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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랭스톤 휴즈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얘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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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든 가을 박 영 식
가을이 남몰래 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
반겨줄 누군가 위해 시간을 비워둔 채
일제히 물든 나무는 가등(街燈)인 양 불을 켠다.
유리알 맑은 바람 가지 끝에 걸어 놓고
팔랑팔랑 춤을 추는 현란한 잎새 전구
마지막 빛을 뿜으며 폭죽 펑펑 터뜨린다.
아픈 내 사랑만큼 깊어진 물빛 가을
억새꽃 손사래로 떠날 채비 서두르고
허공에 머문 한 생각 지느러미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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