
적의(敵意)가 살(矢)을 맞고 결빙은 풀린다며
종마처럼 달리다가 곰처럼도 춤추더니
마지막 일수를 찍듯 마침표를 찍고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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